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희는 음악실에서 들려오는 귀 익은 피아노 전주에 이끌려일손을 멈추고 밖으로 나왔다. 해마다 이맘때면 그를 한바탕감상에 젖게 하는 바로 그 노래였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하고 시작하는 노랫말이 사춘기 학생들의 싱그러운 목소리를 타고 귓전으로 넘날아오자 재희는 본능에 이끌리듯 음악실 앞 잔디밭까지 터벅터벅 걸어갔다. 벚나무 그늘아래 팔베개를 접고 누워 학생들의 낭랑한 노랫소리에 취한재희는 높푸른 봄하늘을 백지 삼아 긴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목이 메어와 한 자도 적을 수 없었던 것을 이제는 술술 써 내려갈 수 있게 됐다. 까마득하게 펼쳐진 하늘조차 그 많은 사연을 담아내기엔 턱없이 비좁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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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인간을 제조하는 것이 지상과제가 된 지금 한나는 집념과 투지로 끓어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사랑이 지속되기 위한전제조건일 뿐만 아니라, 친구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한편, 미증유의 학문적 업적까지 달성하는 것이니만큼 신의 한수라 칭할 만했다. 한 가지 일의 성취가 그토록 멋진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면 모든 걸 잃고서라도 해 보지않고는 못 배길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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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유라시아(Central Eurasia)라는 용어는 1960년대에 헝가리계 알타이학 연구자 데니스 사이노어Denis Sinor가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이 용어는 그때까지 사용되던 내륙아시아(Inner Asia) 또는중앙아시아(Central Asia)라는 용어가 가리키는 영역보다 훨씬 넓은 유라시아 대륙의 중앙 부분(우랄알타이계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거주지) 전체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동서로는 동유럽에서 동북아시아에 이르고, 남북으로는 북극해에서카프카스 산맥, 힌두쿠시 산맥, 파미르 고원, 쿤룬(ㆍ) 산맥, 황허(黃河)에 이르는 실로 광대한 지리적 공간을 가리킨다. 그러나 중앙유라시아는 사이노어자신이 지적하고 있듯이 지리적인 용어라기보다는 문화적인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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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되돌아보면 전쟁 걱정을 하고 분단 스트레스를 느껴본 게참 오랜만이더군요.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남북 문제 관리를 참 잘했구나, 그것이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엄청나게 값어치 있는 일이었구나라고 새삼 절감하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두 민주정부가 남북문제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 모델을 잘 만들어놓았구나 싶은 거죠. 앞에서 두 민주정부와 진보·개혁 진영이 박정희의경제모델을 뛰어넘는 새로운 경제모델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남북 문제에서는 대안모델을 확실하게 보여준 것 같습니다. 물론 완벽한 모델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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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라이프스타일의 문제다. 내 속에는 ① 옥스퍼드 양반들처럼 고상하고흔들림 없는 초식형 인텔리의 삶을 추구하는 마음과 ② 황홀과 절망의연속인 로큰롤 라이프를 쫓는 욕망이 병존한다.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자유를 둘 다 누리고 싶다. 어쩌면 그 모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꼴이휘뚜루마뚜루 일지도 모른다.


논문을 제출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나는 꿈에서 깨어난 기분이었다.
아무도 토머스 페인을 신경 쓰지 않았다. 미국혁명과 프랑스혁명, 동물해방등 옥스퍼드에서 나에게 너무나도 중요했던 가치들이 얼마나 현실과괴리됐는지 통감했다. 토머스 페인의 이신론이 그의 민주공화적 철학의근간이 되었다는 사실이 나의 삶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허무했다. 그때나는 ‘구운봉‘이라는 노래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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