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꿈을 꾸고 싶다 - 코스맥스, K-뷰티를 이끌어온 조용한 거인
코스맥스.이경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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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의 성공 신화 뒤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숨은 공신들이 있습니다. 바로 전 세계 유명 브랜드의 화장품을 대신 만들어주는 ODM 기업들이죠. 『같이 꿈을 꾸고 싶다』는 그 중심에 있는 세계 1위 기업, 코스맥스의 창업주 이경수 회장의 자서전입니다. 이 책은 단 3명으로 시작한 작은 회사가 어떻게 K-뷰티 수출의 4분의 1을 책임지는 거인이 되었는지, 그 흥미진진한 여정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이경수 회장은 제약회사에서 20년간 실무를 경험한 뒤, 마흔여섯이라는 늦은 나이에 창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의 성공 비결은 ‘세 개의 사과‘라는 독특한 경영 철학에 있습니다. 정직함을 상징하는 ‘아담의 사과‘, 혁신을 의미하는 ‘뉴턴의 사과‘, 그리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아프로디테의 사과‘. 이 세 가지 정신은 코스맥스를 단순한 화장품 공장이 아닌, K-뷰티의 기술과 트렌드를 선도하는 혁신 기업으로 만들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좋은 철학이 어떻게 좋은 기업을 만드는지‘ 보여주는 교과서와도 같습니다.

책의 전반부가 꿈과 열정으로 가득한 성공 스토리라면, 책 밖의 현실은 위태로운 분열의 드라마를 보여줍니다. 코스맥스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창업주 두 아들 간의 경영권 다툼이라는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장남 이병만 부회장과 차남 이병주 부회장은 마치 왕좌의 게임처럼 서로 지분을 매입하며 경영권을 뺏고 뺏기는 싸움을 수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장남이 주력 사업인 코스맥스를, 차남이 지주사를 맡는 형태로 잠시 교통정리가 된 듯 보이지만,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상황이죠. 이러한 오너 리스크는 코스맥스의 미래에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함께‘ 꾸지 못하는 꿈, 전문경영인의 길은 없었을까?

이 지점에서 깊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워렌 버핏은 ˝경영권 세습은 올림픽 대표팀을 이전 금메달리스트의 자녀로만 뽑는 것과 같다˝고 말했죠.
실제로 국내에도 미래산업의 정문술 회장처럼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대신 전문경영인에게 맡겨 더 큰 성장을 이룬 존경받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코스맥스는 창업주의 빛나는 기업가정신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지만, 안타깝게도 후계 구도에서는 혈연 중심의 낡은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형제간의 지분 경쟁과 경영권 다툼은 ‘같이 꿈을 꾸고 싶다‘는 책의 제목을 무색하게 만듭니다. 이 싸움이 계속된다면, 위대한 기업의 역사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리스크를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과연 코스맥스는 이 가족 드라마를 끝내고,
진정한 글로벌 명문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주목하겠습니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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