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끝을 찾아서
이강환 지음 / 현암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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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이 책을 고등학생 때 읽었다면 천문학과를 진학하겠다는 꿈을 꾸었을 것이고 대학생 때 읽었다면 전과를 했을 것 같다. 요즘 과학책 번역이 점점 좋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저자가 썼기 때문에 우리의 정서와 감각이 그대로 살아있어 더 재밌게 읽히는 것 같다.

 

  과학책이지만 과학지식만을 전달하는 책이 아니다. 그 지식을 발견하기까지의 과학자들의 모습이 살아있고 과정이 들어있다. 그리고 수식이 하나도 없어서 읽는 내내 주눅들 필요가 전혀 없었다.

  이 책의 압권은 초신성을 이용하여 은하까지의 거리 측정을 위한 두 과학 팀의 연구 과정과 선의의 경쟁 그리고 결과 발표와 노벨상 수상까지 한 편의 드라마가 펼쳐져 있다는 점이다. 우주의 가속팽창이론이 나오기까지의 과학적 지식들이 어떤 배경과 과정 속에서 자리 잡아 가게 되었는지 잘 나와 있다.

 

  그러나 옥에도 티가 있다. 요즘 감각적인 세대의 정서를 반영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각 쪽마다 가장자리에 있는 분홍색은 책을 읽는 내내 눈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1. 가속 팽창하는 우주

 

   결론이 바로 1장에 있다. 솔 퍼머터가 이끄는 초신성 우주론 프로젝트팀과 브라이언 슈밋과 애덤 리스가 중심이 된 높은 적색편이 초신성 탐색팀은 우주는 얼마나 감속 팽창 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초신성을 이용하여 은하의 거리 측정을 각각의 방법으로 연구 했다. 그런데 결과는 두 팀 모두 예상과 다르게 우주는 가속 팽창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모두가 당혹스러웠고 이는 교과서의 내용을 바꿀 만한 발견이라고 이야기 되었다.

 

   가속 팽창을 설명하기 위해서 암흑에너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우주의 역사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사이의 세력 싸움이었다고 할 수 있다. 우주탄생부터 70억년 까지는 감속 팽창을 했지만 공간이 점점 넓어진 결과 70억년 이후부터는 가속 팽창을 하기 시작했다.

 

 

2. 우주의 거리는 어떻게 측정할까?

 

   거리 측정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연주시차를 이용하는 것이지만 먼 거리의 별은 측정하기 어렵다. 자료 분석을 위해 단순 작업을 했던 여성 컴퓨터들 중 한 명이었던 헨리에타 레빗에 의해 세페이드 변광성의 주기-광도 관계가 밝혀지고 거리 측정의 표준 광원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허블에 의해 팽창하는 우주의 개념이 도입되고 빅뱅 우주론의 도입까지 이끌었지만 세페이드 변광성의 종류가 두 가지라는 것을 몰랐던 당시의 과학자들은 거리 측정에 오류를 낳았다. 여러 과학자들과 특히 바데 분류 덕분에 은하들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세페이드 변광성은 1억 광년 이상 측정할 수 없었고 새로운 광원이 바로 초신성이다.

 

  Ⅰa형 초신성은 찬드라세카 한계를 막 넘은 상태에서 폭발하였기 때문에 질량이 거의 일정하여 표준광원이 될 수 있었고 스펙트럼의 모양도 달라 명확하게 구별해낼 수도 있었다.

 

3. 우주 가속 팽창 발견

 

  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물리학자 출신의 초신성 우주론 프로젝트팀과 천문학자 출신인 높은 적색편이 초신성 탐색팀의 연구과정과 예측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지고 있다.

 

  먼저 연구를 시작했던 초신성 우주론 프로젝트팀은 더 많은 수의 초신성을 발견했다. 그러나 천문학자 출신이 아니다 보니 망원경 이용 시간을 얻는 것이 쉽지 않았고 관측 전문이 아니라 성간 먼지의 문제를 고려하지 못했다.

 

   뒤늦게 출발한 높은 적색편이 초신성 탐색팀은 천문학자들이 그동안 개발해 놓은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관측 자료의 처리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이용하였고 광도곡선다색 광도 곡선등의 방법으로 발견한 초신성 수는 적었지만 가속 팽창의 결론에 먼저 도달할 수 있었다.

 

  드디어 1998암흑 물질 컨퍼런스에서 높은 적색편이 초신성 탐색팀은 우주가 가속 팽창해 왔음을 발표하였다. 연구 초기부터 오차를 해결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였었고 그것은 관측 경험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우주는 가속 팽창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4. 우주는 정말 가속 팽창을 하고 있을까?

 

  우주 가속 팽창의 검증을 위해 많은 과학자들은 연구하고 있는데 연구방향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더 멀리 있고 더 많은 수의 초신성을 관측하는 것과 암흑에너지의 증거를 찾는 것이다.

 

  허블 우주 망원경에 설치한 적외선 관측기기인 닉모스로 관측한 초신성 1997ff 분석과 코비 위성의 우주배경 복사 관측을 통해서도 우주 가속 팽창의 증거는 더 확보되었다. 또한 슬론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 관측도 우주가 가속 팽창함을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러나 암흑에너지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 여러 이론들이 나오지만 제대로 설명해주는 이론이 아직 없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 우주를 모른다.

 어쩌면 과거 프톨레마이오스가 행성들의 움직임을 천동설에 끼워 맞추기 위해 주전원을 도입한 것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338)

 

  과학자들이 새로운 이론을 발견한다고 하더라도 그건 그동안 과학자들의 노력을 딛고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점점 우주의 실체에 다가가기 위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정체를 밝히려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학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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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읽는 지구과학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사마키 다케오 지음, 김정환 옮김, 정성헌 감수 / 더숲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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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학생들은 책을 읽을 시간이 거의 없다. 또 시간이 있더라도 손에 늘 쥐어져 있는 스마트폰 하느라 책과는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또한 중학생이 읽을 만한 책 특히 과학관련 책들이 다양하지도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책은 세 가지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제목처럼 재밌다. 그렇다고 내용이 허술하지 않고 쉽게 잘 설명되어 있다. 학생들도 흥미를 느끼며 읽을 것 같다.

 

  Part1 ‘역동적인 지구 이야기에서는 판구조론, 대륙이동설, 고지자기, 산의 높이 측정, 화산과 마그마, 화석, 지구 자기장, 대량 멸종, 전지구동결 가설 등 결코 쉽지 않은 주제들이지만 흥미를 유발하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아틀란티스 전설에 대한 언급이나 히말라야 산맥이 지금도 높아지고 있다(현재 네팔에서 지진이 발생하여 많은 사상자를 냈다.)는 등의 피부로 다가오는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Part2 ‘알고 있으면 재미있는 기상이야기에서는 코리올리 힘, 태풍, 기압, 대기, 구름 등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높이 올라가면 태양과 가까워지는데 왜 추운걸까와 같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제목은 책을 읽도록 하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적도지역에서 현재 관광객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 코리올리 실험 쇼의 허구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과학이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비과학도 많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Part3 '자꾸만 들어도 신기한 우주 이야기에서는 지동설이 나오기까지의 과정, 빅뱅이론, 달 탄생과 조석력, 별똥별, 태양의 핵융합 반응과 초신성 폭발 등에 대해 나와 있다. 또 지구에서 살 수 없게 된다면 우리는 어디서 살게 될까라는 소제목 아래 테라포밍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 은 흥미뿐 아니라 과학적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결코 만만치 않은 주제들이지만 핵심 개념들이 잘 정리 되어있으면서도 실제의 예와 일화들이 적절히 들어있어 흥미있게 읽을 수 있다. 사비를 털어 화산의 전 과정을 관찰 기록한 우체국장의 이야기,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사용한 풍선 폭탄’, 신칸센이 세키가와라 부근에서 눈 때문에 고생하는 이유는 기술적인 이유와 시간상의 문제로 적절한 경로를 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 등 처음 보는 일본 관련 내용들도 있다. 그리고 노벨상을 받았거나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일본과학자들의 이름과 이론이 인용되어 설명되어 있다는 점에 무척 부러운 눈길로 책을 읽었다. 어쩔 수 없는 내 유전자는 조금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 학생들도 우리나라 저자가 우리나라 상황의 예를 들며 설명하는 재미있는 과학책을 읽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그때까지 이 책은 나름대로 지구과학이란 영역에서 학생들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재미있는 책을 찾는 학생들에게 권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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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 발칙한 글쟁이의 의외로 훈훈한 여행기 빌 브라이슨 시리즈
빌 브라이슨 지음, 권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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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 브라이슨의 책은 재밌다. 도무지 재미있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재미있는 글을 창조하는 재주는 아무도 따라 가지 못할 것이다.

 

   늘 나는 여행을 꿈꾼다. 또한 여행에 굶주려 있다. 이 책을 읽고 여행을 가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동시에 왜 여행을 꿈꾸는지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동안 여행하면 어디 가서 무엇을 보고 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일정을 짰다. 정말 세세한 것까지 정확하게 짜기 위해 만전을 기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런 것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치면 사진부터 동영상까지 많은 자료들이 나온다. 오히려 잠깐 가서 쓱 보는 것보다 더 자세한 정보들이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 그런 것을 직접 본다는 것에 그토록 큰 의미를 뒀었던 것인지 스스로 의아하다.

   다른 여행기처럼 이 책에서는 얻을 구체적 정보는 별로 없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며 저자를 따라가는 여행은 낯선 문화와 낯선 사람들에 어떻게 젖어드는지 그리고 여행을 왜 하는지 생각하게 해준다. 여행에 대한 미화나 환상도 없지만 그래도 저자를 따라 우여곡절을 겪다보면 결국 여행이란 일상과 우리집으로 돌아오기 위한 길임을 느끼게 된다.

 

   다시 여유로운 여행 꿈을 꾼다. 빡빡하게 세워놓은 계획에 갇혀 그 일정을 소화하느라, 낯선 세상 낯선 사람들과 교감하며 얻을 수 있는 것들을 놓치지 않기를 꿈꾼다. 그러나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현실은 만만치 않다. 역시 그래서 이 책은 고맙다. 어쨌든 유럽 각 나라의 정취와 사람들과의 부대낌, 낯선 곳에서의 좌충우돌 저자와 하나 되어 푹 젖어들었었다. 비록 글자를 통해서이지만 그런대로 충분한 힐링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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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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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이제 너무 익숙해져서 우린 그냥 살아요.’라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특히 청년들을 생각하면 답답하다. 탈출구가 있기는 한 것인가 싶다. 내가 어릴 때 많이 듣던 이야기가 있었다. ‘아는 것이 힘이다그래서 부모들은 억척스레 공부시켰었다. 지금도 학생들은 정말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무슨 공부를 하고 있는 걸까? 누군가 주입하는 생각에 비판 없이 세뇌당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자유무역이 당연하고 지적소유권, 특허니 물가안정, 통화량 규제 등등 사실과 다른 한갓 신자유주의적 경제학의 입장을 옹호하며 현실에서 일어나는 경제적 문제들에 대해 엉뚱한 곳에서 원인을 찾으려 하거나 아예 아무 생각도 없이 살았을 거다. 물론 이 책 저자의 주장이 다 맞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강자의 논리일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개발도상국들은 1980년대 이후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기록했던 성장률의 절반 정도의 속도로 성장했다. 특히 신자유주의 프로그램이 철저하게 실행된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두드러진다. 1945년 이후 세계화에 대한 진실은 정사와는 상반되게 진행되었는데 개발도상국들의 국가주의적 경제 정책이 끔찍한 재앙을 불러일으킨 것처럼 왜곡된 역사 기록을 퍼뜨리는 의도는 신자유주의 정책의 실패를 감추고자 하는데 있다.

 

   부자 나라들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세계 경제의 규칙을 만들고자 한다. 가난한 나라들이 특정한 정책을 채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사악한 삼총사라 부르는 IMF, 세계은행, WTO는 주로 부자 나라들에 의해 통제되고 부자 나라들이 원하는 나쁜 사마리아인 같은 정책을 구상하고 실행에 옮긴다.

 

   자유 무역의 옹호국인 미국, 영국도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산업 강국이 되기 전 과거 모두 보호 무역과 국가주의적인 정책을 폈고 그 기간에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그런데 이제는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면서 가난한 나라들을 상대로 자유시장, 자유무역 정책을 강요해왔다.

 

  개발도상국의 산업이 너무 일찍부터 국제적인 경쟁에 노출되면 살아남지 못한다. 선진 기술을 익히고 효율적인 조직을 만드는 등의 능력을 키워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유치산업을 장려하지 않고 자유 무역주의를 추구했다면 한국은 지금과 같은 중요한 무역국가가 되지 못하고 1960년대 주된 수출 품목이었던 (텅스텐 원광, 생선, 해초 등의)원료들이나 (직물, 사람의 머리털로 만든 가발 같은)낮은 기술 낮은 가격의 상품들을 수출하고 있을 것이다.

 

  1945-1971년 사이에 개발도상국들은 금융위기는 단 한 번도 겪지 않았는데 1980년대 및 1990년대에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강권에 못 이겨 자본 시장을 개방한 뒤로 금융 위기를 훨씬 더 자주 경험하게 되었다.

 

   지난 20~30년 동안 신자유주의의 득세로 국가 소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져나갔지만, 세금과 민간 기업에 대한 규제 능력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의 경우에는 자본주의적 시동을 걸기위한 훨씬 실용적인 해결책이다.

 

   지적소유권 제도와 특허는 개발도상국들의 지식획득 비용을 높게 만든다. 또한 물가 안정과 통화량 규제가 번영의 기초라고 신자유주의자들은 주장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의 결과를 낫고 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와 성장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거시경제 정책을 개발도상국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행동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들이 더 빨리 성장하도록 해주는 대안적인 정책을 허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나쁜 사마리아인들 자신에게도 이익이 된다. 개발도상국 사람들의 소득이 늘어나게 되면 나쁜 사마리아인인 부자 나라들이 팔 수 있는 시장이 크게 넓어지기 때문이다.

 

   정말로 설득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나쁜 사마리아인 같은 정책으로 이득을 볼 수 있어서가 아니라 이런 정책이 옳다고 확신하는 이데올로그들이다. 그러나 희망적인 것은 나쁜 사마리아인들 대다수가 순응주의자가 되는 편이 훨씬 쉽다는 단순한 이유에서 잘못된 정책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과거 부자 나라들이 나쁜 사마리아인들처럼 행동하지 않은 적도 있었다. 그 역사적 시기 개발도상국 세계는 그 이전과 그 이후를 통틀어 경제적으로 가장 높은 성과를 올렸다. 그 경험에서 교훈을 찾는 것은 우리의 도덕적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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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 - 한 권으로 읽는 우주의 역사
이석영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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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넓은 우주에서 같은 행성에 태어나 당신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큰 기쁨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의 크기는 우리의 앎에 따라 달라져 왔고 앞으로도 달라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주는 광대한 동시에 아주 작다. 우주는 세상에 존재하는 물질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을 모두 포함할 정도로 광대하지만 동시에 인류처럼 미미한 존재의 삶과 죽음에 간섭할 정도로 섬세하게 짜여 있다.

 

  태양과 태양계는 약 46억 년 전에 탄생했으며 태양과 같은 별이 1000억 개 정도 모여 있는 우리은하중심으로부터 26000광년 정도 떨어져 있다. 초신성이 평생을 바쳐 모은 귀한 중원소들을 은하에 환원하지 않았다면 지구 생명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다.

 

  망원경을 우주 공간으로 내보내는 근본적인 이유는 지구 대기의 영향이 없는 곳에서 우주를 관측하기 위해서이다.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우주 공간에 있다우주에는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무게 있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 존재를 확인했을 때 갑절, 규모를 알게 되었을 때 갑절, 그리고 그 의미를 비로소 깨달았을 때 또 갑절이 되는 감동, 바로 그 감동이 우주에 있다.

  빅뱅 우주론은 아인슈타인에서 시작한다. 프리드만에 이어 1929년 허블은 외부은하의 존재를 밝혀내고 우주가 팽창함을 도플러 효과를 이용하여 밝혀냈다. 그러나 1960년대에 이르러 우주 배경 복사가 발견되기 전까지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가모브는 우주가 투명해지는 것이 순간적으로 벌어졌다고 생각했다. 우주의 온도가 내려가 원자 전자의 방해꾼이었던 고온의 광자들이 힘을 잃었고 빛과 물질이 분리된다. 이 순간부터 수많은 빛 입자들이 자유로운 항해를 하기 시작한다.

 

  빅뱅은 시공간의 탄생이다. 하지만 빅뱅의 순간을 정의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 순간에는 시간과 공간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양자 역학적으로 볼 때 물리학이 정의할 수 있는 시간의 한계 밖에 있기 때문이다. 이 한계 상황을 가리켜 플랑크 시간이라고 한다.

 

  현재 우주는 300만 광년 멀어질 때마다 약 초속 70킬로미터씩 빨라지는 식으로 팽창하고 있다. 실제로 우주가 계속 팽창할지 다시 수축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밀도 변수로 Ω1보다 작은 우주는 열린 우주이고 Ω1보다 크면 팽창을 멈추고 수축하게 된다. Ω=1편평한 우주라고 부른다.

 

  우주 지평의 무제, 편평도의 문제, 원시 입자의 문제는 빅뱅 우주론에 치명적인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주의 지평 문제는 인과 관계에 관한 문제이므로 원론적인 문제이고, 편평도의 문제는 우리 우주가 과연 있을 법한 우주인가에 관한 물리적 해의 신빙성에 대한 문제이며 원시 입자의 문제는 입자 물리학 이론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라는 점에서 각각 의미를 지닌다.

 

  우주의 에너지는 크게 물질에너지와 복사에너지로 나눌 수 있다. 츠위키는 은하단 내에는 바리온 물질로 구성된 은하들 외에도 보이지 않는 물질이 많이 있다고 했고, 이 물질을 암흑 물질이라고 부른다. 일상생활에서 암흑 물질의 증거를 찾을 수 없는 이유는 암흑 물질을 이루는 입자가 오로지 중력적으로만 상호작용할 뿐 바리온 물질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린네와 구스는 우주 초기의 에너지 상전이가 급격한 우주의 팽창 즉 급팽창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우주의 지평문제, 편평도의 문제, 원시 입자의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

 

  빅뱅 우주에 우주 상수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우주의 팽창 패턴은 초신성 연구로부터 얻어진 결과와 일치한다. 아인슈타인은 우주 상수의 존재를 제안했다가 스스로 휴지처럼 구겨버리며 인생 최대의 실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거의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우주 상수가 부활하고 있다.

 

  우리 우주의 에너지는 다양하다. 바리온 물질은 우주 총 에너지의 단지 4퍼센트 정도만을 차지한다. 24퍼센트의 에너지가 암흑물질의 형태로 존재하고 암흑에너지가 72퍼센트 정도를 차지하며 우주 팽창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태양은 우리 은하 중심에서 약 26000광년 떨어져 있다. 이 원반이 회전함에 따라 태양도 약 2억 년에 한 번 은하 중심을 공전한다. 모든 별은 태양 질량의 7퍼센트 이상의 질량을 갖는다.

 

  태양보다 질량이 10배 이상 큰 별은 별의 중심부가 태울 수 있는 원소가 고갈된 다음 급격히 중력수축하여 온도가 높아진다. 짧은 시간 동안 여러 핵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나 산소로부터 규소, , 철 등을 만든다. 우주의 거의 모든 무거운 원소를 만들고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게 된다.

 

  태양이 있기 전 이름 없는 초신성 폭발 하나가 자신의 모든 보물을 우주에 환원함에 따라 태양계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우리 모두가 지구 생명 전체가 한 초신성의 후예라는 것을 알게 되고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그야말로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이다. 어렵지 않게 빅뱅 우주론의 개념들을 설명해준다. 여기저기서 얻은 단편 지식들을 정리할 필요가 느껴지던 차에 큰 도움이 되었다. 책 사이사이에 들어있는 저자가 세계 일류라고 일컬어지는 대학과 NASA에서 세계 석학들과 함께 공부하고 연구한 경험담들은 젊은 학생들에게 꿈을 키워 줄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에는 대중 과학서를 쓰는 저자들이 많지 않다. 물론 탄탄한 독자층의 확보가 필요 조건이긴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재미있는 대중 과학서를 쓰는 전문가들이 다양하게 나왔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저자를 눈여겨보게 된다. 인터넷에 보니 최근에 나온 저자의 다른 책이 있다. 기대감을 가지고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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