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만나는 그림책
무라타 히로코 글, 테즈카 아케미 그림, 강인 옮김, 츠지하라 야스오 감수 / 사계절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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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도서관에서 이 책을 만난 순간. 우와, 딱이네! 이 달의 책으로 결정! 아기자기 예쁜 그림과 함께 내용이 정말 토실토실 알차서 어디갔다 이제 왔냐며 눈물이 날 지경. 2학년 교육과정에 나오는 세계 여러 나라 문화(세계 전통 의상, 가옥, 음식, 간식, 시장, 생활용품, 교통수단, 장난감, 운동, 악기, 축제, 종교, 인사말, 인사방법 등)에 관한 내용이 쉽고 예쁘게 담겨져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여러 가지 모습과 모두 다른 방법으로 살고 있어서 우리 지구가 더 아름답고 재미있다는 배울 거리와 함께 볼거리도 아주 많은 책이다.

  이렇게 칭찬일색임에도 불구하고 별 5개를 절대 줄 수 없는 이유. 매 주제마다 페이지마다마다 교묘하게(?) 숨겨놓은 일본 문화 소개가 눈에 매우 거슬렸다. 예를 들자면, 에스파냐의 플라밍고, 아프리카의 젬베, 스위스의 알펜호른 등등 세계의 여러 가지 음악 속에 일본의 전통 북 와다이코(뭔코? 난 첨 들어보는 명칭일세.)가 어깨를 겨루며 들어가 있고, 세계 여러 가지 생활용품으로 러시아의 마트료시카, 베네치아의 유리공예, 스위스의 시계 등 누가 들어도 고개 끄덕일만한 각 나라의 대표 물품 속에 일본의 코케시(이 또한 난 모르오. 목각인형이랍니다.)와 칠기가 지면도 좁은 데 일본의 생활용품은 무려 두 개씩이나 나와 있는 거다. 세계의 여러 간식(이런 구성은 참 마음에 드는데..)으로 프랑스의 마카롱이나 미국의 도넛, 중국의 만쥬와 함께 일본의 당고(찹쌀경단. 그랬어? 경단이 일본대표간식이었어?)가 들어가 있고, 세계의 유명 축제들(에스파냐의 소몰이 축제, 중국의 춘절, 브라질의 삼바 카니발 등) 속에 일본 아와춤(-_-; 이건 도대체 뭐니?)이 슬쩍 들어가 있다. 하아. 이 정도면 교묘하게 숨겼다기 보다는 일본 문화적 위상에 대해서 아예 대놓고 자위하는 수준이다. 작가가 허언증이 있나 하는 생각도..

  처음에는 세계와 만나는 재미가 있었으나, 점차 숨은 일본 문화 찾기 놀이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는 책. 세계와 만나는 그림책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일본과 만나는 그림책으로 변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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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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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 여성의 보편적인 삶에 관한 다큐 같은 소설. 아니, 소설 같은 다큐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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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농담이다 오늘의 젊은 작가 12
김중혁 지음 / 민음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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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닿지 않는. 닿을 수 없는.
발화는 있으나 수신 대상은 못 듣는 공허한 메시지.

시간도 공간도 빛도 소리도 아무것도 없는 듯한 공간. 고요한 우주. 조난당한 우주인이 교신두절된 관제센터로 계속해서 보내는 말들. 어머니 이부동생 여자친구에게 드러내지 않았던 진심어린 메세지. 그렇게 일영은 대답없는 관제센터로 마지막까지 그의 소리를 보낸다.

시끌벅적 소란스런 코메디클럽. 우다다다 속사포처럼 우스개말들을 쏟아내는 스탠딩 코메디언. 아무렇게나 뱉어내는 듯한 갖가지 농담속에 어머니와 형의 이야기를 담는다. 닿지 못하는 걸 알기에 그렇게 우영은 시끄러운 소음속에 질펀하게 그의 소리를 던진다.

일영을 떠나 새 가정을 차린 어머니. 우영을 혼낼때도 일영을 생각하며 함께 혼내곤 했던 어머니. 마음으론 일영 우영 모두에게 말하지만, 현실적으론 절대 일영에겐 닿지 않는 소리다.

가족인듯 가족 아닌 가족같은 이들은 이렇듯 서로간 수신불가상태였으나 우영의 어머니가 말씀하시듯 간절히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리니. 어머니는 우주로 사라져버린 일영의 목소리를 꿈에서 듣게 되고, 우영은 일영이 우주로 떠나기 전에 사실 코메디클럽에 와서 자신의 개그를 즐기고 자랑스러워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간절한 마음을 꾹꾹 눌러쓴 어머니 손편지 속 문자는 우영의 메신저 역할을 통해서 소리가 되어 우주로 날아간다. 결국 서로 연결되어 통하여 진다.

마음.
닿지 않는. 닿을 수 없는..줄 알았지만 결국엔 닿는.
그러니 계속 소리내어보렴.
사랑하는 이들에게 닿을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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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탐구생활
김호 글.그림, 최훈진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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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개.. 책이 이렇게 쬐끔해도 되는고냐. 도자기식판에 그만 내가 홀랑 넘어갔음을 인정. 반성 10초. 파울라너 한 캔 후루룩캬 하기도 전에 뚝딱 다읽음. 반성 10초 추가.
본전 생각에 좀 아깝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찌라시같은 정보들이 좀 정리되는 효과는 확실히 있었음.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대이름 바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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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84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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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이 넘의 일본고양이가 아무래도 나를 스토킹 한 듯 하다.

침대 협탁에는 읽지도 못하는 책이 4-5권씩 흐트러져 있고..

주말인 오늘은 활판 수면제를 두번이나 복용하고야 말았다. 오전과 오후.

앗. 아직 잠자리에 들지 않았으니 아마도 오늘은 세 번 이겠군.. 

과다복용. 흑..

p. 159
주인은 자기 전에는 꼭 영문으로 된 책을 서재에서 가지고 오는 버릇이 있다. 그러나 이부자리에 들어 그 책을 두 페이지 이상 넘긴 일이 없다. 들고 와 머리맡에 놓은 채 손도 대지 않은 적도 있다. 한 줄도 읽지 않을 거면 뭐하러 가져오나 싶은데 그 점이 바로 우리 주인다운 점이다. 마누라가 아무리 놀리고 이제 가져오지 말라고 해도 절대 말을 듣지 않는다. 매일 밤 읽지도 않을 책을 침실까지 고생스럽게 들고 온다. 한번은 욕심을 부려 서너 권을 껴안고 온 일도 있다. 얼마 전에는 매일 밤 <웹스터 대사전>까지 껴안고 왔을 정도다. 내 생각에 이는 주인의 병이다.
사치스러운 사람이 무쇠 솥에서 자글거리는 솔바람 소리를 듣지 않고서는 잠들지 못하는 것처럼 주인도 책을 머리맡에 두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인에게 책이란 읽는 것이 아니라 잠들기 위한 도구, 즉 활판 수면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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