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염증
김슬기 지음 / 서사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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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장이 아파본 사람은 공부를 시작한다.
왜 배가 무거운지, 왜 머리가 흐린지, 왜 피로가 안 풀리는지. 식탁 위의 염증은 그 공부의 출발점을 약봉지에서 밥상으로 옮기는 책이다.

저자가 전하려는 말은 분명하다.
만성 염증은 큰 병의 배경이고, 그 불씨는 매일 올리는 음식에서 자란다. 초가공식품과 첨가당, 치우친 기름은 불을 키운다. 색깔 있는 식물과 섬유질, 발효음식은 불을 줄일 수 있다. 장은 그 불이 머무는 집이다. 장과 뇌는 신경과 면역으로 이어져 있어 배의 소란이 기분과 잠까지 건드린다.

다만 절대 원칙이라는 말 앞에서 멈춰야 한다.
같은 식단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다. 내 몸으로 하나씯 테스트해야 한다. 바꾸는 중에 몸이 나빠지면 바로 멈추고 이전 식생활로 돌아간다. 정보를 맹신하지 않는다. 책은 나침반이지 선고가 아니다. 음식만 바꿔도 질병이 사라진다는 문장은 희망이지, 모든 몸에 해당하는 보증이 아니다.

나는 읽고 나서 편의점에 갔다. 평소 집던 초가공식품이 선반에 그대로 두었다. 손이 가지 않았다. 생수 하나를 들고 나왔다. 대단한 결심이 아니었다. 입에 들어갈 음식을 고르는 눈이 조금 생긴 것뿐이다.

독자가 얻는 것도 그 눈이다. 완벽한 식단이 아니라, 다음 끼니에서 불을 조금 줄이는 선택. 그 선택이 반복되면 장이 조금 고요해지고, 고요한 장은 머리에도 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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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진화의 세계 -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발견한 생존의 법칙
이정모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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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설명으로 시작하지 않고 목소리로 시작한다. 이정모 작가님은 극한의 자리를 밖에서 해설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선 생명이 먼저 말하게 한다. 독자는 절벽과 사막과 심해와 우주를 구경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곳을 견딘 몸의 안쪽으로 들어가게 된다. 전작 『찬란한 멸종』이 사라진 생명들의 입으로 지구의 시간을 거꾸로 읽었다면, 이번 『극한 진화의 세계』는 살아남은 생명들의 입으로 현재의 생존 공식을 읽는다. 그 형식 자체가 이미 작가의 주장이다. 진화는 인간 바깥에서 일어난 일이고, 인간의 시선으로만 보면 길이 하나로 줄어든다.

작가가 전하려는 것은 기이한 생물 도감이 아니다. 지구 생명체의 90퍼센트는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에 산다는 사실에서 출발해, 진화가 더 강해지는 행진이 아니라 살 수 없는 자리에서 살 방법을 찾는 작업임을 보여주는 일이다. 그는 멸종과 진화가 한 끗 차이라고 본다. 환경이 급변할 때 먼저 무너지는 것은 힘이 세거나 덩치가 큰 주류이고, 남는 것은 몸을 빨리 바꾸는 쪽이다. 표지의 초롱아귀와 물곰이 그 논리를 대표한다. 짝을 찾기 어려운 어둠에서 한 몸이 되는 길, 삶을 잠시 멈춰 우주를 견디는 길. 둘 다 인간의 상식으로는 후퇴처럼 보이지만 그 환경에서는 가장 값싼 해답이다.

읽다 보면 각 장의 동물들이 다윈을 우회적으로 되풀이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진다. 교과서의 소제목을 붙이지 않아도 장면이 개념을 대신한다. 자연선택은 더 강한 자가 남는 드라마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변이가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과정이다. 알파인 아이벡스의 갈라진 발굽이 2밀리미터 틈을 딛는 일이 그 과정을 눈에 보이게 만든다. 잡히느냐 떨어지느냐의 두 위험 가운데 떨어질 위험을 선택한 몸이 살아남았다. 성선택은 생존과 별도로 짝을 얻는 길이 진화의 다른 날개임을 말해준다. 초롱아귀가 수컷을 암컷의 몸에 붙이는 방식은 화려한 깃털과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짝을 만날 확률이 극도로 낮은 심해에서는 그것이 구애다. 생존의 공식도, 번식의 공식도 하나가 아니다.


독자가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동물의 목록이 아니라 시선의 이동이다. 진화를 우승자의 사다리로 보던 습관이 내려앉는다. 숨고 붙고 멈추고 버리는 일이 패배가 아니라 전략임을 보게 된다. 동시에 인간이 살 수 있는 얇은 층의 지구를 너무 당연하게 써온 자리를 돌아보게 된다. 베란다의 개와 고양이는 그 돌아봄을 일상으로 끌어온다. 극한은 남극과 심해에만 있지 않다. 서로를 견디고 이름을 부르고 함께 늙는 일도 진화의 한 장면이다.

책은 인간에게 희망과 책임을 함께 맡긴다. 희망은 생명은 끝내 공식을 찾아왔다는 사실에서 오고, 책임은 이제 그 공식을 망가뜨리는 쪽이 인간이라는 사실에서 온다. 유연한 종이 살아남는다는 문장은 개인에게는 위안이 되지만 종 전체에게는 경고다. 몸이 아니라 선택과 제도가 유연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전쟁이 먼저 떠오르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더위와 추위와 굶주림과 어둠을 견딘 생명들의 이야기를 읽은 뒤에, 같은 얇은 지구 위에서 서로를 부수는 일에 힘을 쓰는 풍경은 유연함의 반대편처럼 보인다.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라 이 자리를 어떻게 지킬지 배울 때라는 생각이 남는 것은, 책이 생존의 조건을 너무 선명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작가가 전하고 싶은 것은 경이로운 생명 예찬을 넘어, 한계 앞에서 길을 하나만 고집하지 말라는 권유다. 독자가 얻는 것은 그 권유를 자기 삶에 옮길 수 있는 장면들이다. 절벽의 발굽, 사막의 귀, 심해의 한 몸, 우주의 정지, 그리고 베란다의 개와고양이. 그 장면들이 남으면 이 책은 이미 제 일을 한 것이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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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문장 늘리기 훈련 - 패턴+구+절의 조립 공식으로 영어 문장이 비약적으로 길어진다
지정연 지음 / 길벗이지톡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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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패턴과 구와 절에 집중한다. 난 그게 제일 좋다. 스몰토크를 외우거나 남의 근황을 물어보는 연습을 시키지 않는다. 문장 하나를 앞에 두고 살을 붙이는 일만 시킨다. 그래서 공부할 때 시선이 흩어지지 않는다.

나는 원래 미국식 스몰토크나 근황 토크에 관심이 없다. 남에게 관심이 별로 없어서 질문도 잘 안 나온다. 극 I 성향인 사람에게 이 책은 잘 맞는다. 상대 얘기를 끌어내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 줄에서 두 줄, 두 줄에서 세 줄로 늘리는 훈련만 하면 된다. 질문하고 싶지 않은데 머리속에 아무 문장도 안 떠오를 때가 있다. 그때 이 책이 알려주는 조립 방식이 쓸모 있다. 패턴을 놓고 구를 끼우고 절을 붙이면 빈 자리가 채워진다.

지금 하루에 한 장씩 공부하는 루틴을 하고 있다. 처음엔 문장에 살을 붙이는 일이 버거웠다. 짧은 문장은 나오는데 그다음에 뭘 더해야 할지 막막했다(머리가 안 돌아간다.). 그런데 하다 보니 익숙해졌다. 익숙해지니까 재미가 생겼다. 영어가 갑자기 유창해진 게 아니라, 문장을 키우는 손맛이 생긴 쪽에 가깝다.

저자가 전하고 싶은 것도 결국 그것이다. 긴 문장을 통째로 외우라는 게 아니라, 짧은 뼈대에 구와 절을 조립하는 공식을 몸에 남기라는 것이다. 독자가 얻는 건 남의 이야기를 잘 물어보는 사교 기술이 아니다. 내 생각을 한 문장 안에서 조금 더 정확하고 조금 더 길게 붙이는 힘이다. 관심이 밖으로 잘 안 나가는 사람일수록 그 힘이 필요하다. 질문이 없어도 말은 해야 하니까.

잘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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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하는 뇌 - 오늘의 선택을 내일의 자산으로 만드는 생각법
가미오카 마사아키 지음, 류두진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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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에서 투자자로.

잡아먹히는 사람이 되지 말자.

우리는 매일 누군가의 시간을 팔며 살아간다.
그 시간이 쌓여도 내 자산이 되지 않으면,
결국 누군가의 시스템에 흡수되는 노동자로 남는다.

가미오카 마사아키가 『투자하는 뇌』에서 말하는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자신의 가치를 늘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뇌 자산을 키우는 것이다.
지식을 쌓고, 사고의 회로를 바꾸는 일.
소비하는 뇌에서 투자하는 뇌로 전환하는 순간,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자산이 되기 시작한다.

빠르게 시작하고, 빠르게 실패하라.
AI시대에 맞는 사고방식이다.
실패는 경험이 되고, 그 경험이 경험 자산이 된다.
경험 자산이 쌓이면 판단력이 생기고,
그 판단력이 복리로 금융 자산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세 가지 자산이 서로 연결될 때,
우리는 투자자를 넘어 자산가가 된다.

배움을 멈춰버린 사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 시장의 흐름에 잡아먹힌다.
투자는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이고,
투기는 배우지 않고 욕망만 앞세우는 행위다.
이 둘을 혼동하지 않는 것이 평생 돈에 휘둘리지 않는 첫 번째 조건이다.

노동자의 삶을 벗어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자신의 뇌에 투자하라.
빠르게 시도하고, 빠르게 실패하며,
그 모든 것을 자산으로 전환하라.
오늘의 작은 선택이 내일의 자유를 만든다.

이 것이 이 책이 전하는 메세지이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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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AI 기업
어비(송태민) 지음 / 시공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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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고유성.

화려한 인공지능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새로운 기술을 처음 접하는 순간의 당혹감은 누구나 비슷합니다. 이 책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처음 키오스크 앞에 섰을 때의 느낌과 경험을 불러오게 합니다. 할인 쿠폰의 QR 코드는 아무리 대어봐도 찍히지 않고, 신용카드는 왜 그리 인식이 안 되는지,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의 눈치가 보여 식은땀을 흘렸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어비 송태민 저자의 ˝나혼자 AI 기업˝ 을 읽어 내려가는 과정은 딱 그 키오스크 앞에 홀로 서 있는 듯한 아득함을 안겨줍니다.

생성형 AI나 동영상 편집 툴을 어느 정도 다뤄본 사람들에게는 흥미로운 지도표가 되겠지만, 기초 지식이 부족한 초심자에게는 문장 하나하나가 높고 단단한 벽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AI 자동화라는 개념도 기대만큼 쉽게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수많은 도구와 과정이 쉴 새 없이 지나가다 보니, 입문자 입장에서는 복잡한 기계의 내부 부품들을 얼핏 구경한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하지만 이 묵직한 진입장벽 너머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저자가 진짜 전하고 싶었던 목적과 메시지의 핵심은 AI를 단순한 호기심이나 공부의 대상에 두지 말고, 나 대신 일하고 자산을 쌓아주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기획자, 디자이너, 에디터의 역할을 AI에 부여하고 이들을 연결해 자동으로 돌아가는 수익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때 비로소 거대한 자본이나 조직 없이도 개인이 독립적인 기업으로 서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초심자의 식은땀을 유발하는 생소한 단어들과 문장들의 행간에는 1인 크리에이터로서 기술의 파도에 올라타야 한다는 저자의 절박한 권유가 담겨 있습니다. 비록 읽는 과정은 처음 키오스크를 마주했을 때처럼 낯설고 빡빡하지만, 이 책을 끝까지 정독한 독자는 기술에 대한 관점 자체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귀한 자산을 얻게 됩니다. 단순히 CHATGPT에 질문을 던지는 단발성 사용자를 넘어, 여러 기술을 유기적으로 엮어 나만의 디지털 사업 구조를 설계하는 통찰을 얻게 될 것입니다.

막연했던 기술에 대한 두려움을 걷어내고 노동 시간을 늘리지 않고도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형 1인 기업가의 로드맵을 가슴에 품게 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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