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수다 1 : 뇌 과학에서 암흑 에너지까지 - 누구나 듣고 싶고 말하고 싶은 8가지 첨단 과학 이야기 과학 수다 1
이명현.김상욱.강양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학책은 읽을수록, 모르는 분야가 많음을 느끼게 하며 (겸손해지지만) 과학은 거대한 태산으로 다가오며 막막함을 일으킨다. 그럼 우리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데 꼭 알아야 하는 과학적 내용은 무엇일까? 의문이 들기 시작할 때 이 책은 위력을 발휘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현대과학의 주제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생각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막연하던 용어들과 개념이 정리되고 일반인은 잘 몰랐던 일화들이 소개되어 흥미 있게 읽을 수 있다. 바탕 지식이 없다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관심있는 고등학생 정도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1. 암흑에너지 - 아인슈타인도 홀린 암흑의 힘

  다양한 망원경의 발전으로 관측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우주에 관해 마치 많은 것을 아는 듯 이야기하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72%의 암흑에너지와 23,3%의 암흑물질, 나머지 4.6%만이 보통 물질 그중에 0.5%만이 빛을 내는 관찰 가능한 물질이다.

 

  평상시 감히 과학의 권위에 눌려 내뱉지는 못했지만 의문스러웠던 부분을 정확히 긁어주었던 황재찬교수의 이의 제기는 읽는 동안 정말 시원했다. 일반 독자는 접하기 어려웠을 과학 수다이기에 가능한 내용이라 생각된다.

 “태양계 수준에서는 태양 궤도를 지구가 도는 것처럼 중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이 중력이 은하 규모의 우주에서도 똑같이 작용한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지요?

더구나 우리가 관측하는 우주는 모두 지금 현재의 상태가 아니라 과거의 상태입니다. (중략) 과연 과거의 우주에도 중력이 오늘날과 똑같이 작용한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지요?“(29)

 

  “어느 순간부터 우주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과학자들이 자연을 주시하기보다는 이론으로 여러 현상을 재단하려고 합니다.”(35)

 

  ‘정밀우주론이니 조화우주론이니 하는 현재 대두되는 우주론이 절대적인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2. 근지구 천체 - 슈퍼 영웅보다 힘센 과학 이야기

  ‘근지구 천체라는 용어로 정착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우리나라 연구자의 현실(소행성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2)과 우리나라의 우주탐사 목표인 달 탐사에 대해 과연 적절한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미국을 위시한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는 소행성 탐사에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한다. 희토류 및 중요 자원를 얻고자 하는 실용적인 목적의 우주 개발 소행성 채굴과 중간 기지로서의 개발 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달 탐사 계획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따져 보야 합니다. (중략) 얼마 전까지 과학위성이라는 이름을 건 국책 사업에 연구비가 책정되지 않은 건 부끄러운 일입니다. 달에 간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손에 쥐게 될 그 방대한 데이터로 연구 논문을 쓸 젊은 과학자를 얼마나 양성했는지, 양성할 계획이 있는지 반문합니다.”(73)

 

4. 양자 역학 -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함께 양자 세계를 여행하다.

  201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아로슈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거울을 만들어 광지를 가두고 원자와 충동시키는 실험을 통해 양자 물리학이 미시 세계에서만 관측되는 것도 아니고 관찰자의 개입 등이 필요 없음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이런 최신 내용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재미이다. 하지만 아직도 교과서에는 양자 물리학은 미시세계에서만 통한다는 코펜하겐 해석이 실려 있다고 한다.

역시 노밸상을 받은 와일레드의 실험은 양자 컴퓨터의 원리를 제공했다고는 한다. 양자 얽힘 현상을 이용한 암호를 만들려고 한다는데 응용 영역은 무궁무진한 것 같다.

 

5 줄기세포 - 황우석의 덫에서 탈출하라

  우리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친 황우석 박사 논문의 진실을 밝히고 그 대가로 어려운 시간을 보낸 류영준 교수가 우리나라 줄기세포 연구의 현주소에 대해 이야기 한다. 배아 줄기 세포 연구는 불임치료 병원에서 주도 했고 한때 우리나라가 선두 그룹에 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황우석 사태 이후 많이 위축되었다고 한다. 성체 줄기세포 연구는 치료 중심으로 진행되어 연구 자체는 그다지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6. 힉스 입자 - 태초에 힉스 입자가 있었다.

  “힉스 입자의 발견은 표준 모형으로 대표되는 세계의 근본을 설명하는 방법이 일단락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그 표준 모형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세계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것이지요.”(188)

 

  그밖에 핵에너지와 3D프린팅에 대해 나와 있다. 3D 프린터가 개발된 지 한참 되었지만 특허 기간이 끝나면서 기술 개발과 더불어 값도 싸지고 일반인도 자유롭게 이용하게 되었다는 것을 보며 특허의 한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3D프린팅으로 음식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니 상상도 안 되는 미래 세계가 궁금해진다.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아직도 황우석 박사에 대해 미련을 못 버리는 언론이나 사람들에게 하는 류영준교수의 말이다.

  “그는 이미 줄기세포 연구 분야의 과학자로서 이력이 끝난 사람이거든요, 실제로 정부의 연구비를 받아서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따로 있어요. 그런데 자꾸 줄기세포가 화제가 될 때마다 언론에서 그에게 미련을 두는 건 제대로 관심을 두어야 하는 곳을 보지 못하는 오류 같아요.”(163)

      

   우리가 어려운 과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뭘까? 과학이 주는 재미도 물론 있지만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제대로 바라보고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