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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빨리 끝내는 사람의 42가지 비법 - 일을 잘한다는 건 빨리 끝내는 것이다
요시다 유키히로 지음, 김진연 옮김 / 센시오 / 2020년 5월
평점 :

일을 잘하고 못하는 걸 속도로만 판단할 수는 없으나, 분명한 건 일을 늦게 하는 사람치고 잘하는 사람을 못봤다는 것이다. 실무를 하는 팀원으로 일할 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팀장이란 관리자로 위치를 바꾸면 보이게 되는 것들이 있다. '일잘러'와 '일못러'를 구별하는 눈이 생긴다.
<일 빨리 끝내는 사람의 42가지 비법>(요시다 유키히로 지음, 김진연 옮김 / 센시오 / 2020)은 제목 그대로 일을 빨리 끝내는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다시 말해, 일 잘하는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은 일을 빨리 하는 사람과 늦게 하는 사람의 비교를 통해 어떻게 하면 일을 빨리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알려준다.
특히 내가 오래 전부터 외쳤던 말이 책에 나와서 반갑기도 했고,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에 위안이 되기도 했다. 그것은 '아침 시간에 대한 중요성'이다.

아침 시간은 머리가 맑아 생산성이 높은 데다 전화로 별로 걸려오지 않는다. 이렇게 귀중한 시간은 기획서 등의 창조적인 업무나 사업계획서 검토 등과 같은 집중력이 필요한 업무에 할당하는 것이 현명한 업무방식이다. 머리가 상쾌한 만큼 일도 척척 진행되어 예정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일을 마무리할 수 있다.
너무 당연한 말인가. 그래서 잊고 지낸다면, 이 내용을 다시 한번 떠올릴 필요가 있다. 실제로 내가 하고 있는 업무가 매일 반복되는 루틴한 업무와 창조적인 업무가 밸런스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열어보는 건 창조적인 업무쪽이다. '맑은 머리'로 일을 시작하면 집중도 잘되거니와, 생각도 잘 나기 마련이어서 창조적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리고 오후에 하는 것보다 작업 시간도 훨씬 빨라짐을 이미 많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래서 아침에 와서 해야 하는 게, 오늘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맑은 머리로 할 수 있는 업무를 먼저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이 일을 빨리 하는 방법의 하나라니, 참 반가웠다.
또 하나, 학교에서 50분 수업-10분 쉬는 시간이 있는 것처럼, 업무를 할 때에도 집중하는 시간과 휴식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져야 한다는 것에 적극 공감한다. 점심시간에 15분 정도 낮잠을 취하는 것도 오후 업무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도 잊고 있던 부분이었다.

내가 예전에 회사를 다니다가 쉬었던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번아웃. 지치고 피곤해서 에너지가 완전 소진된 상태였었다. 그 당시엔 단지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게 번아웃이었다. 이런 번아웃을 막기 위해서라도 저자는, '피곤해지면 쉬는 것'이 아니라 '피곤해지기 전에 쉰다'는 포모토로 테크닉을 제안했다. 피곤하다는 것을 느끼기 전에 쉬어야, 오래 이어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일 빨리 끝내는 사람은 스타벅스 사고, 일 늦게 끝나는 사람은 맥도날드 사고.
흥미로운 제목이다. 글을 보니 스타벅스는 기본 매뉴얼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사람마다 원하는 레시피를 맞춰주듯, 스스로 생각해서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넓은 반면에, 맥도날드는 일말의 융통성 없이 매뉴얼에 완벽히 들어맞는 스타일을 말한다. 일이 매뉴얼대로 진행된다면 얼마나 수월하겠는가. 하지만 대부분의 일이 생각대로, 매뉴얼대로 움직이지 않으니 융통성 있게 진행을 해야 일이 빨리 진행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과연 나는 어느 쪽인가 생각을 해보았다. 내 딴에는 '일잘러'로 기억되고 싶지만, 마음대로 일이 되지 않을 땐 감정조절을 하지 못하거나 사소한 일에도 쓸데없이 에너지를 소비하는 경우도 있음을 반성한다.
더불어, 조직을 이끌어가는 입장에서도 과연 나는 어떤 관리자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모든 팀원이 일을 빨리 해내면 좋겠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조직이다보니 어떻게 그들의 역량을 끌어올려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오래했다. 그런 의문에 이정표를 이 책이 준 느낌이 든다. 어떤 식으로 업무를 해야 조직력을 높이고, 개인의 역량도 함께 올릴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