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 - 한 권으로 읽는 우주의 역사
이석영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드넓은 우주에서 같은 행성에 태어나 당신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큰 기쁨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의 크기는 우리의 앎에 따라 달라져 왔고 앞으로도 달라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주는 광대한 동시에 아주 작다. 우주는 세상에 존재하는 물질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을 모두 포함할 정도로 광대하지만 동시에 인류처럼 미미한 존재의 삶과 죽음에 간섭할 정도로 섬세하게 짜여 있다.

 

  태양과 태양계는 약 46억 년 전에 탄생했으며 태양과 같은 별이 1000억 개 정도 모여 있는 우리은하중심으로부터 26000광년 정도 떨어져 있다. 초신성이 평생을 바쳐 모은 귀한 중원소들을 은하에 환원하지 않았다면 지구 생명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다.

 

  망원경을 우주 공간으로 내보내는 근본적인 이유는 지구 대기의 영향이 없는 곳에서 우주를 관측하기 위해서이다.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우주 공간에 있다우주에는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무게 있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 존재를 확인했을 때 갑절, 규모를 알게 되었을 때 갑절, 그리고 그 의미를 비로소 깨달았을 때 또 갑절이 되는 감동, 바로 그 감동이 우주에 있다.

  빅뱅 우주론은 아인슈타인에서 시작한다. 프리드만에 이어 1929년 허블은 외부은하의 존재를 밝혀내고 우주가 팽창함을 도플러 효과를 이용하여 밝혀냈다. 그러나 1960년대에 이르러 우주 배경 복사가 발견되기 전까지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가모브는 우주가 투명해지는 것이 순간적으로 벌어졌다고 생각했다. 우주의 온도가 내려가 원자 전자의 방해꾼이었던 고온의 광자들이 힘을 잃었고 빛과 물질이 분리된다. 이 순간부터 수많은 빛 입자들이 자유로운 항해를 하기 시작한다.

 

  빅뱅은 시공간의 탄생이다. 하지만 빅뱅의 순간을 정의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 순간에는 시간과 공간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양자 역학적으로 볼 때 물리학이 정의할 수 있는 시간의 한계 밖에 있기 때문이다. 이 한계 상황을 가리켜 플랑크 시간이라고 한다.

 

  현재 우주는 300만 광년 멀어질 때마다 약 초속 70킬로미터씩 빨라지는 식으로 팽창하고 있다. 실제로 우주가 계속 팽창할지 다시 수축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밀도 변수로 Ω1보다 작은 우주는 열린 우주이고 Ω1보다 크면 팽창을 멈추고 수축하게 된다. Ω=1편평한 우주라고 부른다.

 

  우주 지평의 무제, 편평도의 문제, 원시 입자의 문제는 빅뱅 우주론에 치명적인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주의 지평 문제는 인과 관계에 관한 문제이므로 원론적인 문제이고, 편평도의 문제는 우리 우주가 과연 있을 법한 우주인가에 관한 물리적 해의 신빙성에 대한 문제이며 원시 입자의 문제는 입자 물리학 이론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라는 점에서 각각 의미를 지닌다.

 

  우주의 에너지는 크게 물질에너지와 복사에너지로 나눌 수 있다. 츠위키는 은하단 내에는 바리온 물질로 구성된 은하들 외에도 보이지 않는 물질이 많이 있다고 했고, 이 물질을 암흑 물질이라고 부른다. 일상생활에서 암흑 물질의 증거를 찾을 수 없는 이유는 암흑 물질을 이루는 입자가 오로지 중력적으로만 상호작용할 뿐 바리온 물질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린네와 구스는 우주 초기의 에너지 상전이가 급격한 우주의 팽창 즉 급팽창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우주의 지평문제, 편평도의 문제, 원시 입자의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

 

  빅뱅 우주에 우주 상수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우주의 팽창 패턴은 초신성 연구로부터 얻어진 결과와 일치한다. 아인슈타인은 우주 상수의 존재를 제안했다가 스스로 휴지처럼 구겨버리며 인생 최대의 실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거의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우주 상수가 부활하고 있다.

 

  우리 우주의 에너지는 다양하다. 바리온 물질은 우주 총 에너지의 단지 4퍼센트 정도만을 차지한다. 24퍼센트의 에너지가 암흑물질의 형태로 존재하고 암흑에너지가 72퍼센트 정도를 차지하며 우주 팽창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태양은 우리 은하 중심에서 약 26000광년 떨어져 있다. 이 원반이 회전함에 따라 태양도 약 2억 년에 한 번 은하 중심을 공전한다. 모든 별은 태양 질량의 7퍼센트 이상의 질량을 갖는다.

 

  태양보다 질량이 10배 이상 큰 별은 별의 중심부가 태울 수 있는 원소가 고갈된 다음 급격히 중력수축하여 온도가 높아진다. 짧은 시간 동안 여러 핵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나 산소로부터 규소, , 철 등을 만든다. 우주의 거의 모든 무거운 원소를 만들고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게 된다.

 

  태양이 있기 전 이름 없는 초신성 폭발 하나가 자신의 모든 보물을 우주에 환원함에 따라 태양계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우리 모두가 지구 생명 전체가 한 초신성의 후예라는 것을 알게 되고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그야말로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이다. 어렵지 않게 빅뱅 우주론의 개념들을 설명해준다. 여기저기서 얻은 단편 지식들을 정리할 필요가 느껴지던 차에 큰 도움이 되었다. 책 사이사이에 들어있는 저자가 세계 일류라고 일컬어지는 대학과 NASA에서 세계 석학들과 함께 공부하고 연구한 경험담들은 젊은 학생들에게 꿈을 키워 줄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에는 대중 과학서를 쓰는 저자들이 많지 않다. 물론 탄탄한 독자층의 확보가 필요 조건이긴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재미있는 대중 과학서를 쓰는 전문가들이 다양하게 나왔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저자를 눈여겨보게 된다. 인터넷에 보니 최근에 나온 저자의 다른 책이 있다. 기대감을 가지고 읽어봐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