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가 힘들어서 쉬고, 다시 집어들었다가 숨이 막혀서 내려놓았다. 거의 한달 동안 읽다 말다 읽다 말다.... 이야기를 듣는 독자도 이럴진대, 평생을 아버지와 큰오빠의 그늘에서 살아온 아스는 얼마나 괴로웠을까.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함께 학대를 받았던 형제들. 그 중 그나마 (다정한)아버지 같았던 큰오빠. 책 내용 가운데 큰오빠와의 좋았던 추억 세 가지를 곱씹던 장면이 떠오른다. 자신이 큰오빠와 가장 닮았다고 서술하는 대목도. 마지막 용기를 내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던건 아마 이 때문이었으리라. 언니가 괴로워하는 아스에게 너는 큰오빠와 다른 사람이라고 반복해서 말해주어서 다행이었다.가족이란 무엇일까? 소중한 사람을 다치게하고 평생을 협박하며 이용하는 사람도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지. 책의 마지막 문장은 아마 작가가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내린 답일 것이다.🖋밑줄긋기아빠의 폭력은 우리 가족의 구석구석까지 스며들어 우리를 완전히 적셨다. 아빠에게 화를 낸다는 건 선택지에 없었기 때문에 절망적인 상황을 서로의 탓으로 돌리고 서로 싸워댔다. 우리는 신경이 날카로운 아이들이었고, 집에서 겪는 계속된 위협 탓에 관용이나 상호 이해 같은 걸 베풀 여지가 남아 있지 않았다. 공격성과 폭력성이 의사소통 전략이 되었다.그럴 수밖에 없었다.우리는 다른 방법을 몰랐다.그래서 폭력은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