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 자본 - 본질의 미학
김지수 지음 / 포르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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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자본 – 본질의 미학』은 우리가 일상에서 소비하는 감각과 취향이 어떻게 자기 자신을 규정하는 자산이 되는지 설명하는 책이다. “선택은 반복되고, 반복은 흔적이 되며, 흔적은 곧 정체성이 된다”는 저자의 서문처럼, 우리가 반복적으로 즐기는 공간, 음악, 책, 음식 등 모든 경험이 쌓여 누구인지를 구성한다. 저자는 우리가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감각을 수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런 관점에서 유겐트슈틸(Jugendstil)의 예술적 태도와 만남이 이루어진다. 유겐트슈틸은 19세기 말 독일에서 시작된 예술운동으로, 일상의 사물과 환경에서 자연의 곡선·감각적 장식성을 강조하며, 예술과 생활 전체를 통합하는 미적 감수성을 추구한다. 이는 ‘감각 자본’이 일상과 예술, 소비와 취향의 경계를 허무는 미학적 확장과 맞닿아 있다.

작가는 술과 음식, 디자인, 공간 등에서 본질을 길어 올리고 자신만의 미학을 쌓아가는 과정을 통해—각자의 감각적 축적이 곧 자본이 되는 시대, 유겐트슈틸이 구현한 “생활 전반의 미의식”과 깊은 대화를 보여주는 셈이다. 유겐트슈틸이 미의식과 감각의 해방을 추구했다면, 이 책은 일상의 소비를 통해 우리가 각자의 “예술적 개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논리적으로 제시한다.

이렇게 볼 때, 『감각 자본』은 유겐트슈틸의 생활 미학과 직접적으로 이어지진 않지만, 소소한 일상에서 쌓이는 취향·감각·정체성의 미학이 현대적 맥락에서 재해석된 결과라는 점에서 충분히 논리적·이론적으로 조합 가능하다. 바로 이런 시대에, 누군가 말한 #바실리칸딘스키 라는 “모든 문화적 역량이 한 개인에게 축적되어 나타나는 역사적 개인” 또한 점점 더 많이 대한민국에도 출현 할 것 이라고 예측해본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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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한 위고비(GLP-1) 사용설명서
이성민 지음 / 히포크라테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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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의 다이어트, 그 친절한 안내서를 만나다.

최근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약물 ‘위고비‘의 등장과 함께, 많은 이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이성민 작가의 <위고비 사용 설명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약의 효능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GLP-1이라는 혁신적인 약물의 기원부터 생리학적 원리, 그리고 사용자들이 가질 법한 막연한 두려움과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탄생한 실용적인 사용설명서이다.

책은 ˝선생님, 그거 무서운 약 아닌가요?˝라는 사용자의 솔직한 두려움에 정면으로 답합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부작용에 대한 우려(42%)나 매주 맞아야 하는 주사에 대한 거부감(29%) 때문에 사용을 주저하는 현실을 정확히 짚어냅니다. 그리고 1부에서 전문적인 원리를 설명하고, 2부에서는 당장 약을 사용하려는 이들을 위한 구체적인 사용법과 부작용 대처법을, Q&A에서는 실제적인 궁금증을 풀어주며 이러한 걱정을 체계적으로 해소해 나갑니다. 저자는 GLP-1 약물이 기존의 식욕억제제를 대체할 ‘게임 체인저‘임을 분명히 하며, ˝이것은 나쁜 약이야!˝라며 외면하기보다, 신약의 효능을 제대로 인지하고 건강한 삶으로 나아갈 것을 현명하게 제안합니다.

책에서 예견한 미래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GLP-1 시장은 이제 본격적인 경쟁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위고비의 강력한 경쟁 약물로 불리는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Zepbound)‘가 시장에 등장하며 더 강력한 효과를 입증했고, 화이자(Pfizer) 등 수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부작용은 줄이고 복용 편의성은 높인 ‘먹는 비만 치료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월 1회 주사제나 특정 부위의 지방만 감소시키는 차세대 기술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치열한 기술 경쟁은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으로 이어져, 비만 치료의 문턱을 크게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한때는 상상만 했던 일들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여 더 안전하고, 더 편리하며, 더 뛰어난 효과를 가진 제품들을 우리 앞에 선보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싼 가격에 놀라운 효과의 다이어트 제품을 선택만 하면 된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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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꿈을 꾸고 싶다 - 코스맥스, K-뷰티를 이끌어온 조용한 거인
코스맥스.이경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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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의 성공 신화 뒤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숨은 공신들이 있습니다. 바로 전 세계 유명 브랜드의 화장품을 대신 만들어주는 ODM 기업들이죠. 『같이 꿈을 꾸고 싶다』는 그 중심에 있는 세계 1위 기업, 코스맥스의 창업주 이경수 회장의 자서전입니다. 이 책은 단 3명으로 시작한 작은 회사가 어떻게 K-뷰티 수출의 4분의 1을 책임지는 거인이 되었는지, 그 흥미진진한 여정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이경수 회장은 제약회사에서 20년간 실무를 경험한 뒤, 마흔여섯이라는 늦은 나이에 창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의 성공 비결은 ‘세 개의 사과‘라는 독특한 경영 철학에 있습니다. 정직함을 상징하는 ‘아담의 사과‘, 혁신을 의미하는 ‘뉴턴의 사과‘, 그리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아프로디테의 사과‘. 이 세 가지 정신은 코스맥스를 단순한 화장품 공장이 아닌, K-뷰티의 기술과 트렌드를 선도하는 혁신 기업으로 만들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좋은 철학이 어떻게 좋은 기업을 만드는지‘ 보여주는 교과서와도 같습니다.

책의 전반부가 꿈과 열정으로 가득한 성공 스토리라면, 책 밖의 현실은 위태로운 분열의 드라마를 보여줍니다. 코스맥스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창업주 두 아들 간의 경영권 다툼이라는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장남 이병만 부회장과 차남 이병주 부회장은 마치 왕좌의 게임처럼 서로 지분을 매입하며 경영권을 뺏고 뺏기는 싸움을 수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장남이 주력 사업인 코스맥스를, 차남이 지주사를 맡는 형태로 잠시 교통정리가 된 듯 보이지만,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상황이죠. 이러한 오너 리스크는 코스맥스의 미래에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함께‘ 꾸지 못하는 꿈, 전문경영인의 길은 없었을까?

이 지점에서 깊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워렌 버핏은 ˝경영권 세습은 올림픽 대표팀을 이전 금메달리스트의 자녀로만 뽑는 것과 같다˝고 말했죠.
실제로 국내에도 미래산업의 정문술 회장처럼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대신 전문경영인에게 맡겨 더 큰 성장을 이룬 존경받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코스맥스는 창업주의 빛나는 기업가정신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지만, 안타깝게도 후계 구도에서는 혈연 중심의 낡은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형제간의 지분 경쟁과 경영권 다툼은 ‘같이 꿈을 꾸고 싶다‘는 책의 제목을 무색하게 만듭니다. 이 싸움이 계속된다면, 위대한 기업의 역사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리스크를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과연 코스맥스는 이 가족 드라마를 끝내고,
진정한 글로벌 명문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주목하겠습니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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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시의 마법사 - 그래픽 노블
프레드 포드햄 지음, 이수현 옮김, 어슐러 K. 르 귄 원작 / 책콩(책과콩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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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그래픽노블. 😍

이 책은 어슐러 K. 르 귄(Ursula K. Le Guin)의 1968년 고전 판타지 소설 『어스시의 마법사』를 프레드 포드햄(Fred Fordham)이 그래픽 노블로 각색한 작품입니다.

수채화 스타일과 부드러운 색조가 르 귄의 환상적이고 도덕적으로 모호한 세계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밝음과 어둠, 흐림과 명료함으로 수채화풍의 공간의 입체감을 살리고 았다.
공간에 갇쳐 있다가도 섬 밖으로 나올땐 랜드스케이프가 넓게 펼쳐서 시원한감을 준다.

테오 다운스-르귄(작가의 아들)이 서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게드를 ˝젊은 구리빛 피부의 남자˝로 묘사한 것은 다른 버전들이 보여준 ˝백인, 종종 중년 남성˝ 묘사를 바로잡은 것으로, 르 귄의 원래 비전에 충실한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

융의 그림자(Shadow)와 자기 실현,
도교의 균형과 조화,
영웅 신화 구조 해체,
진명(眞名, True Name 진짜 이름)과 언어.
 
이 중에 진명, 진짜 이름을 아는 것,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것,
한 사람의 책임지는 어른이 되는 성장드라마 같다.
언어와 세계, 인간과 우주의 관계에 대해 심도 있는 암시가 있으며, “진짜 이름”을 아는 것이 곧 본질을 인식하고 올바른 책임을 지는 행위임이 강조하고 있다고 나는 봤다.

너무 아름다운 그래픽 노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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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합성 인간 - 낮과 밤이 바뀐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생체리듬과 빛의 과학
린 피플스 지음, 김초원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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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고대 시계‘를 깨우는 법.

혹시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아침에 몸이 천근만근 무겁거나, 유독 오후만 되면 무기력과 우울감에 시달린 적 없으신가요? 우리는 그 원인을 스트레스나 번아웃에서 찾곤 하지만, 어쩌면 진짜 문제는 우리 몸의 가장 근원적인 시스템, 바로 ‘생체시계‘가 고장 났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린 피플스의 책 《광합성 인간》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해 ‘일주기 과학‘이라는 흥미로운 렌즈를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생명의 리듬을 되찾는 여정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아주 소박했습니다. 18세기 프랑스, 한 과학자는 빛이 완전히 차단된 상자 속에서도 미모사 잎이 낮에는 활짝 펴지고 밤에는 오므라드는 것을 발견합니다. 외부의 빛이 없는데도 식물 스스로 시간을 알고 있다는 이 놀라운 발견은 생명체 내부에 ‘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증명한 순간이었죠.
《광합성 인간》은 바로 이 지점에서부터 일주기 과학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냅니다. 책에 따르면 이 ‘내면의 시계‘, 즉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은 지구의 자전에 맞춰 약 24시간 주기로 진동하며 우리의 수면, 호르몬 분비, 신진대사 등 거의 모든 생명 활동을 관장합니다. 한때는 미신처럼 여겨졌을지도 모를 이 개념은 2017년, 생체시계의 분자적 원리를 밝혀낸 과학자들이 노벨상을 받으며 현대 과학의 핵심 분야로 자리 잡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시계는 지금 안녕할까요? 저자는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현대 문명이 만든 ‘어두운 낮‘과 ‘너무 밝은 밤‘이라는 말합니다.
책에 따르면,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며 자연광을 충분히 쬐지 못합니다. 이는 생체시계를 깨우는 가장 강력한 신호인 ‘아침 햇빛‘을 놓치는 것과 같습니다. 반대로 밤에는 스마트폰과 인공조명의 블루라이트에 무방비로 노출되죠. 우리 뇌는 환한 밤을 낮으로 착각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멈추고, 몸의 재충전과 회복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할 기회를 잃어버립니다.
《광합성 인간》은 이처럼 망가진 리듬이 단순히 ‘피곤함‘을 넘어 우울증, 비만, 당뇨, 심지어 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수많은 과학적 근거를 통해 논리적으로 증명합니다. 인체 유전자의 10~30%가 일주기 리듬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기까지 합니다. 책의 제목인 ‘광합성 인간‘은 결국 인간도 식물처럼 빛에 의존해 생명력을 유지하는 존재임을, 그리고 현대인은 ‘빛 영양실조‘에 걸린 상태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탁월한 비유입니다.

이 책은 개인적으로 저에게도 무척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아침마다 겪는 멍한 느낌과 가벼운 시각적 혼란, 입 마름, 기운 없음, 의욕없음 같은 증상들이 왜 일어나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만성피로이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죠. 하지만 책을 통해 그 모든 것이 제 안의 ‘생체시계‘와 세상이 요구하는 ‘사회적 시계‘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는 명쾌한 증거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전형적인 ‘올빼미형 인간‘입니다. 저녁이 될수록 정신이 맑아지고 창의력이 솟아나지만, 아침은 늘 힘겹습니다. 사회는 아침형 인간을 미덕으로 여기기에 억지로 그 시간에 맞추려 애썼지만, 결국 저의 생체적 피크 타임과는 어긋나 비효율과 피로감만 쌓여갔던 것입니다.
이 책은 그런 저에게 ˝당신이 게으른 것이 아니라, 당신의 유전자에 새겨진 시간표가 다를 뿐˝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제가 왜 올빼미형 인간으로 태어났는지, 그리고 그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특성임을 이해하게 된 것은 정말 기쁜 발견이었습니다.

《광합성 인간》은 과학서지만, 딱딱하지 않습니다. 저자는 풍부한 사례와 자연스러운 문체로 우리를 설득하며, 당장 창밖의 햇살을 바라보게 만드는 실질적인 힘을 가졌습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아마 당신도 스마트폰 대신 아침 햇살을, 환한 조명 대신 고요한 어둠을 찾게 될 것입니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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