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드뷔시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정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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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가장 강하게 느낀 점 하나가 ‘내 취향이 변했구나‘였다. 클래식 피아노 연주에 추리라면 좋아할 거라 확신하고 읽었는데 어째 재미가 없다. 내 감수성이 부족한 것인지 음악을 듣는다고 풍경이 그려지거나 와인을 마신다고 들판과 말가죽의 냄새 따위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뭔소리야 하고 넘기게 되는 건 내가 너무 팍팍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인가? 드뷔시의 달빛은 아주 매력적인 곡이고, 치는 재미도 있었지만(물론 치다 말았다) 호수풍경이 떠오른다는 것에서 이건 오버아냐 하고 느끼는 나는 감정이입이 안됐다.
그래도 아주 술술 넘어가고 섬세한 표현이 돋보이는 책이다.
최종까지 맞붙었다는 《연쇄살인마개구리남자》와 비교하자면... 사실 그 책은 한 챕터 읽고 무서워서 못읽었다. 늦은 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도 깜짝 놀라고 눈감으면 떠오르는 장면들에 잠을 못자는 쫄보라 그냥 덮었다. 장면이 생생하다는 점에서 개구리남자가 낫다고 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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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철학자들은 생각의 실타래가 풀리지 않아 고통스러울 때 "새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라"고 권한다. 자유롭게 창공을 나는 새의 기적은 대개 위에서 아래를 향한다. 이러한 새의 시각으로 보면 현재의모든 근심과 복잡한 생각들을 넓게 멀리 볼 수 있다. 또 그동안 너무 근거리에 있어서 한 귀퉁이 밖에 보지 못했던 두려움과 근심의 실체를 발견할 수 있다.

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 Antoninus)는 《명상록》에서 "새의 시각으로 보면 그대를 괴롭히던 많은 쓸데없는 것들이 지워진다."고 말했다. 고뇌와 근심이 뒤엉키고 과거와 미래가 얽히고 설킨 순간,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전체를 조망하면 복잡한 생각들이 단순해지고 생각의 혼란이 수그러든다는 말이다.

새의 시각을, 심리학 영역에서는 ‘객관적 관찰‘로 치환할 수 있다.심리 상담은 내담자로 하여금 자기 문제를 객관적으로 관찰하도록 돕는다. 자기 문제를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바라보면 그동안 보지못했던 부분이 보이고 여기서 새로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때문이다. - P84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소설 《1Q84》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나온다.
"어떤 사람이든 사고나 행동에는 반드시 패턴이 있고, 그런 패턴이있으면 거기에 약점이 생기지. (…) 패턴이 없으면 인간은 살아갈 수없어. 음악에서의 테마 같은 거야. 하지만 그건 동시에 인간의 사고나행동에 틀을 만들고 자유를 제약해."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동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으며 이것은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결정하는 틀이 된다. 마찬가지로 어느 가족에는 무의식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사고와 행동의 패턴이 존재한다. 가족 관계의 패턴은 결혼 생활 속에서 어떤 관계나 일이 매일 반복되면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 속에서 가족 문제는 반복된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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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능력이 없는 어른 -

정신분석가 스캇 펙(Scott Peck)은 "어린 시절의 상처는 자기 자신을 늘못살게 괴롭히는 신경증 환자가 되게 하거나 자기 이외의 사람들을못살게 괴롭히는 성격장애자가 되게 만든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러한 성격장애자들이 제일 못살게 구는 대상은 바로 그들의 아이들"이라고 하였다.
- P232

작은 변화가 가져온 가족의 균형

가족의 균형이 깨졌다는 것은, 지금까지 지속되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금 가족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항상성을 만들어야 한다. 가족항상성의 변화는인식이나 행동의 조그마한 변화로도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면 가족충 누군가가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가족 안에서는 변화가 일어난다. 만약 가족 안에서 누군가의 변화가 받아들여지면, 이것은 당사자의 변화에서 가족 전체의 변화로 이어지게 된다.
- P187

내담자 중심 상담의 선구자인 칼 로저스(Carl Rogers)는 "누군가가내 말을 성의껏 들어 준다고 느끼면 당장 눈가가 촉촉해진다. 그것은기쁨의 눈물이자 내 감정과 입장을 알아준 것에 대한 감사이다." 라고말했다. 우리는 공감을 통해 진정으로 감사와 존중의 감정을 갖게된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감사는 우리의 오래된 상처를 치유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그와 같은 감정을 옮길 수 있게 한다.
- P238

과거의 상처는 치유될 수 있다. 다만 우리에게도 치료자 원숭이처럼 안정된 정서를 가진 치료자가 필요하다. 공감의 끈을 놓지 않고,현재의 나를 이해하고 보듬어 줄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나는 상담현장에서 많은 아내들과 남편들을 상담하면서 그들이 배우자에게실망하고 분노를 느낄 때는 바로 상대방이 이런 역할을 해 주지 않을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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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 대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수록 융 심리학에 관심이 생긴다. 융 심리학을 중년의 심리학이라고도 한다는데, 내가 융의 관점에서 중년이 되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상당히 어렵고 방대한 양이기에 입문서부터 자기 전 조금씩 읽어 보아야겠다. 잠이 쉬이 들지 않는 밤 수면보조제로도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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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5-20 17: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면보조제라니ㅎㅎ어떤 책인지 느낌이 오네요. 읽는 책에서 구스타브 융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와서 읽어보고 싶네요 ^^

볼빨간레몬 2021-05-20 19:21   좋아요 1 | URL
재미없는 책은 아닌데 읽다보면 묘하게 잠이 와요ㅎㅎㅎ 융은 한살 한살 나이 먹을수록 와닿는 게 다르다고 해서 꾸준히 읽어 보려구요^^ 좋은 융 관련 서적이 있으면 추천드릴게요!!
 

이노무 고양이 사랑...
어떤 책이나 그림을 보다가도 고양이만 나오면 눈길을 빼앗긴다. 이책을 읽게 된 것도 김혼비라는 좋아하는 에세이스트와 첫번째 주제 언젠가 고양이 때문이다.

늘 우리 애기라고 부르는 코코와 함께 살기 전에 나는 고양이 포함 강아지, 말, 토끼, 금붕어까지 모든 동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이었다. 정말로 싫어하는 게 아니라 무서워하는 거였다. 집에 들어가다 길냥이가 입구에 있으면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동네를 배회하다 고양이가 갔는지 확인하고 들어갈 정도로. 그런데 이젠 고양이 포함, 강아지와 토끼까지는 귀여워 보인다. 글 속에서 아픈 고양이, 무지개를 건넌 고양이만 나와도 코코를 떠올리며 눈물이 맺힌다. 우리집 애가 이쁘니 남의 집 애도 이쁘다.

코코를 키우며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 왜 아이 있는 엄마들이 다른 아이들의 문제에 함께 마음 아파하고 분노하는지 이유를 알겠다. 동물권에 전혀 관심 없던 내가 동물관련 기사만 나오면 화가 나고 분노에 휩싸인다. 우리 코코만이 아니라 길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반드시 사람이 아니어도 오랜 기간 함께해 온 모든 존재들은 한 개인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내가 가장 기쁘거나 슬펐던 어느 순간에 그는 언제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곁에 있었다. 그를 안고 웃거나 울었던 기억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에 더해 토랑이는 내가 관계한 여러 사람들에게도 소중한 존재였다. 그는 잘 몰랐겠으나, 그는 그들과의 관계가 유지될 수 있게 계속해서 도와주었다.


그 고양이를 구하는 일이 20대 후반 끝자락의 나를 구하는 일이 되었을 것임을 그때는 몰랐다. 그 이후로 나에 대한 혐오감이 커져 갔다. 그 대상이 고양이라서가 아니라, 한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보다도,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는 자괴감이 찾아왔다. 한동안 내 인생은 회전교차로의 출구를 찾지 못하고 계속 맴돌기만 했다.


- 그때 그 고양이를 구했더라면, 김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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