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 초반 하와이로 시집간 사진신부 세 사람의 고난 극복사를 수채화처럼 그려낸 작품이다. 버들, 송화, 홍주의 서글픈 삶을 지켜보면서 독자는 자꾸 가슴 벅차게 메어오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게 된다. 그녀들의 신산한 삶에 공감하게 되는 순간 자신의 인생이 축복이란 사실을 느낄 수 있다.
가벼운 문체로 귓속말을 하듯 편안하게 말을 건네는 듯한 책이다. 불편한 ‘나‘를 내려놓을 수 있을 것처럼 용기를 북돋워준다. 딱딱한 지식의 향연 같은 책들보다 어떤 면에선 더 많은 것들을 깨닫게 해 준다.
아버지는 노인처럼 쉬엄쉬엄 밭일을 하거나 거실에 앉아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곤 했다. 우리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것도 힘겨워하는 아버지는 몸만 아니라 마음 깊은 곳까지 아파 보였다. 혼자우두커니 앉아 있는 아버지 옆에 가면 아버지는 내 머리를 가만가만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면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둘이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 들었다. - P354
"저 아들이 꼭 우리 같다. 우리 인생도 파도타기 아이가."아이들과 송화를 좇고 있던 버들은 홍주가 하는 말을 단박에 이해했다. 홍주 말대로 자신의 인생에도 파도 같은 삶의 고비가 수없이 밀어닥쳤다. 아버지와 오빠의 죽음, 그 뒤의 삶, 사진 신부로 온하와이의 생활………. 어느 한 가지도 쉬운 게 없었다. 홍주와 송화가 넘긴 파도 또한 마찬가지였다. - P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