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도둑
미셸 주베 지음, 이세욱 옮김 / 아침이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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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미셀 주베는 소설가이기 전에 신경생리학자이다. 의과대학에서 수면 연구소를 이끌면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수면 연구의 길을 이끌었다고 한다. 역설수면의 발견자이기도 하다고 한다.

 

   한 사람의 인격이 지속되는 이유는 뇌 속에 개인의 특성을 유지시키는 무언가가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미셀 주베는 주장하고 그것이 바로 꿈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과 구별이 가능한 이유는 역설수면 중에 꿈을 꾸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수면 중에 특정한 약물을 주입하면 인격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를 하던 주베는 요양원에서 지내는 동안 본인도 모르게 자신의 실험의 피시험자가 되어 전혀 다른 인격의 사람으로 바뀌는 경험을 한다. 지신이 평생을 바쳐 연구하고 주장한 이론을 아무렇지 않게 부정한다. 그리고 전혀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하게 된다. 이로써 미셀 주베의 이론의 타당성은 입증된 셈이다.

 

   실제로 미셀 주베의 인격형성 이론이 얼마나 타당한지 또 역설수면 단계에서의 약물 주입이나 어떤 조작을 통해 인격이 과연 바뀔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런 연구가 도덕적인 문제점은 없는지 잘 모르겠다. 요즘은 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고 연구도 무척 활발한 것 같다. 저자가 꿈을 연구하는 신경학자이니 만큼 소설이라고 가볍게 읽고 넘기기엔 약간의 무게감이 있지만 소설적 재미도 갖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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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 10년 후 세계를 움직일 5가지 과학 코드
리처드 뮬러 지음, 장종훈 옮김 / 살림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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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를 넘기면 화려한 극찬의 추천사들이 나온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미국 주도의 현재의 상황이 영원무궁하길 바라는 미국인들의 찬사였음을 깨닫고 조금 씁쓸해진다.

 

   현대 사회의 중요한 5가지 과학적 주제 테러리즘, 에너지, 원자력, 우주, 지구온난화에 대해 물리학자인 저자는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대통령(사회의 지도자)이 알아야 하는 핵심 주제이며 이에 대해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객관적으로 접근한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현재 미국의 위상과 지위가 영원히 유지하길 원하는 미국인이고, 책에는 미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기본 정신이 일관되게 흐르고 있다. 과학적 사실만을 얻기 위해 이 책을 읽을 수는 있겠지만 미국인이 아닌 나는 읽는 내내 심기가 편하지 만은 않았다.

 

 1부 테러리즘에서 9.11테러로 붕괴된 건물의 붕괴 원인에 대한 과학적인 조명,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과학적 평가, 2부 에너지에서는 태양에너지의 경제성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런데 3, 원자력으로 가면 저자의 주장이 과학이란 이름을 쓴 정치적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들기 시작한다. 과학적 원리를 쓴 내용들이야 일반 독자들은 그냥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과 진실을 알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진실이란 무엇일까?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죽은 사람들 중에  방사능 피폭 후유증으로 암이 발병해 죽은 사람은 대략 2%미만이다.’(110) 이 말이 사실인지는 차치하고 2%미만이란 너무 작은 수치라서 재고의 가치가 없다는 의미로 쓰고 있다.

  제 4부 우주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무인 우주탐사와 로켓을 이용하자는 자료에 인용된 2%는 상반된 의미로 쓰인다.

 

  ‘우주왕복선은 안전하지 않고 적어도 가까운 장래에는 그렇게 될 수 없다. 생명을 담보로 하면서까지 꼭 그렇게 사용해야 하는가? 좀 솔직해지자. 왕복선을 활용한 임무는 계속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러려면 각 임무당 사망 확률이 2%는 된다는 것을 공개하고 시작하자는 것이다. (중략) 대중들은 그렇게 위험성이 높은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275)

절대적 수치로 따진다면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 암에 걸려 사망한 사람 수가 훨씬 많을 텐데 말이다.

  제5부 지구 온난화에서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고 한다.

  ‘대중이 지구 온난화에 대해 아는 것 중 대부분은 왜곡되고, 과장되고, 선별된 것들에 근거를 두고 있다.’(336)

 

  ‘온도 변화의 주요 원인은 이산화탄소의 농도 변화가 아니라 지구의 자전축과 공전 궤도 요소의 변화 때문이다.’(361)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미국은 1998년 국제 기후변화의 협약의 교토 의정서에서 발을 뺐다. 클린턴이나 부시 시절에는 아예 상정된 적도 없다고 한다.

 

  ‘미국은 지난 50년간의 온도 상승에 부분적으로나마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앞으로 나타날 변화에 대해서 미국이 책임질 일은 없을 것이다. 피고는 아마도 인도와 중국이 될 것이다.’(377)

 

  저자는 책에서 CO2/GDP의 비율을 나타내는 그래프를 인용하며 이산화탄소의 배출 책임을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가들로 몰아가고 있다. 그런데 각 나라별로 이산화탄소 총 배출량이 얼마인지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왜 가장 기본적인 자료인 총 배출량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일까?

 

  모든 책임에서 벗어난 미국은 지구 전체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20%를 쓰는 것 또한 당연하다는 전제하에 저자는 자신의 논리를 펼쳐나간다.

 

  저자는 잘못된 정치 논리에 선동되지 말고 세상을 과학적으로 판단하라고 하는데 과연 사회, 정치와 떨어진 과학은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이 책 또한 과학이란 이름을 쓴 또 다른 선동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금수저의 논리는 흙수저의 논리가 될 수 없지 않은가? 책 속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과학적인 사실들은 우리에게 지적 깨달음과 넓은 안목을 키워주지만 이 또한 선별해서 받아들이는 눈을 키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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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의 연금술 - 생명과 죽음의 원소, 질소를 둘러싼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 이야기
토머스 헤이거 지음, 홍경탁 옮김 / 반니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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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도서를 읽으며 전율을 느낄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과학이란 상아탑 안의 순수한 학문이 아니다. 과학자 또한 사회와 역사의 질곡과 함께 개인적 욕망과 시대의 요구에 얽힌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카를 보슈와 프리츠 하버를 통해 그리고 있다.

 

  지구가 수용할 수 있는 인구는 과연 얼마일까?

유명한 맬서스의 말에 이어 19세기의 크루스는 기아 사태를 막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 예언했다. 식량 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질소가 필요하지만 공기 중의 질소는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직접 이용할 수 없다. 식물에 의한 고정과 번개에 의한 고정은 그야말로 필요한 식량 생산의 절대치에 미치지 못한다.

 

  칠레의 초석, 폐루의 구아노, 아타카사막의 질산염 모두 비료로 사용되면서 이를 둘러싼 각국의 갈등과 쟁탈전은 전쟁을 불러 일으켰다. 칠레의 노동운동의 역사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음은 물론이다.

 

  하버 - 보슈 공법은 식량 생산의 증진에 기여 했고 자연 상태의 비료 사용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게 만들었다. 보슈는 자신의 발명을 더욱 완벽하게 하는 것에 온 힘을 기울여 공장 시스템을 대형화하고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더 값싸고 더 많은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였다.

 

  비료와 TNT의 원료는 같은 질소이기 때문에 전쟁이 잃어나자 보슈가 발명했던 공장의 기계들은 폭탄 재료를 만드는데 활용되었다. 전쟁을 통해 더 크게 성장한 바프스는 단순 화학기업을 넘어 방위산업체로 성장했고 더불어 보슈의 지위도 크게 상승하였다. 그러나 자신과 맞지 않는 수장 자리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과학자 보슈의 여러 면모가 그려지고 있다.

 

  하버는 뛰어난 과학자이기도 하지만 유대인인 자신을 부정하며 완벽한 독일인이 되고 싶어 했고 명예와 권력에 목말라 했다. 독일에 절대적 충성을 맹세하기도 하고 독가스를 개발하여 전쟁에 이용하기도 했다. 살생 가스를 개발하여 전쟁에 이용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부인 클라라는 자살을 한다. 하버의 질주는 독일이 전쟁에 패할 때까지 계속 되었고 재혼한 사를로테와도 평탄하게 살지 못하였다.

 

  독가스전을 주도한 혐의로 전범으로 몰리기도 했지만 하버는 암모니아 합성의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은 분노했지만 그의 발명은 인류를 기아에서 구한 것만은 확실하다. 하버는 불우한 말년을 살았고 그토록 독일인화 하고 싶어 했지만 결국 독일에 묻히지도 못하였다.

 

  보슈는 다시 합성 가솔린을 생산을 연구했고 성공했다. 그러나 그의 예측과는 다르게 오클라호마에서 새로운 유전이 발견되며 원유 부족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가 생산하기 시작한 합성가솔린은 히틀러의 광기 어린 전쟁의 바탕이 되었고 보슈는 심각한 우울증과 신체적 증상을 겪게 되었다.

 

  그의 평생의 혼과 열정이 서린,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규모였던 로이나의 공장 지대는 연합군에 의해 파괴되었다. 그러나 인류를 기아에서 구하기도 하고 살상하기도 했던 로이나의 기계들은 세계로 퍼져 나갔다. 보슈가 원했던 대로 전세계 사람들에게 식량을 제공하는 데 이용되었다.

 

  인류의 종말은 하버-보슈 덕분에 오지 않았다. 식생활은 개선되었고 오히려 식량은 넘치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기아에 굶어 죽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은 식량 생산이 부족해서가 아니고 운송 시스템의 붕괴 때문이다.

 

  저자가 정작 하고 싶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우리는 합성비료를 사용하며 풍요로움을 얻었지만 토질은 나빠지고 재배 작물의 종류는 줄고 병이 늘어났다. 인간 또한 과체중과 당뇨 심장병 등이 증가되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구 생산해서 사용하고 있는 하버- 보슈 공장들의 질소들이 지구 생태계 순환에 어떻게 작용하고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아직 모른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과학에게 다시 한 번 획기적인 전환을 일으킬 연구를 부탁해야 할 것 같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게 먹고 사는 이 시대에, 지구에서 생물, 토양, , 공기, 바다가 공존하기 위해 탄소 뿐 아니라 질소의 순환에도 인류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방향타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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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
장하석 지음 / 지식채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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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이란 이름의 또 다른 종교를 극복해야한다.

저자는 진지하고 차분하게 그리고 무척 성실하게 과학과 철학이 만나야 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전개해가고 있다. 전형적인 학자의 모습이 그려지며 책의 주제와 내용에서 신선한 느낌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과학은 당연히 자연에 대한 진리를 추구한다고 믿고 있었고 자연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올바른 지식은 하나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정답 찾기에 몰두해온 학교 교육과 세뇌된 역사적 산물 일 뿐임을 깨달게 되었다.  이 시대 과학은 이미 신의 경지에 올라서 있다. 유일신(일원주의)에 대한 믿음처럼 오로지 과학적 정답도 하나라고 믿고 과학을 숭배해 왔음을 이 책은 지적하고 있다.

 

  “과학은 인간을 초월하는 진리의 추구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자연을 깨쳐나가는 문화적 과정이다.”(10)

 

PART1. 과학지식의 본질을 찾아서

  큰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포퍼와 쿤의 사상을 통해 과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서로 상충하는 견해를 가질 수 있음을 보이고 있다.

  포퍼는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판정신이며 종교적, 독단적, 음모론처럼 사람을 홀리는 것은 비과학적이라고 했다. ‘반증주의철학을 세우고 과학은 끝없는 추측의 반증의 과정이라고 했다.

  반면 쿤은 하나의 패러다임이 성립하면 과학은 그것을 충실히 따라가며 기초적 논의와 논란은 접어두고 난해하고 정밀한 전문지식을 쌓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과학연구의 목적은 기존 패러다임의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정상과학이론을 주장했다. 과학혁명을 통해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면 관측되는 사실, 개념의 의미가 모두 달라진다.

 

   “우리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 세상이라는 것은 패러다임을 통해서 걸러져 나온 것이다. 진짜 자연그 자체를 인간은 알 수 없다. 인간은 관측을 통해서 자연을 알게 되는데 그 관측은 특정한 패러다임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가 알 수 있는 자연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바뀐다는 것이다.”(141)

 

  진리에 더 가까이 접근함으로써 과학이 진보한다는 생각은 사실이 아니며 과학이란 자연에 대한 진리가 아니라 진상을 밝히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노이랏의 주장처럼 과학자들은 배를 타고 가면서 조금씩 고쳐서 더 짜임새 있고 물이 새지 않게 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PART2. 과학철학에 실천적 감각 더하기

   “과학자들이 어떤 연구과정과 어떤 사고방식으로 그 결과를 얻어냈는가는 일반인들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과학 방법론의 본질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과학의 결과만 믿는 것은 맹신에 불과하고, 믿지 않는다면 근거 없는 비이성적인 거부입니다. 또 과학의 본질에 대한 감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 과학정책을 세운다고 나선다면 그 또한 큰 문제일 것입니다.”(282)

 

  무조건 외웠던 화학혁명의 아버지 라봐지에(이렇게 쓰는 것이 실제 발음에 더 가깝다고 저자는 말한다.)에 대한 재조명을 하고 있다. 그의 이론은 당시 상당히 발전했었던 플로지스톤 이론을 살짝 바꾼 것에 불과하며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정치적 작업을 통해 얻은 명성일 뿐이라고 한다. 그가 플로지스톤 이론을 사장시키지 않았다면 오히려 화학이 더 발전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또 물은 H2O라고 누구나 당연하다고 여긴다. 조금의 의심도 안 해본 H2O가 쓰이기까지의 과정은 간단하지도 쉽지도 않았음을 밝히고 있다.

 

  ‘9. 물은 항상 100도에서 끓는가?’, ‘10. 집에서 하는 전기화학은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만하다. 옛날 과학자들이 갖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밝혀낸 과정을, 고 문헌을 뒤져 찾아내고 직접 실험을 통해 증명해보이고 있다. 물론 엄청난 실험장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대단히 복잡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과학적 탐구의 과정과 과학적 사실이 받아들여지기까지의 과정이 독자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다. 절대적이라고 생각했던 과학적 사실들이 사실 알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고 한다. 과학의 간단한 문제도 정확한 답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18세기말에서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현대처럼 과학이 권위적이지도 않았고 아마추어 과학자들도 많았다고 한다.

 

PART3. 과학지식의 풍성한 창조

  저자는 인본주의 과학철학다원주의적 과학을 주장한다.

  “사실 과학을 하는 과정의 모든 단계에 인간의 본성, 인간의 능력과 한계, 인간의 욕망과 목적 등이 다 들어갑니다.”(348) “과학이 과학자들의 순수한 연구만으로 이루어진다는 생각은 환상입니다.”(349)

 

   이제는 과학이 진리를 추구하고 그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는 꿈에서 깨어나야 할 것 같다.

과학의 독재도 독재다. (중략) 특히 전문가나 높은 사람이 하는 말이면 무조건 신봉하는 태도를 키운다면, 우리의 일상생활과 정치형태에 아직도 팽배해있는 권위주의적 태도를 더욱 권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반면, 시민들이 진정한 독립적 과학탐구를 배우는 것은 권위주의와 이데올로기의 맹종을 막는 가장 확실한 길이 될 것입니다.”(411)

 

   모든 사람의 목표가 동일하다면 대다수가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고, 그 많은 사람들은 실패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저자의 말을 다시 생각해본다. 책을 덮고 나니 조금은 자유로워지는 느낌이 든다. 과학이란 절대적이지도 않고 통일된 정답 추구는 더더욱 아니다. 자연에 대한 진리라는 말에 매달릴 필요도 없다. 다원주의적 과학을 인정하는 다원주의적 사회를 이루기 위해 이제 그만 감고 있던 눈을 떠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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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 보급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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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처음 읽을 때 코스모스는 지식 책으로 다가왔었다. 천문학 관련 내용과 더불어 과학을 뛰어넘는 폭넓은 지식적 내용을 소화하려 애쓰며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감동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읽으니 칼 세이건이 보인다. 칼 세이건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읽는 내내 그것에 초점이 맞추어졌었던 것 같다. 그리고 더 감동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꾸준히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유를 생각했다.

 

   칼 세이건의 생각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먼저 인류는 이제 합리적인 과학적 가치관과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이성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 과거 찬란하고 빛나는 문화와 전통은 위대하지만 극복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특히 몇몇 종교들은 비과학적인 요소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이어가야 할 전통이 있다. 객관적 실험과 관측, 이성적 사고로 현대 과학이론과 오히려 맥을 같이 했었던 이오니아의 과학이다.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에서 잠시 이어갔지만 결국 역사 속에서 사라지며 오히려 과학적으로 퇴보의 길을 걸게 되었다. 이오니아 과학자들은 우주에 내재적 질서가 있으며 우주도 이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그곳에서부터 맥을 찾아와야 한다.

   둘째 과학적으로 사물을 보고 자연을 본다는 것은 우리의 존재를 객관적으로(과학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빅뱅이후 물질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우주의 아주 작은 밀도 차이로 별이 만들어졌다. 별의 일생을 통해 만들어진 많은 원소는 곧 지구에 사는 우리를 이루는 원소이다. 결국 우리는 별의 자손이다.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고 또한 우리의 기원을 찾기 위해 우주의 탐사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아니 꼭 필히 해야만 하는 일이다. 우리는 외계의 지적 생명체의 존재와의 대화를 준비하며 우주 속에서 우리의 문명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알아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간의 가장 고도로 진화된 고등한 뇌에는 과학이 가장 적합하며 어느 문화권이라도 시간의 차이는 있을 뿐 당연히 과학이 꽃을 피울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 한다.

   셋째 우주적 시간 단위로 보면 찰나의 순간을 사는 인간은 점점 파괴적인 능력 또한 갖게 되었다. 잘못하면 인류를 파멸로 이끌 상황에 처한 지금 평화적인 지구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군비를 확장과 경쟁, 핵폭탄과 수소 폭탄의 사용으로 핵전쟁의 위협에 직면해 있는 인류는 새로운 가치관으로 지구를 위험으로부터 구해내야 한다. 상대국을 지배하기 위해 개발되는 여러 기술과 에너지를 죽음과 파괴가 아니라 지구 전체의 삶을 위해 이용되어야 한다. 지구에 사는 모두는 우주적 관점에서 보자면 모두 같은 사람들이고 존중받아야 한다.

 

   “우리는 종으로서의 인류를 사랑해야 하며, 지구에게 충성해야 한다. 아니면 누가 우리의 지구를 대변해줄 수 있겠는가? 우리의 생존은 우리 자신만이 이룩한 업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인류를 여기 있게 한 코스모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인간을 알릴 수 있는 동판을 실은 보이저호가 태양계를 벗어나며 찍은 지구는 푸르고 창백한 점이었다고 한다. 그 이후 그리고 칼 세이건 사후 여러 목적의 우주 탐사선은 우주를 향해 날아갔고 또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여러 새로운 과학적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칼 세이건만큼 외계의 지적 존재의 가능성을 자신에 차서 확신하는 과학자, 그리고 그것을 일반 대중들과 함께 나누려고 하는 열정적인 과학자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시간이 흐를수록 칼 세이건은 일반인에게 더 다가오는 것 같다. ‘코스모스는 일반인을 위한 과학책의 결정판이다.

 

  지구에서 인류의 평화적 공존과 더불어 우주 문명의 일부이기를 원했던 칼 세이건의 생각이 현실로 다가올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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