톨스토이 단편집 - 평생에 걸쳐 다듬어낸 21편의 작품들 ㅣ 세기의 책들 20선, 천년의 지혜 시리즈 14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서진 기획 / 스노우폭스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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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대문호이자 평생을 구도자적인 자세로 살아갔던 톨스토이는 생각보다 많은 단편소설을 남겼다. 그의 대표작은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와 같은 사실주의에 입각한 두 편의 장편소설로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반 일리치의 죽음]으로 대표되는 중,단편 소설이야말로 그의 사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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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의 만년의 삼십 년 동안 톨스토이는 또한 도덕 및 종교에 관한 삶과 함께 세상의 명성을 얻었다. 그의 신조인 악에 대한 비폭력 저항은 간디에게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비록 톨스토이의 종교적 사상들이 더 이상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관심을 끌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단편소설들에 날아 오늘까지도 널리 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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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편집은 톨스토이가 1872년부터 1903년까지 약 30년에 걸쳐 발표한 단편과 중편 21편을 한 권에 엮어냈다. 톨스토이가 24세 청년 시절에 쓴 데뷔작 「유년 시절」부터 만년의 「알료샤 단지」까지, 반세기에 걸쳐 집필한 21편의 소설을 한 권으로 집약한 그의 단편소설모음집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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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톨스토이의 단편집들에 비해 이번 단편선은 원전의 호흡과 무게를 그대로 살리되 현대 한국 독자가 한 호흡에 따라갈 수 있도록 문장의 결을 다듬는 일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러시아 소설은 다소 긴 등장인물의 명칭과 당시의 낯선 풍습이 리듬을 끊는 경향이 있지만, 주석을 통해 누구나 쉽게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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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각 작품이 끝날 때마다 '시대적 배경'과 '편집자 해설'이 수록되어 있어서 마치 명화를 해설해주는 도슨트처럼 당시 러시아의 사회상과 톨스토이의 심리 변화를 짚어주어 작품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소설의 탄생 배경과 톨스토이의 상황을 짚어줌에 따라 더욱 깊게 작품에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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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편의 수록작 가운데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가장 많이 알려졌지만, [크로이체 소나타], [세죽음]등 죽음을 바탕으로 인간의 삶에 대해 들여다본 작품들까지 그야말로 어느 하나 놓칠만한 소설이 없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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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단편 스물한편은 위대한 소설가이자 사상가인 한 작가가 평생 고민하고 사유했던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들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한 편씩 천천히 따라 읽다보면 이 책의 부제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해답도 얻을 수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역시 대가의 가르침은 영원히 전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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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 - 고전 표지 속 미술가의 생각법
최혜진 지음 / 민음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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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여의도에서 약속이 있던 날, 시간이 남아 서점 겸 카페 복합공간을 천천히 둘러봤다. 지하철과 연결된 여의도 TP타워의 아크앤북스라는곳인데, 책이 많지는 않지만 눈에 잘 들어오게 전시를 해놨다. 그중 세계문학섹션에서 민음사 출간본을 살펴봤는데 책 표지가 확실히 차별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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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과 내용에 맞는 화가들의 작품조합은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읽어본 책들을 위주로 표지와 내용의 상관관계를 유추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 책은 그런 관점으로 읽어볼 수 있는 『에디토리얼 씽킹』의 저자이자 에디토리얼 디렉터, 작가, 번역가등 다양한 경력을 보유한 최혜진 작가의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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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60주년을 맞아 출간된 이 책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열두 권과 열두 점의 표지 그림을 연결하며 문학의 서사와 미술 작품 사이에 놓인 특별한 대화를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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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미술 애호가로 유럽에서 다수의 미술관을 직접 발로 둘러본 경험이 있다. 에디터이지만 그림책에 관한 리뷰책의 저자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고전소설을 읽으며 책 표지의 그림을 같이 아우르는 이 책을 쓰게 된다. 『인간의 굴레에서』와 마티스의 「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등 책과 명화가 이어지는 관계를 유추해보며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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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독자들에게 많은 양서를 소개한 출판사인 민음사 6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출간한지라 그 의미를 더해준다. 최혜진 작가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열두 권과 열두 점의 표지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작가만의 시선으로 연결하여 문학의 서사와 표지 그림 사이에 놓인 관계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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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 책의 출간 제의를 받고 인터넷 서점에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수백 권의 서지 정보를 차례대로 읽었다.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을 알려 줄 것 같다는 느낌이 오는 책들을 수십 권 골라 직관의 끌림대로 읽어 내려간다. 소설이 와닿지만 표지 그림이 침묵할 때도 있었고, 그림이 먼저 말을 걸어 소설에 빠지기도 했다. 그렇게 남은 열두 권의 고전과 열두 점의 그림을 통해 글을 쓰다 보니 이 책이 되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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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몸이 아프며 전신 마취를 통한 수술을 겪으며 삶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고, 고전을 읽고 그림을 감상하며 이런 위기를 겪어낸다. 어떻게 보면 서평집으로 볼 수도 있고, 명화에 대한 해설집인 일거양득의 읽는 재미를 가져다주는 에세이로 일독을 권해드린다. 마지막으로 책에 소개된 고전과 그림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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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굴레에서』(서머싯 몸, 송무 옮김) - 앙리 마티스, 「춤」(1909)

『너새니얼 호손 단편선』(너새니얼 호손, 천승걸 옮김) - 윈즐로 호머, 「여름 밤」(1890)

『마담 보바리』(귀스타브 플로베르, 김화영 옮김) -조셉 데지레 쿠르, 「일에 몰두한 리골레트」(1844)

『모래의 여자』(아베 코보, 김난주 옮김) - 니콜라 드 스탈, 「누워 있는 여자」(1954)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프리드리히 니체, 장희창 옮김) -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에」(1889)

『그물을 헤치고』(아이리스 머독, 유종호 옮김) - 에블린 윌리엄스, 「나는 사랑의 정원에 갔다네」(2000)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프랑수아즈 사강, 김남주 옮김) - 마르크 샤갈, 「생일」(1915)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 이재룡 옮김) - 프랑시스 피카비아, 「열대」(1924)

『페스트』(알베르 카뮈, 김화영 옮김) - 에드바르 뭉크, 「죽음의 침대」(1895)

『운명』(임레 케르테스, 유진일 옮김) - 빌헬름 함메르쇠이, 「안뜰, 스트란드가 30번지」(1899년경)

『방랑자들』(올가 토카르추크, 최성은 옮김) - 에블린 윌리엄스 「바다 위 1」(1993)

『이반 일리치의 죽음』(레프 톨스토이, 김연경 옮김) - 에곤 실레, 「네 그루의 나무」(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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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옥
양영환 지음 / 북트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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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명저 [파우스트]가 연상되는 소설로 인간의 욕망과 죄책감, 그리고 구원의 본질을 다룬 입체적인 종교·신화적 서사 소설이다. 기독교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인간의 내면과 선택에 대한 치밀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플롯으로 인상적인 삽화와 함께 읽어볼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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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신을 배반한 자도 다시 돌아갈 수 있는가', '이미 늦어버린 선택에도 구원의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책의 서두는 고대 비잔티움을 배경으로 하여 낯설고도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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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적 세계관이 바탕이 되지만 그리스·로마 신화 속 아프로디테, 인안나 등 다양한 신적 존재들과 사탄(루시퍼)이 교차하여 등장하는 방대한 스케일을 보여준다. 주인공 '테오필루스'가 욕망 앞에서 흔들리고, 자신의 죄를 합리화하다가 점차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렸다.


저자인 영영환 작가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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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간 교도관으로 근무하며 다양한 인간 군상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세계사·종교·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오늘의 삶과 인간의 선택, 그리고 선과 악의 문제를 이야기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 작업을 하고 있다.


소설의 주요한 내러티브는 다음과 같이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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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잔티움의 성직자이자 서기였던 테오필루스는 부당하게 직위를 박탈당하자 깊은 좌절과 분노에 빠진다. 억울함과 명예욕에 눈이 먼 그는 마술사의 중재를 받아 사탄(루시퍼)을 만나게 된다. 그는 자신의 피로 서약서를 작성하고, 예수와 성모 마리아를 부인하는 대가로 교회의 높은 지위와 권력을 얻기로 계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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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의 계약 덕분에 테오필루스는 주교(또는 영주)의 자리에 오르며 막강한 권력과 명예를 거머쥔다. 그러나 성공의 기쁨도 잠시, 그의 내면은 신을 배반했다는 극심한 죄책감과 두려움으로 피폐해지기 시작한다.이 과정에서 그리스 신화의 아프로디테, 수메르의 인안나등 욕망을 상징하는 신적 존재들이 교차하며 그의 영혼을 뒤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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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필루스는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려 애쓰지만, 권력의 덧없음과 영원한 파멸에 대한 공포는 더 커져가고, 영혼이 완전히 붕괴하기 직전, 그는 자신이 저지른 죄의 무게를 온전히 깨닫고 깊은 절망 속에서 참회하기 시작한다. 그는 40일 동안 금식하며 성모 마리아에게 눈물로 자비를 구하는 기도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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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어린 참회에 감동한 성모 마리아가 사탄으로부터 그의 피로 물든 서약서를 빼앗아 돌려주고, 테오필루스는 마침내 죄 사함을 받고 영혼의 자유를 얻은 채, 며칠 뒤 평온하게 숨을 거두며 진정한 구원에 이르게 된다"


욕망은 인간을 어디까지 타락시킬 수 있으며, 구원은 과연 누구에게 허락되는가에 대해 주인공인 성직자 테오필루스를 중심으로, 신앙과 권력, 죄와 용서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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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필루스는 더 높은 자리와 명예를 향한 갈망 끝에 스스로의 신념을 배반하고, 결국 자신의 영혼을 대가로 사탄과 계약하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은 듯 보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내면은 점차 무너져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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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악몽과 죄책감, 자신을 집어삼키는 불안 속에서 그는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깊은 나락으로 떨어졌는지를 깨닫는다. 작품은 단순히 선과 악의 대립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이 욕망 앞에서 어떻게 흔들리고, 또 자신의 죄를 어떻게 외면하고 합리화하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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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선악의 대립을 넘어 책장을 덮은 뒤에도 "나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들며, 특정 시대나 종교에 국한되지 않고, 오늘날 인간이 품고 있는 어두운 욕망과 죄책감을 거울처럼 비추어 주는 장대한 서사가 담긴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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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하여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이현 옮김 / 클로츠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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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는 투르게네프,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로 이어지는 러시아 대문호 작가들을 계승하며, 러시아문학사에서 단편소설의 이정표를 세웠던 위대한 작가다. 특히 오헨리, 모파상과 함께 세계 3대 단편소설작가로 불리우며 아직까지 널리 읽히고 있는 다수의 작품들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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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체호프는 보통 사람들의 사소한 일상을 간결한 언어와 담백한 문체로 그려 낸 ‘삶의 예술가’로, 버림받은 아이들, 억압당한 여자들, 모든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에 본격적으로 주목한 작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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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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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0년 남부 아조프 해의 항구 도시 따간로그에서 태어났다. 식료 잡화점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파산하면서, 가족들이 모스끄바의 빈민가로 이주한 이후 그는 홀로 따간로그에 남아 고학하며 중등학교를 졸업했다. 모스끄바 대학 의학부에 입학한 뒤 의사가 되기까지 체호프는 생계를 위해 필명으로 유머 단편들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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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으로 작품을 발표한 것은 1886년 「추도회」가 처음이었다. 2년 뒤 단편집 『황혼』이 뿌쉬낀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의 인정을 받았다. 「귀여운 여인」은 똘스또이의 절찬을 받았으며, 차이꼬프스끼, 고르끼 등과 교유하며 러시아 문학계의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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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출신답게 그는 인생을 냉정한 눈으로 파악한 리얼리스트였으나 작품의 분위기는 유머러스했으며, 문체는 직접적이고 강렬하기보다는 암시적이고 서정적이었다. 후기 체호프의 관심은 단편소설보다는 희곡으로 기울어 「갈매기」, 「바냐 아저씨」, 「벚꽃 동산」과 같은 세계 희곡사의 걸작들을 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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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사상이 아니라 삶의 사소함에 주목하는 체호프의 작품은 읽기 쉬우며 누구에게나 뭉클한 감동을 준다. 그러나 해석하려고 들면 그의 작품은 누구의 것보다 어렵다. 그가 제시하는 것은 커다란 그림을 그려 내는 한 방향의 증거 자료들이 아니라, 통일된 해석을 거부하는 <서로 연관되지 않는 평범한 삶의 진실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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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예술의 위대한 개혁가였던 스따니슬라프스끼조차 체호프의 담담한 <진실의 병렬>을 비극으로 읽어 내고자 애썼고 그런 해석은 전통으로 굳어졌다. 그가 지독한 염세주의자라는 풍문은 그런 해석에 도움이 되는 신화였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체호프는 유머가 넘치는 밝은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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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는 1904년, 44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즉 그는 평생 젊은 작가였다. 늙은 똘스또이를 감동시켰던, 인생의 고달픔과 수수께끼를 누구보다도 원숙하고 차분한 어조로 들려줄 수 있던 능력은 한 젊은 천재의 소유였던 것이다. 체호프 이후 단편소설은 장르 자체가 <체호프화>되었으나, 그의 수준에 도달한 작품은 매우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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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사랑에 대하여』는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을 비롯한 대표 단편 12편을 통해, 우리가 쉽게 지나쳐 온 감정과 관계의 틈을 드러낸다. 특별한 사건 없이도 삶의 본질에 닿는 서사, 결론을 내리지 않음으로써 더 오래 머무는 이야기들. 체호프는 답을 주지 않지만, 독자가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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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호프는 삶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이미 지나온 순간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체호프의 인물들은 사랑을 하면서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서로를 마주하고 있으면서도 끝내 이해에 이르지 못한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는 언제나 조용하게 시작해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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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의 단편모음집인 [사랑에 대하여]는 그의 작품중 인지도가 높은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을 비롯한 대표 단편 12편을 수록했다. 아울러 특별한 사건 없이도 삶의 본질에 닿는 서사, 결론을 내리지 않음으로써 더 오래 머무는 이야기들을 통해 단편소설이 주는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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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을 맡은 이현 출판기획자는 원문의 의미와 결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오늘의 문장으로 정리했다. 깔끔한 번역을 통해 고전이 지닌 거리감을 덜어내고 이야기의 흐름을 더욱 또렷하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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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호프의 진수, 요컨대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저자의 따스한 시선과 수채화 같은 투명한 문장으로 포착해 낸 세상만사의 소소한 편린을 유감없이 체험할 수 있는 작품집으로 일독을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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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논쟁의 여지가 없는 단 하나의 진실이 있다면, 바로 ‘사랑의 신비는 아주 크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 쓰고 이야기했던 다른 모든 것들은 해명이 아니라, 오히려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제기한 데에 불과하죠.” -「사랑에 대하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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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쓰는 독립의 역사, 영웅
서경덕 지음, 김주용 감수 / 허들링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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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필사책들을 서점에서 많이 만날 수 있다. 최근 출판 업계에서 필사책 출간이 급증하는 핵심 이유는 디지털 피로감에 지친 현대인들의 아날로그 회귀 본능과 문해력 향상에 대한 욕구가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적 허전함을 충족시킴은 물론이고 아울러 글쓰기 훈련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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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디지털 시대에서 끊임없는 알림과 자극적인 영상에서 벗어나, 종이와 펜이라는 아날로그 행위를 통해 정서적 위안을 얻을 수 있다. 한 자씩 글자를 옮겨 적는 몰입의 과정을 통해 잡념을 없애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마음 챙김'의 도구로 소비되며 필사책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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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립운동가들의 주요한 삶과 함께 그들이 남긴 말을 수록했다. 이에 대한 필사를 통해서 독자들은 독립운동가의 인생에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아울러 독립을 위해 삶을 바친 이들이 남긴 말과 글, 시와 기도, 편지 등을 직접 따라 쓰며 역사를 몸과 마음으로 새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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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의병, 3·1운동, 무장 독립운동으로 이어지는 구성 속에 안중근, 윤봉길, 김구뿐 아니라 박차정, 남자현, 전명운, 나창헌 등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들의 기록까지 함께 담았다. 한국 알리미 서경덕 교수가 집필하고 독립운동사 전문가 김주용 교수가 감수해서 깔끔하고 명료하게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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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명의 독립운동가와 선언문, 노래 가사 등을 한 권에 담은 이 책은 역사를 단순히 기억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이 나라를 지키는데 위대한 업적을 세웠던 독립운동가들을 기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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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있으며 각 장의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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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의병부터 시작하는 1부는 자결로써 저항의 불씨를 지폈던 분들의 기록을 담았고, 2부에서는 3.1운동을 중심으로 저항의 방식은 달랐으나 독립이라는 하나의 염원을 품고 각자의 자리에 투쟁한 분들을 담았다. 이어지는 3부에서는 안중근, 윤봉길, 김구 선생 등 무장 독립운동으로 시대를 돌파했던 분들의 글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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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집에 수록된 독립운동가들의 문장은 명문이라기 보다 생과 사의 경계에서 남겨진 결의였고, 조국을 향한 마지막 신념이었다. 이 책은 그런 문장을 손으로 쓰면서 글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게 만든다. 다른 역사책과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이 필사책은 위대한 영웅들을 마음속에 다시 한 번 새겨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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