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고양이를 부탁해 걷는사람 에세이 7
김봄 지음 / 걷는사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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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은 경상도이다. 대학 진학을 하면서 고향을 떠나와 취직을 한 지금까지 홀로 살고 있지만 부모님과 친척들은 여전히 경상도에 살고 있다.


어릴 때에도 막연하게 경상도가 보수적인 분위기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대학 졸업 후 고향집에 잠깐 돌아왔을 때, 지역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나의 기억보다 더욱 보수적이었던 것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보수 도지사와 진보 교육감의 말다툼을 보도하던 지역뉴스가 피로했다. 다시 윗지방으로 올라와 농산물 홍보를 하는 다른 도지사의 뉴스를 보니 편안함 마저 느껴졌다.


독립서점 구경을 하며 이 책 뒷면의 "보수 엄마와 진보 딸이 좌충우돌 공생기"라는 메인카피에 끌렸던 것은 나의 삶과 무관하지 않았다. 성장하면서 배운 보수적 가치관과 새롭게 접한 진보적 가치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이라고 말하지만 평소에 정치에 큰 관심 없는...) 내게 뒷표지의 글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책의 시작은 한달동안 프랑스로 떠나는 주인공이 제목처럼 엄마에게 고양이를 부탁하는 이야기를 꺼내며 시작된다.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는 전통적 가치관과 달리 혼자 살며 고양이를 키우는 것을 선택한 딸. 그런 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을 어쩐지 알 것 같았다. 책에 등장하는 가족의 모습이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약 174쪽의 얇은 책이지만 그동안 느꼈던 복잡했던 감정들에 대해 찬찬히 되돌아볼 수 있었다. 첫 장을 넘길 때와 달리 마지막 장은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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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12-07 01: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경상도 시장민심이라고 할까? 이건 보수가 아니예요. 그냥 tv조선에서 말하는 가짜뉴스를 카더라통신으로 읊으면서 그걸 진심으로 믿는거죠. 아 정말 끝내줍니다. 미치겠어요. 거의 무슨 신앙 수준이에요.

파이버 2020-12-07 01:08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정치인이 이제 연예인처럼 된것 같기도 해요ㅜㅜ그 무조건적인 사랑과 믿음... 저는 정치인들이 트위터와 유튜브를 그렇게 열심히 하는지 지역뉴스 보고 알았어요ㅎㅎㅎ 저희집은 그래도 tv조선은 안봐서 다행인데, 가끔 바깥에서 종편채널보면 좀 그렇더라구요^^;;;
정치 얘기는 안 꺼내는게 편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