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승리는 군대의 크기가 아니라하늘에서 내려오는 힘에 달려 있다.
그들은 우리와 우리 성소를 없애 버리려고 모여 있다. 우리 민족과 성소가 잘못되는 것을 보느니 차라리 싸우다가 죽는 것이 낫다. 하늘이 바라시는것은 무엇이든지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마침내 노인이 입술을 떼었다. 통역자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않으며, 놀라운 집중력으로 오직 카메라만을 응시한 채 대답했다.좋아. 내가 이야기해줄게.카메라 렌즈를 꿰뚫고, 그 뒤에 서 있었을 인선의 눈까지 관통해 날아온 그 눈의 빛이 내 눈을 찔렀다. 오랜 시간 그 만남을 기다려온 사람의 대답이라고 그 순간 나는 생각했다. - P97
정거장을 향해 나아가며 생각한다. 바람이 멎은 것같이 이 눈도갑자기 멈춰주지 않을까. 그러나 눈의 밀도는 오히려 점점 높아지고 있다. 회백색 허공에서 한계 없이 눈송이들이 생겨나고 있는것 같다. - P93
우듬지가 잘린 단면마다 소금 결정 같은 눈송이들이 내려앉은검은 나무들과 그 뒤로 엎드린 봉분들 사이를 나는 걸었다. 문득 발을 멈춘 것은 어느 순간부터 운동화 아래로 자작자작 물이 밟혔기 때문이었다. - P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