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시력 매드 픽션 클럽
카린 포숨 지음, 박현주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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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반사회성을 보이는 인격장애는 통상 성격적으로나 행동에 있어 일반 사람들의 수준을 벗어나 극히 편향된 상태로 치우침에 따라, 현실사회에서 자신에게나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 성격이상의 문제로 정의할 수 있다. 그래서 병리학적으로는 정신질환이라고 하며, 이러한 성격을 지닌 사람들은 대개 사회적 규범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고 침범하거나,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죄책감이 없으며 그것의 옳고 그름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범죄자 중에는 이와 같은 반사회성 인격장애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그동안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와 같은 편집성 인격장애와 관련한 범죄스릴러물들이 종종 발표되면서 이에 대한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흥미로운 줄거리를 통해 많은 독자들로 하여금 눈길을 이끈바 있다. 하지만 그 내용들을 들여다보면 그와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내면에 깊숙이 개입하여 본질적인 문제에서 접근하기보다는, 단순히 공포나 스릴을 부각시켜 대중성을 높이는 제한적인 요소로만 작용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 소설은 정신적으로는 분명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지만, 겉으로는 그 상태를 알 수 없는 소시오패스적인 기질을 가진 한 남자의 심리적 내면을 예리하게 파헤치면서도, 음산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의외의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심리추리스릴의 내용을 담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이 기존의 심리소설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색다른 묘미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품 속 주인공 릭토르는 이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들이 주로 입원해 있는 노르웨이의 어느 한적한 작은 마을의 요양원에 간호사로 근무하는 독신남성이다. 제 삼자의 입장에서 그를 보고 있노라면 일반인들과 별다를 바 없는 지극히 평범한 간호사처럼 보이지만, 릭토르는 스스로가 타인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며 자신의 내면 저 밑바닥에 악의 기운이 잠재되어 있음을 인식하고, 언제 어느 순간에 자신이 우발적 살인을 저지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일종의 사이코패스적인 기질을 지닌 조금은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다. 그래서 그는 병원 환자에게 건네는 약을 환자에게 주지 않고 고의로 변기통에 버리거나 주사처방전을 무시하기도 하며, 심지어 요양환자를 꼬집거나 머리를 잡아당기거나 하는 습관적 가학적인 행동을 일삼으면서, 자신의 그러한 행위가 마치 당연한 것처럼 합리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냉정하고 막무가내식의 사이코패스는 아니라는 점이다. 이를테면 그는 요양원에서 자신과 함께 근무하는 안나라는 간호사를 마음속으로 흠모하고 있을 만큼 애틋한 감성도 지니고 있으며, 알코올중독자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에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호의와 배려를 하기도 하는 인간애를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의 신뢰를 져버린 한 남자를 망치로 무참하게 살해하는 사건을 벌이게 된다. 하지만 사건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은 그 사건과는 별개로 그가 누군가를 질식시켜 죽였다는 혐의로 체포하면서 작품 이야기의 행방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이 소설은 사이코패스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작품의 내용을 읽다보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이코패스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작품 속 주인공은 릭토르는 힘이 없는 환자들을 괴롭히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기도 하기도 하며, 낯선 타인의 운명을 저주하는 악의적인 상상을 하는 등의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어린 시절 누구로부터 지나친 학대를 받았거나, 그를 그렇게 만들 수밖에 없었던 어떤 특수한 상황에 처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분명 남들에게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는 내성적인 면모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어떤 면에서 보면 사이코패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인간적인 감성을 지니고 있어서 또 다른 형태의 예외적인 인물로 인식되지 않나 싶다. 그래서 작가는 사이코패스의 기질을 지닌 작품 속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고독, 죽음과 같은 어두운 심연의 세계에 보다 가까이 접근하여 심리스릴소설이 지니는 독특한 매력을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다만 작품 전반부의 내용이 다분히 서술적인 흐름에만 그치고 있어서 후반부에 비해 따분함이 느껴질 만큼 지루하게 전개되어 있고, 전반적인 음울한 배경의 분위기와는 별도로 강렬한 공포나 스릴의 체감도가 다소 떨어지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의미가 있게 여겨지는 것은, 최근 우리 사회에 대두되고 있는 여러 가지 제도적 문제점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독자들로 하여금 때로 선과 악이라는 가치판단의 선택 앞에서 주저하는 나약한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간접적으로나마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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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홍의 황금시대 - 긴 사랑의 여정을 떠나다
추이칭 지음, 정영선 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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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 중국의 천재적인 여성작가로 비록 짧기는 했지만 한 세대를 풍미했던 샤오홍의 생애를 다룬 영화 황금시대가 개봉되어, 많은 관객들로 하여금 상당한 호평을 받으면서 세간의 화제작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거장 허안화 감독과 최고의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탕웨이가 만나 놀라운 연출력과 연기로 인해 영화 관계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음은 물론, 2014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 폐막작과 부산 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까지,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황금시대의 내용은 1930년대 중국은 일본과의 전쟁을 치러야했던 격변의 시기에 중국 현대문학의 보물로 일컬어지는 여류작가 샤오홍의 일대기를 담아낸 것이다. 하지만 일부 독자들의 경우에는 그녀가 어떤 인물이었으며 무슨 작품을 남겼는지에 대해 다소 생소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 소설은 그러한 부분과 연관하여 천부적인 문학적 재능을 지녔지만 안타깝게도 31살 이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해야 했던, 평생을 파란만장한 삶으로 점철되어버린 그녀의 생애를 여러 사실에 근거하여 사실적이고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그려내고 있어 눈길을 이끈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하여 영화 황금시대의 내용과 비교해 샤오홍이라는 여류작가 본연의 모습과 더불어 연약한 여성으로써 기구한 운명을 짊어져야 했던 그녀의 인생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샤오홍의 유년기 어린 시절에서부터 그녀가 불과 30세의 나이에 투병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오다가 삶을 마감하기까지, 자유를 갈망하며 치열한 인생길을 걸어간 그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담은 전기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샤오홍은 10년의 시간동안 무려 100편에 이르는 작품을 남길 정도로 작가로서 불꽃같은 삶을 살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책 속에는 작가로써 지내온 그녀의 인생여정 보다는 성인으로 성장하기 전까지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고, 그 원인이 나중에는 결국 애정결핍의 문제로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연인으로서 남자와의 따뜻한 정을 나누지 못한 불행한 시절의 이야기가 비교적 상세하게 언급되어 있다. 그녀는 성인이 되어 당시 일반적이었던 집안끼리의 정략적인 결혼을 거부하고, 자신이 선택한 남자와의 열정적이고 로맨틱한 사랑을 나누는 자유연애를 꿈꾸어 왔고 이를 실천에 옮겼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했음을 이 책은 밝히고 있다. 한때 자신의 결혼 상대자였던 남자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집안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고, 그 후로도 아름다운 사랑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되었던 그녀의 첫사랑 샤오쥔이라는 남자와 우여곡절 끝에 정분을 나누게 되지만, 서로가 성격과 이념의 차이로 이마져도 오래가지 못한다. 그런데 책의 내용을 읽다보면 샤오홍은 누구에게 일방적으로 구속되는 살아 가야하는 삶을 무척이나 기피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삶을 마감하기 전까지 샤오쥔을 잊지 못한 것을 보면, 그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이 결국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샤오홍이 한창 작가로서 활동하던 당시의 시대적 배경은 대내외적으로 무척이나 불안하고 혼란스러웠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한 어려운 국내의 환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끊임없는 창작에 몰두했는데, 이는 그녀의 문학적 재능을 높이 샀던 중국의 대문호로 알려진 루쉰에 의해 발탁된 덕분이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녀는 여전히 사랑받는 작가로 그 위상이 높다고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중국 현대문학의 보배로 평가받고 있는 그녀의 작품을 아직까지 접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간접적으로나마 책의 내용을 통해 그녀의 모습을 예상해 그려본다면, 두 가지의 뚜렷한 얼굴을 지닌 것처럼 보인다. 그 한 가지는 후란강 이야기라는 그녀의 작품에서 보듯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승화시킬 수 있었던 천부적인 작가의 기질을 지녔다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당시 시대의 흐름에 남들보다 한 걸음 앞서 여성 해방과 같은 진보적인 사상으로 무장하여 강인하고 자유주의자에 가까운 일종의 투사의 이미지가 얼핏 느껴진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샤오홍은 그녀의 문학적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루쉰을 통해 자신의 작가로써의 재능을 세상에 알리는 기회를 부여받아 놀라운 능력을 펼친 것은 분명 하지만, 상대적으로 어린 시절 할아버지를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사랑에 대한 열정의 감정을 함께 공유하지 못했던 안타까운 비련의 여성이었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런 점에서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봉건주의라는 시대적 상황에 가로막혀 가난의 고통과 연민의 굴레에 얽매여 혼란스런 시기에 작품을 통해 아픔을 초월하려 했던 그녀의 불굴적인 삶의 행로에 잠시나마 동행을 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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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 한국 200만 부 돌파, 37개국에서 출간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마이클 샌델 지음, 김명철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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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를 구성하고 살아가면서 스스로가 만든 일정한 공동의 규칙에 의거하여 그에 맞는 행동을 하고 준수함으로써 바람직한 형태로의 질서를 유지해 나간다. 만약에 법이나 도덕, 관습 등과 같은 누구든 지켜야할 규칙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모르긴 몰라도 우리의 사회는 단 하루도 안전하고 행복함이 보장되지 않는 불안한 시간들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사회를 원활한 방향으로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그러한 불가피한 규칙의 정립은 당연하면서도 중요한 방법적 도구인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문제는 어떠한 경우에서든 이러한 규칙들이 지닌 진정한 가치로서의 의미로 발효되지 못할 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통 자율적인 양심에 기대거나 법의 강제적인 결정을 받아들여만 하는데, 그 과정에 있어 납득할만한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과연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가히 올바르며 정당한 정의의 구현이라고 인식해야 하는 것인지는 한번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정의란 사전적인 의미로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기 위해 모든 구성원들이 공정하고 올바른 상태를 추구해야 하는 가치로 대부분의 법이 포함하는 이념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정의를 실제로 적용하는데 있어, 그 기준이 명확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다원화 된 오늘날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 중에는, 단순히 법이나 도덕 관습 등과 같은 도구의 잣대로 정의를 규정하기란 참으로 애매모호 한 일들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공정하고 건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정의를 단순한 이념의 문제로만 여기고 간과하기보다는, 보다 심층적이고 폭넓게 다루어야 한다고 본다.


이 책은 우리가 때로 법이나 도덕과 관련된 선택의 행위를 하게 될 때, 그것이 얼마만큼 정의적 이념에 가까운 것인지, 어떻게 해야 가장 최대한의 정의에 이르게 되는지를 고찰하고, 정의의 본질을 규명하는데 있어 여러 실제사례들을 토대로 그동안 우리가 인식해왔던 정의구현 방식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다각적인 차원에서 모색해보고자 했다. 더불어 개개인이 생각하는 정의의 개념과 적용에 있어 그것이 어떠한 근거와 논리에서 비롯된 것이며, 정의를 규정하기 위해 법이나 도덕은 물론, 우리의 이성적 판단과 양심적인 부분까지를 모두 끄집어내어 피상적인 정의를 가급적 배제한 상태에서의 정의를 논하는 것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의 내용이 흥미로우면서도 예사롭지 않게 생각되는 것은, 정의라는 개념을 오늘날 어떻게 규명해야할 것인가를 두고, 우리의 생활 주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실에 입각하여 그 해답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보고자 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미 오래전부터 철학의 분야에서 논의되어 왔던 정의의 문제를 두고 그들이 논쟁했던 문제의 핵심은 무엇이며, 오늘날 새로운 의미에서의 정의의 이념을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규정하며 받아들여야 할지를 구체적이고 심도 있게 다루고 있어서, 독자들이 현실적 정의를 이해하는데 있어 한층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시간 동안 많은 철학자들은 정의와 관련한 여러 이야기들을 말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에 대한 그 해석과 방법은 시대에 따라 각기 다른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특정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 책은 정의에 대한 적극적이고 다양한 논의를 통해 그러한 간극의 차이를 한층 좁히고 보다 나은 시민사회를 만들어가고자 하는데 그 핵심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여겨진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그에 따라 우리의 사회도 점차 복잡다단해지면서, 정의를 바라보는 우리의 이념과 시각도 점차 변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그만큼의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마땅함에도 우리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정의가 내포하는 그 이념적 범위에 연결되어 있는 구성요소들이 생각보다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마냥 방치한다면 언젠가 곤란한 상황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리는 기억해야할 것이다. 물론 정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의 행복한 삶이 보장될 수 있고 안락한 사회구성의 유지를 위해서 앞으로도 정의에 대한 구체적 논쟁들은 계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보통 인간의 양심과 도덕 그리고 법이나 관습 같은 사회제도에 모두 위배되지 않는 그러한 행위들이 정의로운 것이라 생각하기 마련인데, 그 세부적인 내용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때로 인간의 자유와 행복의 추구에 결부되는 여러 문제점이 있음을 은연 중 간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책 저자가 역설한 바와 같이 우리들은 언제든 이러한 정의에 관한 실체적 내용에 대하여 보다 보편적인 가치의 의미를 찾는데 중점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는 정의를 가장한 교묘한 형태의 논리들이 우리를 더욱 혼란스럽게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한편으로 우리의 평안한 삶을 위해서도 그렇다. 정의로운 사회란 정의로운 행동들이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이해되고 받아들여질 때, 그때서야 비로소 정의로운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정의의 문제점이 무엇이며, 이를 해결해야 위해 우리에게 어떤 책무가 주어져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동기부여의 계기로 작용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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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생생 트렌드 - 빅데이터와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타파크로스 지음 / 더난출판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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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국가나 사회 안에는 그 나름대로의 특성과 환경에 맞게 공통적인 특징을 보이는 가시적인 문화의 형성이 이루어져 있게 마련이다. 통상 이러한 현상들을 우리는 트렌드라고 말하는데, 이 말의 사전적 의미는 추세, 동향, 유행 등을 의미하지만, 보다 확대하여 해석하자면 풍조나 조류의 뜻으로 이해하면 될듯하다. 그런데 과거에는 그와 같은 흐름들이 꽤 일정한 기간 동안 유지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고, 그 변화의 속도도 조금은 더디게 진행되어왔다. 그러나 고도의 경제성장에 따른 과학과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정보화 사회가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난후부터는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되기 시작했으며, 새로운 무언가를 갈구하려는 대중들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들을 필요로 하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런 연유로 트렌드의 변화주기가 무척 짧아진 느낌을 주기도 했지만, 그 방향의 정도로 볼 때에도 상당히 급속도로 진행되어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지 않나 싶다. 그렇다보니 언제부턴가 이러한 트렌드의 변화양상을 사전에 미리 예측하고 분석하여 이에 대처하려는 여러 움직임들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고, 특히 기업의 입장에서는 다른 무엇보다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핵심적인 사안으로 취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개인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시대를 주도해나가는 트렌드를 함께 공유하고 적응해가는 좋은 기회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향후 펼쳐질 트렌드의 변화를 한 걸음 먼저 감지하고 다가오는 미래의 행보에 대비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요즘 IT업계에서 커다란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빅 데이터를 중심으로 우리의 시대를 아우르고 있는 트렌드와 관련한 구체적이고도 주목할 만한 내용들을 심층 분석하여, 어디에 중점을 두고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해야 하는지를 독자들이 알기 쉽게 추출해내어 눈길을 이끈다. 근래 들어서 빅 데이터라는 말이 언론이나 여러 책들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사실 빅 데이터는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종합적인 정보를 의미하며, 그 규모가 방대한데다가 종류도 다양해서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바라는 욕구를 정확하고도 객관적으로 측정가능하다는 점에서 특히 업계에서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에는 트렌드와 직접적으로 연관 지어지는 비즈니스,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문화라는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는데, 각 파트별로 세부적인 사항들을 독자들이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도표와 그림을 이용하여 시각적인 효과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책에 따르면 2015년을 대표하는 비즈니스분야에서는 개성화가 중요시 되는 소비패턴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DIY 제품이나 드러그 스토어라는 새로운 유통채널도 의외로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라이프스타일과 관련하여서는 최근 결혼을 기피하려는 추세에 비추어 라이프스타일 숍의 빠른 진화의 가능성과, 다운사이징이나 탈소비의 현상, 그리고 착한소비도 한몫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끝으로 문화부분의 경우에는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려는 욕망에 기인한 여가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새로운 핫플레이스 탄생이라든가, 스마트해진 디스털 팬덤의 활성화, 더불어 은퇴세대들의 귀환으로 인한 문화의 변화가능성이 대두될 것이라고 한다.


최근 고퀄리티 빅 데이타를 기반으로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페이스북은 사회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어, 이를 보고 있노라면 빅 데이터의 중요성이 얼마인지를 실감나게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 책은 예상되는 트렌드의 흐름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빅 데이터에 중점을 두어 트렌드의 전반적인 내용을 집중 조명하고 있어, 다원화 된 사회 속에 다양한 가치관이 혼재하는 우리 사회의 이면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바쁜 일상의 생활에 쫓기다 보면 어디에 어떤 신생문화나 사회적인 움직임이 태동되고 있는지를 모두 알아내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빠르게 바뀌어가는 시대의 변화상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면 때로 문화혼란이나 더 나아가서는 자기정체성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특히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다양한 통로를 통해 흘러나오는 엄청난 정보들이 쏟아져 나옴에 따라, 우리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일부의 정보들은 걸러낼 필요성이 있음에도, 그것 역시 쉽지는 않다. 그래서 이 책의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트렌드는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다양한 계층에 사람들의 내면에 축적된 욕망이 절정에 도달했을 때 폭발하는 것처럼, 트렌드 흐름의 이해는 다양한 연결고리와 접점들에서 기인한 총체적인 사회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일반적인 소비주체자의 시각에서 트렌드의 내용을 제공하고 있어 여러 가지로 공감되는 것이 많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그래서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좀 더 넓은 안목으로 다가올 미래를 준비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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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줄 몰랐어
모르강 스포르테스 지음, 임호경 옮김 / 시드페이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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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란 사전적 의미로 보면 국가가 보호하는 사회적 이익내지는 가치를 침해하거나 위협하는 반사회적이고 반규범적인 행위를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법규 규정에 따라 사법부의 결정으로 그에 상응하는 형벌의 조치가 내려진다. 범죄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의 범죄의 양상을 보면 전에 없던 외국인 범죄가 날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고, 아울러 그 방법도 과거와 달리 점점 교묘해지고 묻지마 살인과 같은 경우처럼 대범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며칠 전 외신보도에 따르면 프랑스는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발생하여 사회의 큰 충격을 주었으며, 향후 이에 대한 문제의 대책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고 한다. 현재 프랑스에는 대략 60만에 가까운 유대인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특히 지난해 7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이 이유가 되었는지는 몰라도, 올해 들어서 유대인 증오에 기인한 범죄가 많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한 부분과 관련하여 이 작품의 내용은 2006년 프랑스 사회를 온통 들끓게 만들었던, 파리 남쪽 교외의 철로 변에서 참혹하게 고문되어 살해당한 유대인 납치사건의 그 실상의 과정을 세부적으로 다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사건은 애초 인질의 몸값을 요구한 단순 납치강도 사건으로 생각되었지만,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인종, 종교적인 동기도 어느 정도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사건이 주목되는 것은 단지 일반적인 사건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칫 사회를 분열시키는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 소설을 한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작품 속 사건의 주요인물은 야세프라는 20대 중반의 청년으로, 그는 부모를 따라 아프리카 코트디브아르에서 프랑스로 건너와 정착한 이주민 가정의 아랍계 프랑스인이다. 하지만 프랑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범죄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데, 처음에는 일반인들 상대로 자잘한 강도와 폭행, 자동차 절도와 같은 범행을 일삼으면서 체포되어 2년간의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만기 출소 후에 그는 마음을 고쳐먹고 정상적인 생활을 위해 철도청에 지원했다가 과거 범죄사실이 문제가 되어 거부를 당하게 되면서 비정규직의 저임금 노동자로서의 비루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그가 원했던 인생은 돈을 많이 벌어 훗날 자신의 조국인 코트디브와르에서 부유한 생활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현재의 상태로는 그와 같은 희망의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돈 많은 유대인을 납치하여 엄청난 몸값을 받아낼 수 있는 일을 계획하는 것이었고, 마침내 자신의 친구들을 회유 협박하여 그가 구상해 놓은 범죄에 가담하도록 만든 뒤에 이를 직접 실행에 옮기는데 착수한다. 한편 외향적이고 과시적인 성격을 지닌 십대 소녀인 젤다는 휴대폰 대리점에서 근무하던 순진한 청년 엘리를 유혹해서 데려오면 큰 돈을 주겠다는 야세프의 약속에 따라 그를 끌어들이게 되고, 이후 야세프는 그의 부모에게 비밀스럽게 접근하여 엄청난 돈을 요구하기에 이른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몸값을 제시받은 그의 부모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에 신고하게 되지만, 의외로 사건은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 소설이 다루고 있는 일련의 범죄내용은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실제 납치사건을 토대로 했으며, 당시 사건개요에 맞게 시간과 장소, 범죄가담자를 중심으로 추적하는 방식의 르포형태를 취하고 있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범행 사건당시 목격자가 일부 있기는 했으나, 자정이 넘은 캄캄한 밤이어서 자동차로 납치를 하던 가해자의 얼굴을 확인하는데 시야확보가 어려웠고, 피해자를 납치, 감금하는 과정에서 증거를 남기지 않는 치밀함을 보임에 따라 경찰의 입장에서는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독자의 입장에서 이 사건을 얼핏 생각하면 돈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가 인질납치 행각을 벌이는 단순한 범행처럼 여겨지지만, 그 내용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인종이나 종교의 문제가 관여된 외국 이주민 노동자들의 실상과, 사각지대에 놓인 인권유린의 현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사회문제로까지 확대된다는 점에서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지 않나 싶다. 더불어 범인을 색출하는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피해자의 안위가 무시되는 공권력의 부당성을 간접적으로나마 비판하고 있기도 해서 의외로 의미가 있는 작품으로 생각된다. 소설의 내용과 관련하여 최근 우리나라에도 외국인들의 이주가 예전에 비해 많아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러한 사건의 전말은 결코 먼 나라의 이야기만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다. 이 소설은 객관적인 시각에서 사건을 재구성하여 빈곤, 차별 그리고 인간의 탐욕에 관한 다양한 소재들을 흥미로운 흐름으로 펼쳐져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여러 사회문제의 근간을 다시금 새로이 인식해보는 계기로 삼아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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