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호 - 1950년, 받지 못한 편지들
이흥환 엮음 / 삼인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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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6월에서 10월 말까지 사이에 전쟁으로 떨어져 있을 가족들간에 오고간 글들이다. 편지 728통 엽서 344매 중 총1068통에서 113통을 가려서 편지원본 사진과 글쓴이가 옮겨 적은 글로 편집되어져 있다. 그들의 글들은 그당시 한글법이기에 한글과 한자가 공존하는 글들이 있다. 또한 한글도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이들이 소리내어 들리는 대로 글을 적었고 편지 자체가 오래되었기에 판독불능..글자간 이해불능인 글들이 많았다. 다행히 그것을 풀어주신 글이 있어 그나마 행간 이해가 가능했다.

 

이 편지들은 미군이 인천상륙작전으로 인해 다시 북으로 올라가 미군이 점령했을 때 평양을 비롯해서 북 전역에서 노획한 문서이다. 그들은 이 노획한 문서들을 비밀문서로 묶어놓았다가 1977년에 비밀을 해제해 일반해 공개했다. 이 편지를 부친 사람들은 이 편지가 서로에게 간건지 아닌지를 알지 못하고 사망했을 수도 있다. 아님 아직 살아 그때 편지생각을 하면서 연세가 지극하여 현재 생존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편지들의 수신인은 한 장도 찾을수도 없었다 한다.

 

이책을 묶은 이가 말하듯이 이편지들은 전쟁문학이다. 이 편지들을 쓴 사람들은 글을 평소에 써본사람도 아니고 그냥 평상의 일들을 일상의 대화로 풀어 그리운 이들에게 보낸 사연들이다. 그러니 꾸밈이나 고침도 없다. 글을 몰라 다른 한 사람이 대필한 듯한 편지도 있으나 그당시에는 흔한 이야기였다. 이들은 오로지 자신들의 처한 상황을 그대로 기록했을 뿐이다. 돈이 없음 돈을 부쳐달라고 이야기했고, 군대에 입대한 자신을 걱정하는 가족들을 위해 자신은 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했으며, 군대에 자식을 셋이나 보낸 어머니를 위해서 동네친구와 이장에게 편지로 어머니 위로를 전했다. 또한 성격대로 지금의 상황을 그대로 이야기해서 죽지말고 살아달라고 이야기한사람도 있다. 또한 어린자식을 두고 군대에 간 아버지는 빌려서라도 자식을 잘 키우고 살려달라고 아내에게 간곡히 부탁도 하고 있다. 구구절절한 사연에 한쪽 가슴이 시큰해진다.

 

오늘같은 평화시에도 군대에 간 아들을 가진 부모들의 가슴은 아프다. 부모를 떠난 자식이 혹여 잘못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하물며 전쟁시에 더군다나 먹고 사는 것도 문제가 되는 현실상황에서 군대에 간 아들이나 남아있는 부모나 얼마나 가슴이 아프리란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서로 서로의 걱정에 오고가는 서신 또한 힘든 상황에서 한 장의 서신이 얼마나 신기루였을 것인지가 한 눈에 보이는 듯 하다.

 

미군이 노획해서 이 편지들을 주인들에게 전해주지 못한 것은 아쉽긴 하지만 덕분에 이렇게 만날 수 있어 한편으론 감사하기도 하다. 이 편지들은 전쟁문학의 한 장르를 아름답게 장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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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삼인 2012-10-09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호」를 토대로 구성,창작된 연극 <달아나라, 편지야>가 2012년 10월 10일 (수)부터 15일 (월)까지 홍대입구 인근에 위치한 '가톨릭청년회관 다리 CY씨어터'에서 무대에 오릅니다.

공연정보 바로가기 ▶ http://daristory.tistory.com/61

특히 원작을 포스팅해주신 분들을 대상으로 티켓 할인 이벤트(1만5천원 → 1만2천원)를 진행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관람을 원하시면 메일을 통해 제목 [달아나라편지야/포스팅이벤트/관람일/성함/연락처]으로 예약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cycdari@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