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중국 아가씨들> 

Oil on canvas, 45.5×38.0cm, 20142015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도 행복한 순간을 의미한다.

이사 온 첫날, 서로에게서 묘한 감정을 느낀다. 마치 뒤바뀐 물건들처럼.

저녁마다, 달랑거리는 그릇 하나를 손에 들고 국수를 사러 나서는 리첸 장만옥.

그녀의 곱고 아리따운 자태를 감싸는, 각양각색의 중국풍 예스러운 복식들.

혼자 국수를 먹고 나온 차우 양조위는 홀린 듯 그녀의 섬세한 실루엣을 뒤쫓는다.

 

골목길 층계를 따라 봄바람이 일렁인다.

살랑살랑 그녀의 옷자락이 나부낀다.

수줍게 비껴가는 그 시절의 달뜬 꿈 하나

애잔한 풍경처럼 먼지 낀 창틀 너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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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덕포리, 여름 들녘에서>

Oil on canvas, 65.2×53.0cm, 2015

 

나는 수풀 우거진 강가로 간다

마른 장작불처럼 타오르는 태양을 향해

아무도 오지 않는 오후, 텅 빈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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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여름을 건너는 조각배> 

Oil on canvas, 65.2×53.0cm, 20132014

 

여름 강변에 앉아 지나간 추억들을 떠올리다 보면

푸른 망토처럼 너울거리는 지중해 바람이 불어온다.

너를 생각할 때마다 비로소 존재하는 생의 한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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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지난 여름, 수박>

Oil on canvas, 45.5×38.0cm, 2015

 

여름 문턱이 어수선합니다.

운동화 끈을 단단히 묶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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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세 자매>

Oil on canvas, 65.2×53.0cm, 2014


어제는 아버지 산소에 다녀왔다. 명절 연휴를 앞두고 갑자기 약속이 잡힌 터라 함께 간 사람은 엄마와 나, 언니뿐이었다. 차 운전은 내가 하고, 점심은 언니가 사고, 잔소리는 엄마가 담당했다. 아버지는 땅속 깊은 곳에서 망각의 잠을 자고 있었다. 추석이 가까워서인지 성묘객들이 많았다.


아버지 묘비 앞에 심은 연산홍 두 그루가 눈에 거슬릴 만큼 웃자라 있었다. 잔가지를 다듬고 주변 잡초들을 뽑아내는 동안 자꾸만 아버지의 옛 모습이 아른거렸다.


엄마의 종교는 죽음 이후를 절대적 ‘무’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후, 불면 그대로 사라지고 마는 실체의 증발. 동력을 잃고 암흑물질 속을 떠도는 우주선 한 대. 고래 뱃속처럼 컴컴한 어둠 속에 가없는 평온만이 누에고치처럼 웅크리고 있다.


아버지! 잘 계시는 거죠?


그림<북경에 온 마마걸스>

Oil on canvas, 65.2×53.0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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