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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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유쾌하고 당당해서 좋다. 누구나 한 켠에 안고사는 그 온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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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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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거기 있었을 뿐인데. 라는 아이의 계속되는 혼잣말이 가슴 아팠다. 발목을 부여잡고 끌어내리는 늪같은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우리는 늘 크고 작은 선택의 문제에 마주 선다. 그리고 그 선택이 옳았든지 글렀든지 그에 대한 책임은 자신의 것이다. 명작 동화처럼 ‘그이후 행복하게 잘 살았더래요. ‘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의 선택에 따른 두 가지 결과였기에 마무리도 좋았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기에.

오랜만에 읽어본 청소년도서. 지금은 아동문학에서 흔한 소재인 마법의 상점들. 빵집, 문방구, 약국에 떡집까지 참 다양하게도 있다. 10년전에 나온 책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인간의 욕망에 따라 만들어지는 흑마법의 빵들이 참신했고, 청소년소설로서 스토리도 단순하고 탄탄해서 가독성이 매우 좋았다. 단 아동성폭력이나 가정폭력, 자살 등 어두운 현실이 중요한 배경이 되므로 감정적 무리없이 읽으려면 최소 중학생이상이 좋겠다.

p. 120 <체인 월넛 프레첼과 마지막 부두인형>
의지와 무관하게 누군가는 탄생하고 누군가는 흙으로 돌아가 분해되는 것처럼, 자신이 아무리 숙명을 거부해도 어느새 그것에 따라 움직이고 있음을.
무형의 의지라는 것이 자신의 삶의 자리를 결정할 수만 있다면 그럼 나는 처음부터 이곳에 들어올 일이 없었을 터다. 늘 강조했듯이 나는 단지 거기 있었을 뿐인데. 단지 거기 있었을 따름인 내게, 배 선생은 왜.

“숙명과 현상의 관계는 닭과 달걀 같아. 약간 종교적 관점에서 보자면 모든 사람과 사물과 사건은 이유를 갖고 거기 있는 거라고들 해.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라. 아무런 목적도 의지도 없는 채로 우연히 거기 있었던 것들이 서로를 향해 손을 뻗으면서 그때부터 이유를 만들어간다고 해. 그렇게 만들어진 이유들의 흩어짐의 대원리 또는 숙명을 이뤄.

p. 131
첫눈에 마음에 든 상대에게 체인 월넛 프레첼을 선물 한 뒤 접근에 성공. 그 감정의 유통기한은 삼 개월. 참치 통조림만도 못한 사람의 감정.

p. 134
“틀린 선택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게 아니야. 선택의 결과는 스스로 책임지라는 뜻이지.”

p. 163 <몽마의 습격>
자신의 아픔은 자신에게 있어서만 절대값이다.

p.197 <화이트 코코아 파우더>
그의 실수는...... 바로 그 ‘사소한 인간‘이라는게 존재한다고 믿었다는데 있었겠지. 자신감 때문에 기본 중의 기본을 잊어버린 거였어. 사소한 생명이란 게 있을 수 있다는, 마법사로서 가장 큰 자격 상실에 해당하는 생각이 잠깐이라도 들었다는 것은.

p. 185 <타임 리와인더>
...... 무엇보다 사람의 감정은 어째서, 뜨거운 물에 닿은 소금처럼 녹아 사라질 수 없는 걸까.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참치 통조림만도 못한 주제에.
그러다 문득 소금이란 다만 녹을 뿐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어떤 강제와 분리가 없다면 언제고 언제까지고 그 안에서.

p. 251 <작가의 말>중
— 도대체가, 지금을 부정하는 인간이 이런 걸로 조금 도움을 얻어보았자 무얼 어떻게 바꿀 수 있다는 거지? 기억해 둬,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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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부아르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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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씨. 700쪽 가까운 이 두꺼운 책을 에코백 축쳐지게 싸짊어지고 휴가 다녀옴. 하필 휴가 떠나기 전 날 밤에 이 책을 읽다 말아가지고. 도저히 놓고 갈 수가 없었음. 젠장.ㅋ

오르부아르! 책 속에선 한번도 안나온 말. 다 읽고 번역기 돌려보니 ‘안녕히 계세요’ 이다. 에두아르의 마지막 힘찬 한방. 정말이지 화려한 작별인사로구나.
으그ㅎ브아ㅎ! (프알못이지만 발음이 달라도 너무 다르네.. 불알못이라고 하려다 차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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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의 우산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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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 ...’ ‘... 상식이지.’ 나부터 이런 말을 얼마나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뱉어 왔는지.. 너의 상식과 나의 상식은 다르고, 그로 인해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도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상식이란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화자가 생각하지 않는 바로 그것을 보여준다는 것을. 황정은의 표현에 의하면 상식이란 사유의 무능에 가까우며, 일상의 짐들이 쌓여있는 치우지 않은 베란다이다.

말 나온 김에 베란다 정리 좀 하려는데 폭염이라 아무래도 힘들겠지? 그럼 실외기라도 한번 닦자.

그럴 필요가 있다.

      

p.265-266
(․․․) ‘상식적으로’에서 상식은 본래의 상식, 즉 사유의 한 양식이라기보다는 그 사유의 무능에 가깝지 않을까. 우리가 상식을 말할 때 어떤 생각을 말하는 상태라기보다는 바로 그 생각을 하지 않는 상태에 가깝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것은 반드시 생각은 아닌 듯하다...... 우리가 상식적으로다가,라고 말하는 순간에 실은 얼마나 자주 생각을...... 사리분별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인지를 생각해보면 우리가 흔하게 말하는 상식, 그것은 사유라기보다는 굳은 믿음에 가깝고 몸에 밴 습관에 가깝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면 그건 상식이지,라고 말할 때 우리가 배제하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너와 나의 상식이 다를 수 있으며, 내가 주장하는 상식으로 네가 고통을 당할 수도 있다는 가정조차 하질 않잖아. 그럴 때의 상식이란 감도 생각도 아니고...... 그저 이 이야기는 그렇게 끝나는 것이고 저 이야기는 저렇게 끝나는 것이라는 관습적 판단일 뿐 아닐까.

서수경은 내 머리에 손을 올리며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아니 나는 속상하다고 진짜 속상해서 그 사람들을 일일이 방문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고, 한 사람이 말하는 상식이란 그의 생각하는 면보다는 그가 생각하지 않는 면을 더 자주 보여주며, 그의 생각하지 않는 면은 그가 어떤 사람인가를 비교적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당신은 방금 너무 적나라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그렇지. 적나라(赤裸裸). 그 광경은 마치 투명한 창을 통해 보이는 남의 집 베란다처럼...... 우리는 왜 때때로 베란다를 청소하듯 그것을 점검해보지 않는 것일까. 모조리 끄집어내서 거기 뭐가 쌓였는지도 확인을 좀 해보고 먼지도 털어보고 곰팡이 끼거나 망가진 것은 닦거나 내다버리고 하면서 정리도 다시 해보고 새로운 질서로 쌓아보거나...... 하지를 않는 걸까 좀처럼.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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