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의 정물. 끼어들 틈 없는 무력함. 벌레의 눈으로 보는 삶. 넌.
겁이 많아 거북이. 6년째 같이 살고있는 우리 거북이들을 봐도 쫄보도 그런 쫄보들이 없다. 껍질이 그렇게 단단한데 왜?.. 그래서 껍질이 단단해진 걸까.
책이든 사람이든 무언가 내게 날아올 때 휘청하며 흔들릴 때가 있다. 떨림. 떠나는지도 모르게 빠져나가는 게 현실이지만, 예상치 못한 떠남에는 파동이 남는 때가 있다. 흔들림. 그리고 다시 멈춤. 때로는 날아든 지도 모르는 채로, 퍼뜩 놀라 고개 드니 이미 퍼드득 떠났더라. 그래도 다시 멈추겠지. 자, 이제 다음 흔들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