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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행운돼지 ㅣ 즐거운 책방 1
김종렬 지음, 김숙경 그림 / 다림 / 2006년 2월
평점 :
어렸을 적에는 길에서 돈(동전 포함)을 주웠을 때 무조건 아파트 관리 사무소에 가져다 주곤 했다.
조금 더 머리가 굵어졌을 때에는 그렇게 주운 돈은 주인을 찾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는
횡재라고 생각하며 주머니 속으로 직행... (근데 그럴 일이 매우 드물었다...)
아무튼 옛날에 돈을 주우면 엄마가 뭐라고 했었냐면 꽁돈은 가지고 있지 말고 늘 먼저 쓰라고 했다. 나는 말을 잘 듣는 아이였고 길에서 주운 돈은 주로 문방구에서 파는 100원 짜리 과자들로 바뀌었다.
갑작스러운 행운에 대처하는 법. -> 얼른 써서 없애버리기. 였던 셈이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큰 변함이 없다. 우연한 기회에 소소한 돈이 생길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어릴 때 엄마의 말에 따라 늘 돈을 빨리 써버린다.(꽁돈 생긴 날은 치킨파티 하는 날ㅎㅎㅎ) 그리고 그런 행운이 생겼다는 것을 빨리 머릿속에서 지우곤 한다. 하지만 말이다. 만약에 아주 만약에 로또에 당첨되어 아주 큰 돈이 생긴다면 내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이 책에서도 평화로운 마을에 갑작스러운 행운(돼지)이 찾아온다. 사람들은 각자에게 맞는 놀라운 행운을 얻게 된다. 경찰관은 범인을 잡을 수 있는 안경을 얻고, 세탁소 아저씨는 한번 다리면 구김이 가지 않는 다리미를 얻는다. 행운돼지가 하루 열 명에게만 나누어 주는 행운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행운돼지의 가게 앞에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주인공 '나'의 엄마 아빠도 마찬가지이다. 부모님이 집에 들어오지 않고 줄을 서기를 며칠. 엄마는 드디어 행운을 얻는다. 바로 뭐든지 두 개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항아리. 신이 난 부모님과 달리 '나'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나'의 마음이 왜 기쁘지 않은지, 미리 작가의 말을 읽은 사람이라면 살짝 눈치 챌 법도 하다. 몇 년 전에 읽었지만 주기적으로 다시 생각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