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 물욕 먼슬리에세이 1
신예희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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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쓰는 맛이지. 꼭 써야 할 곳에 돈을 써야 하지만, 때론 사지 않아도 되는 것을 비싸게 주고 사는 '돈지랄'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스트레스 받을 때, 답답할 때... 그래서 기분 전환하고 싶을 때.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신예희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은 제목만큼이나 강한 인상을 남긴 책이다. 책을 꺼내들자마자 "어머~! 이건 꼭 봐야 해!"라는 느낌이 절로 드는 세련된(?) 컬러와 조형 이미지로 가득한 표지가 눈에 띄었다. 실제로 이 책을 회사에 갖고 가서 팀 후배들에게 보여줬더니 단번에 "어머!"라는 감탄사가 동시에 나왔다.

글은 또 얼마나 찰지게요.(아... 신예희 작가의 이 말투. 은근 중독성 있다. 나도 어느새 따라하게 되었다) 입에 쫙쫙 붙는 느낌이랄까. 눈이 즐거워지는 문체와 내용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기쁨을 선사했다. 그리고 '돈지랄'이란 단어를 쉽게 입 밖으로 내놓을 만큼, 호쾌하고 털털한 모습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신예희 작가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돈지랄'을 했던 기억을 적어내려간 에세이다. 임시 제목이 <물욕>이라고 했으니, 쉽게 '물욕 에세이'라 칭해도 좋겠다. 평소엔 적금을 12개나 가입할 만큼, 그리고 20년 넘게 10원 단위까지 꼼꼼하게 가계부를 써온 짠순이지만, 돈을 써야 할 때는 '돈지랄'을 하는 모습. 내가 바라던 모습이다. 암... 쓸 땐 써야지.(아...자꾸 말투 따라감...)

나보다 몇 살 많은 언니의 에세이라 그런가. '돈지랄'했던 대상과 '돈지랄'하고 싶은 대상이 많이 겹쳤다. 특히 웹툰 작가로 살았던 시절 장비였던 와콤 태블릿을 보고 반가웠다. 특히 액정 태블릿인 신티크는 사지 않았다고 하는데, 재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내가 남편에게 선물했던 '신티크 프로'가 지금 저쪽에서 나를 보고 웃고 있다. '내가 바로 돈지랄이다'라고 하면서...

최근 가장 갖고 싶은 게 '스타일러'라는 것도 같은 마음. 꼭 사고 싶은데, 또 내 돈 주고 사기엔 좀 아까울 것도 같은 인간의 이중성.(뭐 이런 곳에 '이중성'을 갖다 붙인다지) 작가가 스타일러를 샀다는 소식을 들으면, 나도 어쩌면 12개월 할부로라도 지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만큼 이 책에 빠져들었고,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반말과 유머러스한 존댓말이 적당하게 잘 버무러져 마치 개그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만나고 무척 유쾌할 것만 같은 느낌. 글에서 그런 긍정적인 에너지가 뿜어나왔다. 재미있는 표현, 인상깊은 부분을 기억하고 싶어서 나올 때마다 사진으로 찍어놨더니 그 양이 꽤 되었다. 그만큼 글이 맛있고 재미있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은행 앱은 못생겼고...'

저자가 카카오뱅크를 열렬히 이용하는 이유가, '대부분의 은행 앱이 못생겼기' 때문이란다. 아이고 배야~ 책을 읽으면서 실제로 웃음이 터진 경험, 실로 오랜만이다. 이런 부분이 한 두 곳이 아니라는 게 이 책의 선물. 작가의 자동차인 '죄송이' 구매기도 재미있었고, 두 번째 자동차를 만나게 된 과정도 흥미로웠다. 샤오미, 로봇청소기, 노트북 거치대... 책에 나온 대부분의 '돈지랄'은 나도 무척 관심이 많았던 것들이라 반가웠고, 잘 알지 못했던 것은 바로 찾아보면서 장바구니에 넣어두는 '돈지랄 실습'을 병행하기도 했다.

                                                                                              

 

손바닥만한 포켓북 사이즈라 출퇴근길에 가볍게 읽을 수 있어 더 좋았다. 특히 지하철에서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앞에 앉아있는 사람의 시선이 표지에 멈춰있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샤방샤방한 표지디자인에 눈이 멈췄는데, 제목이 '돈지랄'...'돈지랄이라니'.

요새 피곤하고, 마음도 힘들고, 어깨 쳐지는 나날이 계속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웃음꼬리가 2센티 정도는 올라간 느낌이다. 이렇게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면, 이런 '돈지랄'은 가끔 해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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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빨리 끝내는 사람의 42가지 비법 - 일을 잘한다는 건 빨리 끝내는 것이다
요시다 유키히로 지음, 김진연 옮김 / 센시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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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하고 못하는 걸 속도로만 판단할 수는 없으나, 분명한 건 일을 늦게 하는 사람치고 잘하는 사람을 못봤다는 것이다. 실무를 하는 팀원으로 일할 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팀장이란 관리자로 위치를 바꾸면 보이게 되는 것들이 있다. '일잘러'와 '일못러'를 구별하는 눈이 생긴다.

<일 빨리 끝내는 사람의 42가지 비법>(요시다 유키히로 지음, 김진연 옮김 / 센시오 / 2020)은 제목 그대로 일을 빨리 끝내는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다시 말해, 일 잘하는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은 일을 빨리 하는 사람과 늦게 하는 사람의 비교를 통해 어떻게 하면 일을 빨리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알려준다.

특히 내가 오래 전부터 외쳤던 말이 책에 나와서 반갑기도 했고,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에 위안이 되기도 했다. 그것은 '아침 시간에 대한 중요성'이다.

 

 

아침 시간은 머리가 맑아 생산성이 높은 데다 전화로 별로 걸려오지 않는다. 이렇게 귀중한 시간은 기획서 등의 창조적인 업무나 사업계획서 검토 등과 같은 집중력이 필요한 업무에 할당하는 것이 현명한 업무방식이다. 머리가 상쾌한 만큼 일도 척척 진행되어 예정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일을 마무리할 수 있다.

 

너무 당연한 말인가. 그래서 잊고 지낸다면, 이 내용을 다시 한번 떠올릴 필요가 있다. 실제로 내가 하고 있는 업무가 매일 반복되는 루틴한 업무와 창조적인 업무가 밸런스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열어보는 건 창조적인 업무쪽이다. '맑은 머리'로 일을 시작하면 집중도 잘되거니와, 생각도 잘 나기 마련이어서 창조적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리고 오후에 하는 것보다 작업 시간도 훨씬 빨라짐을 이미 많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래서 아침에 와서 해야 하는 게, 오늘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맑은 머리로 할 수 있는 업무를 먼저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이 일을 빨리 하는 방법의 하나라니, 참 반가웠다.

또 하나, 학교에서 50분 수업-10분 쉬는 시간이 있는 것처럼, 업무를 할 때에도 집중하는 시간과 휴식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져야 한다는 것에 적극 공감한다. 점심시간에 15분 정도 낮잠을 취하는 것도 오후 업무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도 잊고 있던 부분이었다.

 

 

내가 예전에 회사를 다니다가 쉬었던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번아웃. 지치고 피곤해서 에너지가 완전 소진된 상태였었다. 그 당시엔 단지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게 번아웃이었다. 이런 번아웃을 막기 위해서라도 저자는, '피곤해지면 쉬는 것'이 아니라 '피곤해지기 전에 쉰다'는 포모토로 테크닉을 제안했다. 피곤하다는 것을 느끼기 전에 쉬어야, 오래 이어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일 빨리 끝내는 사람은 스타벅스 사고, 일 늦게 끝나는 사람은 맥도날드 사고.

흥미로운 제목이다. 글을 보니 스타벅스는 기본 매뉴얼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사람마다 원하는 레시피를 맞춰주듯, 스스로 생각해서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넓은 반면에, 맥도날드는 일말의 융통성 없이 매뉴얼에 완벽히 들어맞는 스타일을 말한다. 일이 매뉴얼대로 진행된다면 얼마나 수월하겠는가. 하지만 대부분의 일이 생각대로, 매뉴얼대로 움직이지 않으니 융통성 있게 진행을 해야 일이 빨리 진행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과연 나는 어느 쪽인가 생각을 해보았다. 내 딴에는 '일잘러'로 기억되고 싶지만, 마음대로 일이 되지 않을 땐 감정조절을 하지 못하거나 사소한 일에도 쓸데없이 에너지를 소비하는 경우도 있음을 반성한다.

더불어, 조직을 이끌어가는 입장에서도 과연 나는 어떤 관리자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모든 팀원이 일을 빨리 해내면 좋겠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조직이다보니 어떻게 그들의 역량을 끌어올려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오래했다. 그런 의문에 이정표를 이 책이 준 느낌이 든다. 어떤 식으로 업무를 해야 조직력을 높이고, 개인의 역량도 함께 올릴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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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빛나는 순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윤예지 그림, 박태옥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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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

이름만으로 힘이 되는 작가. 힘들 때 그의 책을 읽고 기운을 낸 기억이 있어서인지, 이번에 신간이 나온다고 해서 더 많은 기대가 됐다. 이번엔 또 어떤 신비로운 긍정의 힘을 받을까.

<내가 빛나는 순간>(파울로 코엘료 지음, 윤예지 그림 / 자음과모음 / 2020)은 파울로 코엘료의 글에 윤예지 작가의 일러스트가 어우러진, 일종의 그림 에세이다.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그림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코엘료 할아버지의 긍정 메시지는 역시 힘이 있다.

 

 

시작하기 전에-

두렵습니까?

그럼 하지 마세요.

결심했습니까?

그럼 두려워하지 마세요.

모든 일에 앞서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그 다음 단계로 가는 과정이 훨씬 수월해질 것 같다. 두렵다면 하지 말고, 결심했다면 두려워하지 말기를. 마치 나에게 던지는 말처럼 느껴졌다.

 

 

책은 마치 시집처럼 짧게 쓰여져 있다. 하지만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목소리 큰 잔소리꾼이 아니라, 인상 좋은 할아버지가 옆에서 소곤소곤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한번 해봐. 너는 분명 할 수 있을 거야. 두려워하지 마. 다 잘될 거야." 마치 코엘료 할아버지가 이런 말을 들려주고 있는 착각이 들었다.

  

감정에 충실하기-

여전히 울고 싶다면 눈물은 닦지 마세요.

여전히 알고 싶다면 해답에 만족하지 마세요.

'아니오'라고 하고 싶은데 '네'라고 하지 마세요.

'가자'라고 하고 싶은데 '있자'라고 하지 마세요.

 

이 글도 여운을 많이 주는 글이다. 하고 싶은 대로 하라.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라. 인생은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속삭임이 들렸다. 또한 '인생이란, 두려움에서 사랑으로 이어지는 긴 순롓길'이라는 말도 오랜 여운이 남는다. 누구나 두려움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도착점은 사랑이라는 것. 얼마나 마음 따뜻해지는 문장인가. 지금 당장 내 삶이 힘들어도, 종착지가 사랑이라면 견디고 계속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상식을 뒤집는 글도 좋았다. 보통 여행을 떠날 때, '새로운 내가 되기 위해' 떠난다는 비장한 각오를 갖기 마련인데, 진정한 여행은 '진짜 나를 찾아가는 것'이라는 사실. 지금까지의 내가 아닌, 전혀 새로운 내가 되어 돌아오겠다는 결심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진짜 나를 조금이라도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그 여행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책을 읽다보니 마음이 점점 따뜻해졌다. 그리고 긴장이 풀어지며 마음이 노곤해졌다. 24시간 내내 금방이라도 끊어질 것만 같은, 팽팽한 줄처럼 긴장하며 살고 있던 내게 조금 쉬어가도 된다는 마음 편한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그래서인가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목소리도 차분해지고 마음도 고요해진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부분에 나온 '책'에 대한 이야기. 이 책을 읽는 나 역시 파울로 코엘료 작가의 마음과 나의 영혼...그리고 내 삶의 일부를 공유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책으로 그렇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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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맞추자 인생이 달라졌다 - 일, 관계, 삶을 바꾸는 간단하지만 놀라운 소통의 기술
브라이언 그레이저 지음, 박선령 옮김 / 토네이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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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맞추자 인생이 달라졌다>(브라이언 그레이저 지음, 박선령 옮김 / 토네이도 / 2020).

 

제목을 보고 '아이컨택트'를 말하는 것인가 생각했다. 물론, 제목에서 연상하는 것처럼 '눈을 바라보고 말하는 것'을 의미하는 게 맞긴 하다. 하지만, 마지막장을 덮었을 때 내 마음에 새겨진 키워드는 '경청', '집중'이다.

 

저자인 브라이언 그레이저는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제작자로 <뷰티풀 마인드>, <아폴로 13>, <8마일>, <다빈치 코드>, <아메리칸 갱스터>, <신데렐라 맨>, <스플래쉬> 등 다수의 영화를 만들었다. 이렇게 유명하고 대단한 영화의 제작자라니, 게다가 이 영화 중 한 두 편을 제외하고는 내가 다 본 영화의 제작자라니 놀라웠다. 자막 읽는 번거로움 때문에 갈수록 한국영화만 찾아보는 내가 본, 상대적으로 관람의 비중이 적은 외화의 제작자라니 마치 유명한 연예인의 책을 읽는 느낌이었다.

 

 

진심을 담은 눈빛은 집중하고 있다는 신호다. 이는 내가 상대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눈 맞춤은 호기심, 신뢰, 친밀감, 공감, 취약성 등 의미 있는 관계에 꼭 필요한 모든 요소를 손에 넣기 위한 시발점이다. 누군가의 눈을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것은 곧 내가 그를 보고 있고 그의 인간적인 부분을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눈 맞춤은 상대방도 우리를 알아가고 싶게 만들어준다.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게 이 단락이 다 담겨 있다. 진심을 담은 눈빛은 집중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 이 말에 상당히 공감이 된다. 나이가 들수록 눈빛을 보면서 상대방의 관심 정도를 판단하게 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슬슬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상대방이 나에게 집중하는지, 집중하는 척을 하는지.

 

 

 

이렇게 대단한 영화 제작자인 브라이언 그레이저가 처음부터 잘 나가는 사람은 아니었다. 어렸을 적엔 난독증이 있어서 일상적인 삶을 지탱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20대 초반에는 워너 브라더스의 하급 법률사무원으로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그가 몇 십년 후, 헐리우드를 쥐락펴락하는 대표 제작자가 되기까지 얼마나 노력을 해왔을까, 감히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이지 않을까.

 

영화제작자로 일하면서 유명 배우와 영화감독, 연예인은 물론, 빌 게이츠, 심지어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과의 만남까지 이루었던 사람이었다. 자신의 난독증을 탓하면서 하급 사무원으로서의 역할만 해냈다면 과연 오늘날 브라이언 그레이저란 위대한 영화제작자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 누구라도 명확하게 답을 내릴 수 있는 질문이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호기심 대화'라는 부분이었다.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낯선 이들과 나누는 대화를 저자는 이렇게 명명하였다. 호기심 대화는 상대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야 상대방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나는 상대방이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질문을 던지려고 노력한다'고 말한 저자의 글을 보면서, 노력 이상의 집념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저자가 만든 영화 제작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자주 나온다. 내가 봤던 영화, 내가 아는 배우의 이름이 나오니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타고난 성공가일 줄 알았는데, 그러한 성공을 위해 그가 했던 숱한 노력과 도전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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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과의 대화
이시형.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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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 박사의 책은 이전에도 여러 권 읽으며 깊은 인상이 남았기에, 이번에 새로 나온 책도 기대감을 안고 읽었다. 특히 박상미 심리상담사와 함께 쓴 책이라 더 많은 힐링을 기대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고도 남았다.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이시형, 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는 <죽음의 수용소에서>로 유명한 빅터 프랭클의 '의미치료'를 정신과 의사와 심리상담사의 입장에서 설명하고 재해석한 심리학 책이다.

 

의미치료. 영어로는 '로고테라피(Logotherapy). 낯선 용어이다. 하지만 이게 무슨 뜻인지 짧은 설명을 듣고나면 "아~" 하면서 눈이 번쩍 떠질 것이다. 말 그대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 이 세상에 의미가 없는 게 하나도 없고, 의미가 없다면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특별하게 만드는 치료 효과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

 

생각해 보니 그렇다. 이시형 박사에게 큰 영향을 미친 빅터 프랭클의 긍정 마인드를 보면 의미치료에 더 가까워진다.

 

 

어느 때건 인생엔 의미가 있다.

어떤 사람, 어떤 인생에도

이 세상에 생명이 있는 한 충족시켜야 할 의미,

실현해야 할 사명이 반드시 주어져 있다.

네가 모르고 있을 뿐,

네 발밑에 이미 있다.

 

 

 

이 세상에 의미가 없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우리의 궁극적 본질은 로고스였다'고 밝히는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이미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박상미 상담사가 빅터 프랭클의 말 중 인상 깊게 들은 글이다. 정말 멋진 말이다.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라니. 그만큼 더 신중하고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라는 뜻이겠지. 그리고 내가 막 하려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이미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면 한 번 더 생각하겠지. 함부로 행동하지 않겠지.

 

어렵지 않은 말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빅터 프랭클의 위대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아우슈비츠에서도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열심히 살았던 빅터 프랭클. 이미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통해 그의 삶이 얼마나 고되고 믿을 수 없는 시간이었는지 보아왔다. 그럼에도 이렇게 긍정적이고 놀라운 의지를 보여준 건 '로고테라피'가 아니라면 가능한 일이었을까, 싶다.

 

 

 

이 책에는 자살을 생각했거나 시도했던 사람들, 수감자와의 상담, 우울증과 왕따에 시달렸던 사람들과의 상담이 나온다. 그리고 어떻게 그 위기를 극복했는지, 대화의 스킬이 나온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상담사가 내담자에게 해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해결되는 일이 많았다.

 

요즘 슬럼프였다. 풀리는 일이 없고, 세상에서 내가 제일 힘들게 사는 것처럼 느껴졌다. 산다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런데 '의미치료'의 관점으로 내 상황을 다시 들여다보자, 돌파구가 생겼다. 내가 힘든 이유. 거기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조용히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써보았다. 그랬더니 답이 나왔다. 내가 그 답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깨닫지 못했을 뿐.

 

극단적인 생각으로 치닫는 사람이라면, 마음이 너무 힘들어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사람이라면, 조용히 이 책을 펼쳐보면 좋겠다. 시끄럽게 떠들지 않고도 마음을 읽어주는 책이 바로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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