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도 노동한다

 

 

 

 

 

    사과 한 입 물었더니

    몸이 움찔한다.

    그것, 머리가 기억하기 전에

    몸이 먼저 '딩'하고 운다.

    스펀지처럼 온 몸이 벌겋게 물든다.

    머리가 아니라

    몸이 먼저 알아낸 농사다.

    혹한도

    봄날 아픔도

    여름 땡볕도

    가뭄도 태풍도 모두 몸으로 받아서

    노동이 '툭'하고 떨어진 것이다.

    이건 기름밥이다.

    노동이 지어낸 향기다.  (P.40 )

 

 

 

    -최기종 詩集, <학교에는 고래가 산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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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7-29 20:02   좋아요 1 | URL
해와 바람과 별빛과 흙과 빗물과
여기에 시골지기 따스한 손길을 받아
능금 한 알이 태어날 테지요

appletreeje 2015-07-29 23:03   좋아요 1 | URL
예~그렇겠지요.^^
오늘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서, 파란사과 아오리 사과를 보았어요.
사과의 한해살이는 이 파란사과를 시작으로, 늦가을까지 많은 품종의 어여쁘고
맛있는 사과가 나오고, 겨울부턴 내년 새 파란사과가 나올 때까지 농가의 저온창고에서 알맞고 맛있게 숙성이 되어 우리의 입맛을 즐겁게 해주겠지요~~
마침, 요즘 읽는 시집에서 이 詩,를 읽으며 다시 한 번 우리는 간편하게
돈만 지불하고 먹는 사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람들도 사과처럼, `모두 몸으로 받은 향기`처럼 그렇게 서로에게 좋은 맛과
향기를 건네며 살면 참 좋겠다는 그런 마음이 드는 밤입니다~~
늘 고맙습니다!

숲노래 2015-07-30 04:25   좋아요 0 | URL
어느새 풋사과가 나올 만한 때가 되었네요.
아주 작은 씨앗 한 톨에서 자란 나무가
오래도록 수많은 열매를 맺으면서
아름다운 삶을 이끌어 줍니다.
멋진 열매를 베푸는 나무 같은 마음을 그려 봅니다~

2015-07-29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29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29 20: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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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9 2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07-29 20:59   좋아요 1 | URL
북플하면서 좋은 점은 몰랐던 시를 알게 된다는 것이고 시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것이에요~~

appletreeje 2015-07-29 23:18   좋아요 0 | URL
예~저도 다른분들이 올려주시는 몰랐던 책들과 시를 알게 되고
더욱 관심과 즐거움을 가지게 되어 참~~좋아요~^^
편안하고 행복한 밤, 되세욤~~*^^*

살리미 2015-07-29 23:14   좋아요 0 | URL
영화 <시>가 생각나네요. 사과 한 알을 관찰하며 시상을 떠올리는^^ 늘 보는 것을 새롭게 보는 것. 그게 시인의 눈인가봐요^^

appletreeje 2015-07-29 23:22   좋아요 0 | URL
아~~<시> 저도 오로라^^님께서 말씀주시니 좋았던 영화가 생각납니다~
늘 보는 것을 새롭게 보는 것.
정말 맞는 말씀이세요.^^
편안하고 좋은 밤~되세요~~*^^*

2015-07-30 0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30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30 0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30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5-07-30 09:14   좋아요 1 | URL
보면 볼수록 `시`란 참 신기해요. 1분 만에 이 모든 생각과 느낌을 단번에 전해 주니까요.
appletreeje님이 소개해 주신 시라서 더 좋네요.

저는 추천 받아 시집을 사도....
아... 시가 어려워서 끝까지 못 읽는 경우가 아주 많아요.
그 다음부터는 다른 분들이 소개해주시는 시를 읽어보고 나서,
그 시 하나를 바라보고, 시집을 삽니다.
오늘은 `최기종` 시인을 알고 갑니다.
좋은 시 소개, 감사해요^^

appletreeje 2015-07-30 09:48   좋아요 2 | URL
그렇치요~?^^ 장황하게 이야기 하지 않아도, 단번에 모든 생각과 느낌을
전해주는 시.^^
제게 시를 읽는 일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보고 그 생각에서 그려지는
그림을 바라보며 함께 공감하며 즐기는 일 같아요~

이 시집은 교사시인인 최기종 시인의 ˝전교조 교사로 살아왔던 교단의 기록˝인데
`사과도 노동한다`를 만나서 즐거웠어요.
저도 시집 한 권을 읽으면 제 스스로 즐거운 시는 10편 이내예요~
그것만 해도 좋구요~

단발머리님!!!
오늘도 날이 무척 더울 것 같습니다.
반가운 댓글 감사드리며, 시원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책읽는나무 2015-07-30 10:11   좋아요 1 | URL
노동이 지어낸 향기!!
좋군요^^

시를 읽으니 갑자기 생각났는데 지난겨울에 졸업하고 처음으로 중학교때 혼자 짝사랑했었던 국어선생님을 찾아뵌적이 있었어요 물론 같이 간 친구들도 다들 그선생님을 짝사랑했었던 친구들이었구요ㅋ
수줍어 말못했지만 이 한 마디만 드리고 왔네요~중학교시절엔 시를 잘 몰랐어요 선생님께서 시를 외우라고 하시니 안맞으려 외우면서도 시가 너무 어려웠는데 나이 드니 왜 선생님이 자꾸 시를 외우라고 하신 이유를 알겠어요!그래서 내아이에게도 시를 외워보라고 했건만 아이는 아예 읽을 생각도 없어요~~~했더니 환갑을 바라보시는 선생님은 가르친 보람을 느낀다며 좋아하시더군요^^
그시절 외웠던 시들이 이제사 참 좋아요 그리고 시집을 읽으면 다는 이해가 안되어도 그래도 좋아요
님이 올려주시는 시도 좋아요^^

appletreeje 2015-07-30 10:56   좋아요 1 | URL
좋쥬?^^ ㅎㅎㅎ

오!!!~~뜻깊은 시간을 가지셨군요~~
정말 선생님께서 오랜만에 만난 제자들과 또 그 제자들이 드린 말씀에
행복해하시고 흐믓해하셨을 것 같아요!!
그 선생님께선 참 제자들을 잘 두셨구요~~
저는 중학교때 영어선생님을 짝사랑했어요.^^
사색적인 외모에 부드러운 목소리로 들려주시는
에드거 앨런 포우의 `애너벨리` 덕분에 영어에 열공을 했다는.ㅋ
아직도 ˝ It was many and a years ago,..˝가 들리는 듯 합니다.^^
그런 것 같아요. 어릴땐 그저 생각없이 외었던 시들이 어른이 되니 좋아지는~
저는 책 읽는 나무님이 들려주시는 이야기가 참 좋아요~!!!^^

해피북 2015-07-30 16:59   좋아요 1 | URL
저두 지금 행복하자님 말씀처럼 북플을통해 알아가는 시가 많아지는게 참 좋아요 또 단발머리님처럼 시집을사도 다 이해할 수없어 낭패를 경험하기도하지만 좋았던 느낌의 시 한편을 위해 구입하게되기도하구요ㅋㅂㅋ 오늘은 애플트리제님의 시덕분에 `사과` 한 알이 주는 기쁨도느끼고 북플 이웃님들의 마음도 느낄수 있어 참 좋아요^~^

appletreeje 2015-07-31 08:09   좋아요 0 | URL
저도요~~
시 덕분에 `사과` 한 알이 주는 기쁨도 만나고
이웃님들의 정다운 마음도 느껴서 참 좋습니다!!^^

7월의 마지막 날, 즐겁고 좋은 하루 되세요~~*^^*

2015-07-30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31 0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31 1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1 00: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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