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냉전‘의 양상을 특히 기술-경제 전쟁에 집중해서 다뤘다. 다양한 분야의 광범위한 이야기들을 두루 균형감 있게, 너무 깊지 않은 수준에서 접할 수 있다. 다 보고 나면 현재의 미중 대결이 체제의 명운을 건 방대하고 거대한 싸움임을 실감할 수 있다(특히 패권 상실기에 접어든 미국이 그렇다). 전반적으로 신중한 태도로 상황을 본다는 점이 전체적으로 보자면 장점이지만, 또한 그러한 점이 날로 격화되는 신냉전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말하는 결론을 평이하게 관념적으로 만들어버렸다. 어쨌든 현재 미중 갈등의 양상을 전체적으로 살피는데 아주 유용하다.
신냉전 상황에서 한미동맹 하의 우리에게도 불똥이 튈 여지가 다분한 대만 문제를 우리의 시야에서 다뤘다. 특히 일본의 재무장 문제를 팩트 중심으로 찬찬히 다룬 2장, 한미동맹이 어떻게 신냉전으로 말려들어갈지 살핀 3장은 잘 읽어볼 필요가 있다. 현 정부의 노골적인 미국 일본 경도가 한반도 전체에 미치는 파국적인 위험성을 생각할 때, 더 널리 논의될 필요가 있는 중요한 주제다.
날카로운 문화 비평을 선보이는 저자의 산문집 겸 비평집. 관성적인 부정적 규범에 대한 특유의 도전의식과 함께, 기억되고 권장되어야 할 인물 사건 작품에 대한 찬사들도 담겨 있다. 이들을 날카롭게 준별해 글을 쓰는 스스로에 대한 담금질과 태도가 곧 ‘뾰족한 마음‘인 듯.
미국발 신냉전 이후 한국에서 어쩌면 북한보다도 더 나쁜 취급을 받게 된 중국에 관한 담론과 여론 지형을 분석한 책. 핵심 내용인 중국에 대한 냉전적 담론의 실체, 형성 과정 분석과 오늘의 중국을 우리가 어떻게 실천적 지향 속에서 인식해야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오해하고 있는가 등에 대해 많이 배웠고 공감했다. 다만, 한미동맹 추종으로는 큰 차이를 말하기 어려운 전-현 한국 정부를 너무 상반되게 평가하는 점(그래서 전 대통령이 추천했으려나 싶기도...), 바이든 행정부에서 더욱 격화되는 신냉전이 너무 ‘쉽고 간단하게‘ 미국 실패로 귀결될 거라 보는 점(장기적으로는 그리 될 것 같다)에는 공감할 수 없었다. 어쨌든 한 번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