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무 고양이 사랑...
어떤 책이나 그림을 보다가도 고양이만 나오면 눈길을 빼앗긴다. 이책을 읽게 된 것도 김혼비라는 좋아하는 에세이스트와 첫번째 주제 언젠가 고양이 때문이다.

늘 우리 애기라고 부르는 코코와 함께 살기 전에 나는 고양이 포함 강아지, 말, 토끼, 금붕어까지 모든 동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이었다. 정말로 싫어하는 게 아니라 무서워하는 거였다. 집에 들어가다 길냥이가 입구에 있으면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동네를 배회하다 고양이가 갔는지 확인하고 들어갈 정도로. 그런데 이젠 고양이 포함, 강아지와 토끼까지는 귀여워 보인다. 글 속에서 아픈 고양이, 무지개를 건넌 고양이만 나와도 코코를 떠올리며 눈물이 맺힌다. 우리집 애가 이쁘니 남의 집 애도 이쁘다.

코코를 키우며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 왜 아이 있는 엄마들이 다른 아이들의 문제에 함께 마음 아파하고 분노하는지 이유를 알겠다. 동물권에 전혀 관심 없던 내가 동물관련 기사만 나오면 화가 나고 분노에 휩싸인다. 우리 코코만이 아니라 길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반드시 사람이 아니어도 오랜 기간 함께해 온 모든 존재들은 한 개인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내가 가장 기쁘거나 슬펐던 어느 순간에 그는 언제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곁에 있었다. 그를 안고 웃거나 울었던 기억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에 더해 토랑이는 내가 관계한 여러 사람들에게도 소중한 존재였다. 그는 잘 몰랐겠으나, 그는 그들과의 관계가 유지될 수 있게 계속해서 도와주었다.


그 고양이를 구하는 일이 20대 후반 끝자락의 나를 구하는 일이 되었을 것임을 그때는 몰랐다. 그 이후로 나에 대한 혐오감이 커져 갔다. 그 대상이 고양이라서가 아니라, 한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보다도,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는 자괴감이 찾아왔다. 한동안 내 인생은 회전교차로의 출구를 찾지 못하고 계속 맴돌기만 했다.


- 그때 그 고양이를 구했더라면, 김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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