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수다 2 : 빅 데이터에서 투명 망토까지 - 누구나 듣고 싶고 말하고 싶은 7가지 첨단 과학 이야기 과학 수다 2
이명현.김상욱.강양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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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요즘 이슈가 되는 과학 주제들에 대해 전문가들의 개념설명과 견해들이 들어있다. 설명이 무척 쉽고 재밌다. 그래서 이 책은 과학수다 1권과 더불어 일반인들이 과학적이기 위한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할 수 있다.

 

  “과학적인 것의 실체가 뭘까요? 우리는 보통 과학을 당대의 지식과 같은 것으로 간주합니다. (중략) 그런데 노벨상을 받을 정도의 업적을 내놓은 과학자가 지독한 여성 차별주의에 인종 차별주의자로 살아가는 모습은 어떤가요? (중략)

과학적인 것의 실체는 과학지식이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지는 바로 그 과정입니다. 그렇게 과학 지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핵심에 놓여 있는 것은 바로 당연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비판적 사고와 치열한 탐구입니다.”(47)

 

1. SF 아톰부터 커크 선장까지, SF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군사 독재 등을 거치며 저항하는 문화가 지배적이다 보니 SF소설은 그다지 발달하지 못했다. 1990년대에 들어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SF를 접하다보니 SF소설 작가도 거의 없고 독자층도 얇다.

  SF는 당대 과학으로부터 구속받을 필요도 없고 옳고 그름을 따질 필요도 없다. SF쉽게 풀어 쓴 과학교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2. 기생충, 우리들의 오래된 동반자

 

  흔히 백수를 향해 기생충 같은 놈아라고 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왜냐면 기생이란 서로 다른 종과의 관계에서 한 쪽이 일방적으로 이익을 얻고 다른 한 쪽이 손해를 보는 경우를 말한다고 한다. 백수는 같은 종이니까 절대 기생충이 될 수 없다고... 태아 또한 엄마와의 관계에서 일방적으로 이득을 보지만 같은 종이니...

  과거에는 기생충 박멸을 외쳤지만 이제는 기생충을 관리한다고 한다. 기생충의 박멸은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하고 이미 도시에는 기생충이 있지도 않다고 한다. 해마다 먹어야 할 것처럼 광고하는 구충제도 사실 먹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생태계의 다양성 또 저항성을 유지하는 데 기생충이 해 왔던 긍정적인 역할을 부정하고 기생충을 억지로 없애려 하다가는 생각지도 못한 재앙을 낳을 수도 있어요.” (67)

 

 

 

4. 중성미자 빛보다 빠른 물질을 찾아서

 

  빛보다 빠른 물질이 발견되었다고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가 오류로 판명된 중성미자에 대해, 어쨌든 현재로서는 빛보다 빠른 물질은 없으며 상대성 이론은 여전히 유효하고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평행우주를 가정한다면 과거로 갈수도 있겠지만 다른 우주에서 시간의 흐름은 우리 우주와는 다르다고 한다.

 

  “빛의 속도보다 빠른 중성미자가 확인된다면, 빛의 속도를 기준으로 모든 시공간의 틀을 짜 놓은 세상에는 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거예요. 하지만 다시 중성미자의 속도를 기준으로 시공간의 틀을 짜 놓으면 다시 새로운 과거-현재-미래의 인과관계가 만들어집니다. 어차피 빛이나 중성미자나 속도가 유한한 건 마찬가지니까요.” (132)

 

5. 세포 우리 몸속엔 1조 개의 소우주가 있다.

 

  2003년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 생명현상의 비밀이 다 풀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생명의 비밀은 전혀 풀지 못했다. 세포를 쪼개서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에 회의를 느끼는 요즘 물리학자들이 양자역학에 기반을 두고 생명의 신비를 찾고 있다고 한다.

 

  생물학자들의 관심사는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노화와 생명연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한다. 그래서 텔로미어, 활성산소, 환경 등 여러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는데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다음 글에 요약되어 있는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늙는다는 것혹은 죽는다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거예요.”(173)

 

6. 투명 망토 해리포터도 몰랐던 투명 망토의 비밀

 

  투명하다는 것의 의미는 서로 다른 물질인데 굴절률이 같아서 반사가 일어나지 않고 빛이 그냥 지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자기 몸의 굴절률을 1로 만들어서 공기 중을 지나는 빛이 반사없이 그대로 투과할 수 있게 만든다면 투명인간이 될 수 있는데 투명인간은 맹인이 될 수밖에 없어요. 빛이 망막에 맺히지 않고 그대로 투과해 버릴 테니까요.”(192)

 

  특별한 파동의 빛이 아닌 가시광선에서의 투명 망토 제작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빛이 진행하다 우회하는 것과 같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는 물질인 메타 물질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법, 건물의 내진, 조선업에서의 파도 우회, 군대용 무기 등에 이용 가능하며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고 한다.

 

  현재 사람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핵융합 에너지의 활용은 요원하다는 내용 등도 나와 있다. 어쨌든 과학 수다 1, 2를 읽고 나면 최근에 많이 다루어지는 몇몇 주제들에 관한 과학관련 기사를 볼 때 적어도 까막눈은 면할 수 있고 기사의 과장이나 간단한 오류 정도는 분간할 수 있는 판단력이 생기리라고 생각된다. 대중도 과학을 알아야 하는 이 시대에 이 책은 재미와 더불어 실용성이 넘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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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수다 1 : 뇌 과학에서 암흑 에너지까지 - 누구나 듣고 싶고 말하고 싶은 8가지 첨단 과학 이야기 과학 수다 1
이명현.김상욱.강양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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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책은 읽을수록, 모르는 분야가 많음을 느끼게 하며 (겸손해지지만) 과학은 거대한 태산으로 다가오며 막막함을 일으킨다. 그럼 우리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데 꼭 알아야 하는 과학적 내용은 무엇일까? 의문이 들기 시작할 때 이 책은 위력을 발휘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현대과학의 주제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생각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막연하던 용어들과 개념이 정리되고 일반인은 잘 몰랐던 일화들이 소개되어 흥미 있게 읽을 수 있다. 바탕 지식이 없다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관심있는 고등학생 정도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1. 암흑에너지 - 아인슈타인도 홀린 암흑의 힘

  다양한 망원경의 발전으로 관측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우주에 관해 마치 많은 것을 아는 듯 이야기하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72%의 암흑에너지와 23,3%의 암흑물질, 나머지 4.6%만이 보통 물질 그중에 0.5%만이 빛을 내는 관찰 가능한 물질이다.

 

  평상시 감히 과학의 권위에 눌려 내뱉지는 못했지만 의문스러웠던 부분을 정확히 긁어주었던 황재찬교수의 이의 제기는 읽는 동안 정말 시원했다. 일반 독자는 접하기 어려웠을 과학 수다이기에 가능한 내용이라 생각된다.

 “태양계 수준에서는 태양 궤도를 지구가 도는 것처럼 중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이 중력이 은하 규모의 우주에서도 똑같이 작용한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지요?

더구나 우리가 관측하는 우주는 모두 지금 현재의 상태가 아니라 과거의 상태입니다. (중략) 과연 과거의 우주에도 중력이 오늘날과 똑같이 작용한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지요?“(29)

 

  “어느 순간부터 우주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과학자들이 자연을 주시하기보다는 이론으로 여러 현상을 재단하려고 합니다.”(35)

 

  ‘정밀우주론이니 조화우주론이니 하는 현재 대두되는 우주론이 절대적인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2. 근지구 천체 - 슈퍼 영웅보다 힘센 과학 이야기

  ‘근지구 천체라는 용어로 정착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우리나라 연구자의 현실(소행성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2)과 우리나라의 우주탐사 목표인 달 탐사에 대해 과연 적절한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미국을 위시한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는 소행성 탐사에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한다. 희토류 및 중요 자원를 얻고자 하는 실용적인 목적의 우주 개발 소행성 채굴과 중간 기지로서의 개발 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달 탐사 계획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따져 보야 합니다. (중략) 얼마 전까지 과학위성이라는 이름을 건 국책 사업에 연구비가 책정되지 않은 건 부끄러운 일입니다. 달에 간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손에 쥐게 될 그 방대한 데이터로 연구 논문을 쓸 젊은 과학자를 얼마나 양성했는지, 양성할 계획이 있는지 반문합니다.”(73)

 

4. 양자 역학 -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함께 양자 세계를 여행하다.

  201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아로슈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거울을 만들어 광지를 가두고 원자와 충동시키는 실험을 통해 양자 물리학이 미시 세계에서만 관측되는 것도 아니고 관찰자의 개입 등이 필요 없음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이런 최신 내용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재미이다. 하지만 아직도 교과서에는 양자 물리학은 미시세계에서만 통한다는 코펜하겐 해석이 실려 있다고 한다.

역시 노밸상을 받은 와일레드의 실험은 양자 컴퓨터의 원리를 제공했다고는 한다. 양자 얽힘 현상을 이용한 암호를 만들려고 한다는데 응용 영역은 무궁무진한 것 같다.

 

5 줄기세포 - 황우석의 덫에서 탈출하라

  우리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친 황우석 박사 논문의 진실을 밝히고 그 대가로 어려운 시간을 보낸 류영준 교수가 우리나라 줄기세포 연구의 현주소에 대해 이야기 한다. 배아 줄기 세포 연구는 불임치료 병원에서 주도 했고 한때 우리나라가 선두 그룹에 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황우석 사태 이후 많이 위축되었다고 한다. 성체 줄기세포 연구는 치료 중심으로 진행되어 연구 자체는 그다지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6. 힉스 입자 - 태초에 힉스 입자가 있었다.

  “힉스 입자의 발견은 표준 모형으로 대표되는 세계의 근본을 설명하는 방법이 일단락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그 표준 모형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세계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것이지요.”(188)

 

  그밖에 핵에너지와 3D프린팅에 대해 나와 있다. 3D 프린터가 개발된 지 한참 되었지만 특허 기간이 끝나면서 기술 개발과 더불어 값도 싸지고 일반인도 자유롭게 이용하게 되었다는 것을 보며 특허의 한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3D프린팅으로 음식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니 상상도 안 되는 미래 세계가 궁금해진다.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아직도 황우석 박사에 대해 미련을 못 버리는 언론이나 사람들에게 하는 류영준교수의 말이다.

  “그는 이미 줄기세포 연구 분야의 과학자로서 이력이 끝난 사람이거든요, 실제로 정부의 연구비를 받아서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따로 있어요. 그런데 자꾸 줄기세포가 화제가 될 때마다 언론에서 그에게 미련을 두는 건 제대로 관심을 두어야 하는 곳을 보지 못하는 오류 같아요.”(163)

      

   우리가 어려운 과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뭘까? 과학이 주는 재미도 물론 있지만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제대로 바라보고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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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도둑
미셸 주베 지음, 이세욱 옮김 / 아침이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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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미셀 주베는 소설가이기 전에 신경생리학자이다. 의과대학에서 수면 연구소를 이끌면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수면 연구의 길을 이끌었다고 한다. 역설수면의 발견자이기도 하다고 한다.

 

   한 사람의 인격이 지속되는 이유는 뇌 속에 개인의 특성을 유지시키는 무언가가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미셀 주베는 주장하고 그것이 바로 꿈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과 구별이 가능한 이유는 역설수면 중에 꿈을 꾸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수면 중에 특정한 약물을 주입하면 인격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를 하던 주베는 요양원에서 지내는 동안 본인도 모르게 자신의 실험의 피시험자가 되어 전혀 다른 인격의 사람으로 바뀌는 경험을 한다. 지신이 평생을 바쳐 연구하고 주장한 이론을 아무렇지 않게 부정한다. 그리고 전혀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하게 된다. 이로써 미셀 주베의 이론의 타당성은 입증된 셈이다.

 

   실제로 미셀 주베의 인격형성 이론이 얼마나 타당한지 또 역설수면 단계에서의 약물 주입이나 어떤 조작을 통해 인격이 과연 바뀔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런 연구가 도덕적인 문제점은 없는지 잘 모르겠다. 요즘은 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고 연구도 무척 활발한 것 같다. 저자가 꿈을 연구하는 신경학자이니 만큼 소설이라고 가볍게 읽고 넘기기엔 약간의 무게감이 있지만 소설적 재미도 갖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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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 10년 후 세계를 움직일 5가지 과학 코드
리처드 뮬러 지음, 장종훈 옮김 / 살림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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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를 넘기면 화려한 극찬의 추천사들이 나온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미국 주도의 현재의 상황이 영원무궁하길 바라는 미국인들의 찬사였음을 깨닫고 조금 씁쓸해진다.

 

   현대 사회의 중요한 5가지 과학적 주제 테러리즘, 에너지, 원자력, 우주, 지구온난화에 대해 물리학자인 저자는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대통령(사회의 지도자)이 알아야 하는 핵심 주제이며 이에 대해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객관적으로 접근한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현재 미국의 위상과 지위가 영원히 유지하길 원하는 미국인이고, 책에는 미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기본 정신이 일관되게 흐르고 있다. 과학적 사실만을 얻기 위해 이 책을 읽을 수는 있겠지만 미국인이 아닌 나는 읽는 내내 심기가 편하지 만은 않았다.

 

 1부 테러리즘에서 9.11테러로 붕괴된 건물의 붕괴 원인에 대한 과학적인 조명,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과학적 평가, 2부 에너지에서는 태양에너지의 경제성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런데 3, 원자력으로 가면 저자의 주장이 과학이란 이름을 쓴 정치적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들기 시작한다. 과학적 원리를 쓴 내용들이야 일반 독자들은 그냥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과 진실을 알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진실이란 무엇일까?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죽은 사람들 중에  방사능 피폭 후유증으로 암이 발병해 죽은 사람은 대략 2%미만이다.’(110) 이 말이 사실인지는 차치하고 2%미만이란 너무 작은 수치라서 재고의 가치가 없다는 의미로 쓰고 있다.

  제 4부 우주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무인 우주탐사와 로켓을 이용하자는 자료에 인용된 2%는 상반된 의미로 쓰인다.

 

  ‘우주왕복선은 안전하지 않고 적어도 가까운 장래에는 그렇게 될 수 없다. 생명을 담보로 하면서까지 꼭 그렇게 사용해야 하는가? 좀 솔직해지자. 왕복선을 활용한 임무는 계속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러려면 각 임무당 사망 확률이 2%는 된다는 것을 공개하고 시작하자는 것이다. (중략) 대중들은 그렇게 위험성이 높은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275)

절대적 수치로 따진다면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 암에 걸려 사망한 사람 수가 훨씬 많을 텐데 말이다.

  제5부 지구 온난화에서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고 한다.

  ‘대중이 지구 온난화에 대해 아는 것 중 대부분은 왜곡되고, 과장되고, 선별된 것들에 근거를 두고 있다.’(336)

 

  ‘온도 변화의 주요 원인은 이산화탄소의 농도 변화가 아니라 지구의 자전축과 공전 궤도 요소의 변화 때문이다.’(361)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미국은 1998년 국제 기후변화의 협약의 교토 의정서에서 발을 뺐다. 클린턴이나 부시 시절에는 아예 상정된 적도 없다고 한다.

 

  ‘미국은 지난 50년간의 온도 상승에 부분적으로나마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앞으로 나타날 변화에 대해서 미국이 책임질 일은 없을 것이다. 피고는 아마도 인도와 중국이 될 것이다.’(377)

 

  저자는 책에서 CO2/GDP의 비율을 나타내는 그래프를 인용하며 이산화탄소의 배출 책임을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가들로 몰아가고 있다. 그런데 각 나라별로 이산화탄소 총 배출량이 얼마인지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왜 가장 기본적인 자료인 총 배출량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일까?

 

  모든 책임에서 벗어난 미국은 지구 전체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20%를 쓰는 것 또한 당연하다는 전제하에 저자는 자신의 논리를 펼쳐나간다.

 

  저자는 잘못된 정치 논리에 선동되지 말고 세상을 과학적으로 판단하라고 하는데 과연 사회, 정치와 떨어진 과학은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이 책 또한 과학이란 이름을 쓴 또 다른 선동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금수저의 논리는 흙수저의 논리가 될 수 없지 않은가? 책 속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과학적인 사실들은 우리에게 지적 깨달음과 넓은 안목을 키워주지만 이 또한 선별해서 받아들이는 눈을 키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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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의 연금술 - 생명과 죽음의 원소, 질소를 둘러싼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 이야기
토머스 헤이거 지음, 홍경탁 옮김 / 반니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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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도서를 읽으며 전율을 느낄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과학이란 상아탑 안의 순수한 학문이 아니다. 과학자 또한 사회와 역사의 질곡과 함께 개인적 욕망과 시대의 요구에 얽힌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카를 보슈와 프리츠 하버를 통해 그리고 있다.

 

  지구가 수용할 수 있는 인구는 과연 얼마일까?

유명한 맬서스의 말에 이어 19세기의 크루스는 기아 사태를 막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 예언했다. 식량 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질소가 필요하지만 공기 중의 질소는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직접 이용할 수 없다. 식물에 의한 고정과 번개에 의한 고정은 그야말로 필요한 식량 생산의 절대치에 미치지 못한다.

 

  칠레의 초석, 폐루의 구아노, 아타카사막의 질산염 모두 비료로 사용되면서 이를 둘러싼 각국의 갈등과 쟁탈전은 전쟁을 불러 일으켰다. 칠레의 노동운동의 역사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음은 물론이다.

 

  하버 - 보슈 공법은 식량 생산의 증진에 기여 했고 자연 상태의 비료 사용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게 만들었다. 보슈는 자신의 발명을 더욱 완벽하게 하는 것에 온 힘을 기울여 공장 시스템을 대형화하고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더 값싸고 더 많은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였다.

 

  비료와 TNT의 원료는 같은 질소이기 때문에 전쟁이 잃어나자 보슈가 발명했던 공장의 기계들은 폭탄 재료를 만드는데 활용되었다. 전쟁을 통해 더 크게 성장한 바프스는 단순 화학기업을 넘어 방위산업체로 성장했고 더불어 보슈의 지위도 크게 상승하였다. 그러나 자신과 맞지 않는 수장 자리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과학자 보슈의 여러 면모가 그려지고 있다.

 

  하버는 뛰어난 과학자이기도 하지만 유대인인 자신을 부정하며 완벽한 독일인이 되고 싶어 했고 명예와 권력에 목말라 했다. 독일에 절대적 충성을 맹세하기도 하고 독가스를 개발하여 전쟁에 이용하기도 했다. 살생 가스를 개발하여 전쟁에 이용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부인 클라라는 자살을 한다. 하버의 질주는 독일이 전쟁에 패할 때까지 계속 되었고 재혼한 사를로테와도 평탄하게 살지 못하였다.

 

  독가스전을 주도한 혐의로 전범으로 몰리기도 했지만 하버는 암모니아 합성의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은 분노했지만 그의 발명은 인류를 기아에서 구한 것만은 확실하다. 하버는 불우한 말년을 살았고 그토록 독일인화 하고 싶어 했지만 결국 독일에 묻히지도 못하였다.

 

  보슈는 다시 합성 가솔린을 생산을 연구했고 성공했다. 그러나 그의 예측과는 다르게 오클라호마에서 새로운 유전이 발견되며 원유 부족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가 생산하기 시작한 합성가솔린은 히틀러의 광기 어린 전쟁의 바탕이 되었고 보슈는 심각한 우울증과 신체적 증상을 겪게 되었다.

 

  그의 평생의 혼과 열정이 서린,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규모였던 로이나의 공장 지대는 연합군에 의해 파괴되었다. 그러나 인류를 기아에서 구하기도 하고 살상하기도 했던 로이나의 기계들은 세계로 퍼져 나갔다. 보슈가 원했던 대로 전세계 사람들에게 식량을 제공하는 데 이용되었다.

 

  인류의 종말은 하버-보슈 덕분에 오지 않았다. 식생활은 개선되었고 오히려 식량은 넘치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기아에 굶어 죽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은 식량 생산이 부족해서가 아니고 운송 시스템의 붕괴 때문이다.

 

  저자가 정작 하고 싶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우리는 합성비료를 사용하며 풍요로움을 얻었지만 토질은 나빠지고 재배 작물의 종류는 줄고 병이 늘어났다. 인간 또한 과체중과 당뇨 심장병 등이 증가되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구 생산해서 사용하고 있는 하버- 보슈 공장들의 질소들이 지구 생태계 순환에 어떻게 작용하고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아직 모른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과학에게 다시 한 번 획기적인 전환을 일으킬 연구를 부탁해야 할 것 같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게 먹고 사는 이 시대에, 지구에서 생물, 토양, , 공기, 바다가 공존하기 위해 탄소 뿐 아니라 질소의 순환에도 인류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방향타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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