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닿지 않는. 닿을 수 없는. 발화는 있으나 수신 대상은 못 듣는 공허한 메시지. 시간도 공간도 빛도 소리도 아무것도 없는 듯한 공간. 고요한 우주. 조난당한 우주인이 교신두절된 관제센터로 계속해서 보내는 말들. 어머니 이부동생 여자친구에게 드러내지 않았던 진심어린 메세지. 그렇게 일영은 대답없는 관제센터로 마지막까지 그의 소리를 보낸다. 시끌벅적 소란스런 코메디클럽. 우다다다 속사포처럼 우스개말들을 쏟아내는 스탠딩 코메디언. 아무렇게나 뱉어내는 듯한 갖가지 농담속에 어머니와 형의 이야기를 담는다. 닿지 못하는 걸 알기에 그렇게 우영은 시끄러운 소음속에 질펀하게 그의 소리를 던진다. 일영을 떠나 새 가정을 차린 어머니. 우영을 혼낼때도 일영을 생각하며 함께 혼내곤 했던 어머니. 마음으론 일영 우영 모두에게 말하지만, 현실적으론 절대 일영에겐 닿지 않는 소리다. 가족인듯 가족 아닌 가족같은 이들은 이렇듯 서로간 수신불가상태였으나 우영의 어머니가 말씀하시듯 간절히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리니. 어머니는 우주로 사라져버린 일영의 목소리를 꿈에서 듣게 되고, 우영은 일영이 우주로 떠나기 전에 사실 코메디클럽에 와서 자신의 개그를 즐기고 자랑스러워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간절한 마음을 꾹꾹 눌러쓴 어머니 손편지 속 문자는 우영의 메신저 역할을 통해서 소리가 되어 우주로 날아간다. 결국 서로 연결되어 통하여 진다. 마음. 닿지 않는. 닿을 수 없는..줄 알았지만 결국엔 닿는. 그러니 계속 소리내어보렴. 사랑하는 이들에게 닿을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