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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죽고싶은 나 2
케르스틴 기어 지음, 전은경 옮김 / 책들의도시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2008. 7. 7
외국이라면 여자니 남자니 ... 하는 말이 무색할 줄 알았다 그냥 능력만 있음...아님 본인 개성만 있음... 그렇게 당당하게 살아갈 줄 알았다 하지만.... 여기 독일 게리의 집은 거의 한국의 한 가정을 보는 듯하다
친척들이 많아 경쟁심리가 가득하여 서로 비교하고 그래서 부러워하고 비하하고 돈많은 이에게는 어떻게던 연결고리를 만들어 유산을 많이 받으려 하고 아들우선 주의 라서 여아 보단 아들에게 전적으로 베풀고 남아를 선호한다 게리의 집도 아들을 바랐건만 그래서 이름도 남자 이름만 지어놓고 기다렸지만 모두 딸이다
서른의 여자...더군다나 고액과 전문직의 직업을 가지지 못한 여자는 실패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결혼조건도 의사나 박사 등...사자 돌림 아니면 귀족이 우선이다 여자의 생각은 필요없다....사자 들린 사람이 청혼을 하면 그사람의 성격이 어떻든 간에 무조건 받아들여져야 한다.......
주인공인 게르다(일명 게리)의 경우도........나이가 서른이다........직장은 연애소설작가(본인은 내세우고 싶고 자랑하고 싶지만 그렇게 대우 받지 못한다.....특히나 가족들이 숨기려고 한다)...또 결혼안한 싱글이다.........지금 약혼도 연애도 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거기다가 식구들 모두가 다 금발인데........게리는 갈색머리이다.........
금발우선 사회에서 갈색으로 태어난 게리는 이모한테 늘 (악마에게 주워온 자식.?...)이라는 타박을 받고 어린 나이에 결혼식에서조차 소외 받아 늘 말썽꾸러기로 낙찰이 되었다 한마디로 뭘 해도 안되는 아이로 집안에서 박혀버렸다....책에서 보면 엄마한테 한 번도 대든적이 없다고 하는데 은근히 자아가 강한 아이다.......이런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라는대로 하는 것보단 자기 생각이 우선이라 항상 부딪히게 되어있구 이상한 아이로 낙찰되어 버린다........
어찌 되었던.........어느 날.........되는 것이 없어 늘 구박만 받던 아이가 돈벌이도 달랑달랑하게된다... 거기다 친한 친구의 임신소식......정말 듣기 싫고 짜증난다. 앞으로 살 일도 막막하고 무시하고 구박만 하는 가족들도 보기 싫다. 그래서 자살을 결심한다. 모든 방법을 인터넷으로 검색 한 결과 피 흘리고 고통 받으면서 하는 자살은 싫다. 고민 하던 중 수면제 35알이 생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이다. 실행을 해야 한다. 철저하게 계획을 짜고, 자신을 구박하던 모든 사람들에게 평상시에 마음에 안들던 행동들을 편지로 유언으로 남길 계획을 한다.
편지(거의 독설에 가까운 진실)를 쓰고, 장소론 근사한 호텔로 잡았다(사후에 호텔료를 지급 안 해도 된다는 걸 알고) 예쁜 모습으로 죽고 싶어서 비싸고 근사한 빨간 원피스에 빨간 샌들까지.... 거기다 집에 있는 이상하다 생각하는 물건들은 다 정리를 하였다. 차근차근 계획을 열심히 실행하여 마지막 단계로 접어들었다.
쓴 편지를 사후에 받을 수 있게 호텔로 들어가기 전 우체통에 붙이고 식탁위에 보드카랑 물 한 병을 올려놓고 5알씩 수면제를 줄 세워둔다. 먹으려고 하는 순간 나 자신이 너무 아름다운 것이다. 아무에게도 나의 아름다움을 자랑하지 않고 죽기엔 아깝다 그래서 로비로 간다. 여러 뭇 남성들의 시선을 받으면서 샴페인 한잔을 마신다. 그 순간 친구의 와이프가 바람을 피우는 현장을 목격하고 만다. 그냥 죽을까? 아님 이야길 해줘야 하나로 고민하다가 그냥 죽는 쪽으로 막 결론을 내려는 순간 그 친구가 나타난 것이다 함께 아파하다 보내려고 하니 막무가내다 겨우 떼어내고 방으로 올라가서 수면제를 두알 먹고 난 순간 친구가 다시 올라와서 생떼를 쓴다. 그러니 계획은 사라지고 약 기운은 서서히 몸에 퍼지고 눈은 감긴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이다. 자살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편지는 사람들 손에 다 배달이 되었을 것이다 어디로 도망가야 하나? 머리속이 복잡하다.......그렇지만 그 결과로 진실한 친구들의 위로를 받았으며 항상 사랑을 못 받았다고 생각하던 아버지의 사랑도 알게 된다... 물론 욕하고 멸시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서로 사랑하고 위로하는 사람이 더 많다......이제 자살 할 이유가 없게 된 거다...자신감도 충족되었다 “가슴 펴고, 어깨는 뒤로, 머리를 들고!!” 이 말로 위로와 사랑을 주는 친구가 있으니. 참...자살 소동이후 아버진 게리를 이해했다..게리의 책도 읽고 게리가 작가라는 걸 당당하게 인정했다..거기다 본인이랑 비슷하면서도 근사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해피앤딩이다.........
누구나 죽고 싶어하지만.......이렇게 실행을 하는 이들은 몇 안된다...
죽고자 하는 동기가 다른 이들이 생각하면 약간 이해가 가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난 공감이 간다. 왜냐면 내가 30넘어서 결혼했으니까...... 그동안 결혼 때문에 얼마나 많은 충돌이 있었는지...ㅜㅜ.....거기다 늦게까지 함께한 친구가 있었는데 내가 결혼한다고 하니 그 친구의 마음이 많이 우울해지고 바빠졌다는 이야길 들었었다.
가끔은 아주 하찮은 이유로 우울증에 들어가서 자살 까지 가는 경우가 있지만...그들이 좀 더 자신을 사랑하고 자존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