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잔에 담긴 인문학 - 한 잔에 담긴 깊은 이야기를 마시다
황헌 지음 / 시공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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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은 가는데 가치판단과 가격 정보가 없다면.

평소 와인 코너에 서면 참 막막할 때가 많다.
수많은 종류에 한 번 압도당하고 도무지 알 수 없는 이름과 복잡한 뒷라벨에 당황하게 됩니다. 적정 가격이 얼마인지 가늠이 안 되어 결국 누군가의 추천이나 세일 품목을 집어 들게 되는 경험은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입니다.
주식으로 치면 기업의 내재 가치를 모른 채 남들이 좋다는 소문에 따라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황헌 작가의 와인잔에 담긴 인문학은 아주 든든한 가이드북이 되어줍니다. 저자는 34년 동안 언론인으로 살며 서양 철학과 역사 그리고 세계 곳곳을 누빈 여행가입니다. 그는 단순히 와인의 맛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평생 쌓아온 인문학적 자산을 와인 한 잔 속에 조화롭게 버무려냈습니다.
책의 초반부인 와인의 인문학 편을 읽다 보면 아비뇽 유수나 백년 전쟁 같은 굵직한 유럽 역사가 와인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게 됩니다. 철학과 문학 그리고 역사의 조각들이 포도주라는 매개체와 결합하는 과정은 마치 복잡한 시장의 흐름을 읽어내는 투자자의 시각처럼 흥미롭습니다. 저자가 유럽과 북미 그리고 남아공까지 직접 발로 뛰며 얻은 경험담은 글에 생생한 생명력을 더해줍니다.

이 책의 큰 장점은 경험 지식이 가득하다는 것입니다.
궁금했던 라벨 읽는 법부터 코르크 마개의 역할 그리고 나라마다 다르게 불리는 스파클링 와인의 이름까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스파클링 와인을 즐기는 편인데, 내가 좋아하는 이 탄산거품이 있는 술이 프랑스에서는 샴페인이나 크레망으로 이탈리아에서는 스푸만테, 스페인의 카바로 불린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과정이 꽤나 즐거웠다.

2부에서는 주요 포도 품종 16여 종을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모든 품종을 다 알 필요 없이 핵심적인 것들만 골라 그 역사와 특징을 설명해 주니 마치 우량주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듯 와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저자의 개인적인 인연과 경험담이 섞여 있어 딱딱한 이론서가 아니라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듭니다.

이 책을 덮고 나니 조금은 와인 매장을 향하는 발걸음이 이전과는 확연히 가벼워지는 기분이 듭니다. 더 이상 긴 이름에 혼란스러워하거나 정보의 무지에 당황하지 않아도 됩니다.
인문학이라는 든든한 배경지식을 갖췄으니 이제는 나만의 주관을 가지고 와인 리스트를 훑어볼 수 있게 용기를 얻은 것 같다. 이제 와인 매장의 문을 당당히 열고 일단 할수 있는 일은 개인적인 경험의 축적의 길 밖에 없다.
마쉬서 기억하고 나에게 맞는 와인을 찾고 마신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원하는 한 잔을 직접 골라보시길 바랍니다.

잘읽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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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 - 100개의 물질로 읽는 생명과 우주, 인류의 미래 최소한의 지식 2
김성수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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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세계을 읽기 위한 가장 완벽한 알파벳,

우리가 매일 접하는 뉴스에는 ‘수소 에너지‘, ‘이온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 SMR 소형원자로 등과 같은 단어들이 쏟아집니다. 이런 정보들을 마주할 때마다, 가끔은 이게 단순히 유행하는 ‘키워드‘인지 아니면 정말 세상을 바꿀 ‘본질‘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책,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을 읽고 나면 눈앞의 안개가 걷히는 기분이 듭니다. 화학이 산업과 문명을 이해하는 가장 기초적인 언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저자인 김성수 박사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화학은 모든 학문의 연결고리인 ‘중심 과학(Central Science)‘이다˝ 라는 말하고 있다. 이 말은 책을 따라가다 보면 화학의 엄청난 ‘오지랖‘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 1~2부에서는 우주와 별의 탄생, 그리고 지구를 구성하는 암석과 바다를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딛고 서 있는 땅과 숨 쉬는 공기 자체가 화학의 결과물이라는 거죠.
* 3~5부로 넘어가면 더 흥미진진해집니다. 생명체의 신비부터 인류가 전쟁과 평화를 거치며 발전시켜 온 문명의 역사까지, 그 모든 결정적 순간에는 항상 ‘물질의 변화‘, 즉 화학이 있었다는 걸 보여줍니다.
* 6부에 이르러서는 인류의 다음 스텝인 우주 개발까지 아우릅니다. 결국 인간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열망을 실현해 줄 도구 역시 화학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논리죠.

지금 세상의 선두에 달리는 산업 정보의 ‘행간‘을 읽는 힘, 화학에서 나옵니다.
저도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공감했던 부분이, ˝화학을 아는 것이 곧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길˝ 이라는 점이었어요. 우리가 투자하는 기업의 산업보고서와 투자보고서, 분기반기보고서, 사업 보고서를 보면 온갖 전문 용어가 나오잖아요? 화학이라는 알파벳을 모르면 그저 ‘어려운 단어‘일 뿐이지만, 그 원리를 조금만 이해해도 행간의 의미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리튬 이온‘의 이동 원리를 알면 왜 배터리 화재가 발생하는지, 왜 전고체 배터리가 ‘꿈의 기술‘이라 불리는지 그 본질적 이유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군중 심리에 휩쓸려 고평가된 종목을 잡는 실수를 줄이고, 저평가된 진짜 기술주를 찾아낼 수 있는 ‘논리적 근거‘가 바로 이 화학적 기초에서 나오는 셈이죠.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확장된 세계관입니다. 단순히 주기율표를 외우는 지루한 공부가 아니라, 태양광과 풀벌레 소리,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의 화약 냄새와 미래의 우주선까지 하나로 연결해서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해줍니다.
화학이라는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니, 전에는 보이지 않던 산업의 흐름과 문명의 맥락이 읽히기 시작합니다.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에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잡고 싶은 분들, 특히 화학산업에 관심이 있고, 에너지산업 등의 복잡한 산업 구조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싶은 투자자라면 이 책이 아주 친절하고 든든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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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의 기록
존 버거.장 모르 지음, 민지현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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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의 기록』을 통해 소외된 변두리 삶이 곧 인간 존엄의 중심임을 말하고 있다. 작가는 익숙함과 낯설음 사이의 기록을 통해, 자본의 논리로 지워진 존재들의 생명력을 복원하고자 합니다. 이 '가장자리의 기록'을 마주하며 현상 너머의 진실을 읽어내는 통찰과, 타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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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의 문화사 - 사물의 생김새로 읽는 인간과 문명 이야기
서경욱 지음 / 한길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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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의 문화사』를 읽고

형태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기술과 인간의 욕망이 투쟁 끝에 도달한 ‘최종적 본질 가치’의 기록이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진실은 세 단계를 거친다˝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생김새에 조롱당하고, 다음엔 기득권과 관습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히며, 결국에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자명한 사실‘로 남는다는 것입니다.

서경욱 작가의 『형태의 문화사』는 바로 이 과정을 추적합니다. 우리가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승용차의 유선형 바디, 지폐의 크기, 기차의 선로 너비 등은 사실 수많은 ‘비웃음‘과 ‘저항‘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진실의 결정체입니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이 ‘당연해 보이는 결과물‘ 뒤에 숨겨진 치열한 발생학적 유래를 들여다볼 것을 권유합니다.

왜 하필 그러한 형태인가? : 필연적 이유의 탐구
이 책의 핵심 목적은 주변 사물에 대해 ˝왜 하필?이라는 질문을 던지는 데 있습니다.
생존을 위한 디자인: 승용차와 기차의 형태는 단순히 심미적인 선택이 아닙니다. 공기 저항이라는 물리적 한계와 대량 수송이라는 경제적 효율성이 만난 지점에서 형태가 결정되었습니다.
인간을 향한 형태: 우리의 손과 발이 도구와 상호작용하며 진화했듯, 동전과 지폐 또한 인간의 손에 쥐어지기 가장 적합한 물리적 형태를 찾아가는 여정을 겪었습니다.
작가는 모든 사물이 가진 ‘생김새‘ 속에 문명의 유전자가 새겨져 있다고 주장합니다.
형태는 사물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거친 모든 논리적 근거들의 총합인 셈입니다.

이 책은 ‘시장의 가치 수렴‘ 과정을 보여주는 훌륭한 교과서가 됩니다.
쇼펜하우어가 말한 진실의 3단계는 지금 AI초입의 세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술(형태)이 처음 등장했을 때 대중은 이를 조롱하고 의심하지만(과도한 저평가), 그 효율성과 가치가 증명되는 순간 이는 시장의 표준이 되어 (고평가 혹은 적정가치)로 자리 잡습니다.
˝형태를 가까이 들여다보는 것은, 그 본질이 가진 생명력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아름다움이란 단순히 보기 좋은 상태가 아니라, 목적과 수단이 완벽하게 결합하여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최종적인 형태‘에 도달했을 때 발생합니다.

무심한 시선에서 흥미로운 탐구로
『형태의 문화사』를 덮고 나면, 출근길에 마주하는 현대자동차의 그릴 모양이나 삼성전자 갤럭시 폰의 곡률이 이전과는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그것들은 단순한 공산품이 아니라, 수많은 기술적 한계와 사회적 저항을 뚫고 살아남아 우리 앞에 선 ‘승리한 형태들‘ 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물의 생김새를 흥미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될 때, 비로소 세상을 바라보는 ‘진정한 가치‘를 선별할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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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과 객관 - 과잉 정보의 시대, 본질을 보는 8가지 규칙
키코 야네라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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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의 안개를 걷어내는 객관의 렌즈.

우리는 왜 숫자를 필요로 하는가?

세상은 복잡하고, 인간의 뇌는 그 복잡함을 견디지 못해 ‘직관‘이라는 지름길을 택하곤 합니다. 하지만 정보가 넘쳐나는 과잉의 시대에 직관은 종종 우리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습니다. 키코 야네라스의 『직관과 객관』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통계는 모든 세부 사항을 포착할 수는 없지만, 통계가 없다면 훨씬 더 많은 것을 놓칠 것˝ 이라는 명제는, 우리가 왜 불완전한 숫자를 붙잡고 세상의 본질을 탐구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설명해 줍니다.

현실을 숫자로 환원하는 ‘복잡한 과정‘의 가이드

작가는 단순히 ˝숫자를 믿으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실을 데이터로 변환하는 과정이 얼마나 정교하고 복잡한 일인지 역설합니다. 작가가 이 책을 쓴 목적은 독자들에게 ‘비판적 객관성‘이라는 도구를 쥐여주는 데 있습니다.
단순히 결과값만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수치가 도출되기까지의 맥락과 한계를 이해함으로써 ‘진짜 신호‘를 읽어내는 능력을 길러주고자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수학적인 계산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사고의 프레임워크‘를 재구축하는 과정입니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독자는 이전과는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됩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활동하는 투자자에게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실질적인 무기를 제공합니다.
​감정적 편향의 제거: ˝남들이 사니까 나도 산다˝는 군중 심리에서 벗어나, 데이터가 가리키는 냉정한 지표에 집중할 수 있는 절제력을 얻습니다.
​불확실성과의 동행: 세상에 100%는 없다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되, 통계를 통해 승률이 높은 쪽으로 베팅하는 법을 배웁니다.
​본질을 보는 통찰: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 투자 자산을 지켜줄 ‘핵심 데이터‘가 무엇인지 선별해내는 안목을 갖게 됩니다.


​현실을 숫자로 치환하는 것은 결코 단순한 작업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복잡한 과정을 포기하는 순간, 우리는 군중의 광기와 근거 없는 직관에 휘둘리게 됩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완벽한 정답을 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더 적게 틀리는 법‘을 알려줍니다. 통계라는 불완전한 렌즈를 닦아 세상을 더 선명하게 바라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가장 신뢰할 만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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