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 시대의 귀환 - 팍스 아메리카나의 몰락과 무한 각축의 시작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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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패권을 자유주의적으로 극복해보려는 논리. 예전에는 장점이 크게 보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답답해 보이는 부분이 많다. 저자의 젊은 시절 경험이 이제는 사유의 걸림돌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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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양동주니 2026-02-25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보다 너무 별로네요.. 지금 꾸역꾸역 읽어보는 중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마크 그레이엄.제임스 멀둔.캘럼 캔트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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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AI에 관한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AI가 인간의 ‘노동을 소멸’시키고, 이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라는(그러니 하루빨리 사용법을 익히고 적절한 주식에 투자하라는) 최근의 주류적인 담론이 논리적으로 미심쩍고 방향에 있어 올바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굉장히 반가운 책이다. 옥스퍼드 인터넷 연구소를 중심 거점으로 15년간 진행된 노동 현장 연구를 기반으로 펴냈다. 원제는 Feeding the Machine, 부제는 The Hidden Human Labour Powering AI다. 한국어판 제목, 부제도 아주 인상적이다.
_ 총체적 레이어layer: AI에 대한 비판적 사유를 강조하는 지식사회에서 최근 강조하는 것은 “AI 지도학”cartography라고 한다. ‘투명한 필름을 여러 겹 쌓아 올려 하나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디지털 디자인의 레이어 개념을 결합하여, AI 사회-산업에 대한 총체적인 형상을 구성해야 비로소 인식의 올바른 사실적 기초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https://cartography-of-generative-ai.net/). 이 책은 그러한 방향성 속에서, 특히 AI 생성, 즉 생산 과정에서의 총체적 양상을 그려내고 있다. 그것은 결과물로서의 인공지능(인간의 사고, 학습, 판단 능력을 모방하도록 설계된 기술)이 아니라, 이를 포함하는 추출기계(AI와 플랫폼이 인간의 노동, 데이터, 시간을 수집하고 자산화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적 시스템)의 전반을 포착하는 것이며, 특히 이러한 구조에 ‘전원을 공급’하면서도 가려져 있는 수많은 ‘노동’을 포착하는 것이다.
_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8장 결론을 제외한 7장을 통해 AI 산업에 관여하는 노동의 양상(6장은 자본)을 현장 조사로 제시하고, 그에 연관되는 관련 주제들에 관한 ‘논픽션’ 글들이 실려 있다. 각각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데이터 주석 노동, 주석 노동의 규모와 노동 환경(우간다) ② 머신러닝 엔지니어, 알고리즘 및 AI의 지능(영국) ③ 데이터 센터, 인프라 구성과 권력(아이슬란드) ④ 예술가 노동, AI의 증강과 복제(아일랜드) ⑤ 물류 노동, 감시 자본주의와 추출(영국) ⑥ VC 파트너, 실리콘밸리의 ‘자유주의 독재’(미국) ⑦ 컨텐츠 검수 노동, 노동자 투쟁과 연대(나이지리아). 이를 통해 파악한 AI 산업은 ‘인간을 기반’으로 하여 ‘인간의 노동’이 밀착하여 운영되는 ‘추출적 기계’이며, 제국주의적‧패권주의적 ‘자산’을 기반으로(인프라부터 노동의 배치까지) 자본주의‧자유주의적 ‘독재자’(실리콘밸리 중심, 이들은 스스로를 “글로벌 커뮤니티의 지정학적 리더”로 부른다)들에 의해 운영된다. “민주주의가 배제된 기술”이 주도하는 체제라는 것.
_ 책의 사유 방향이 특별한 만큼, 시장에서 지금까지 나왔던 비슷한 결의 책들과는 사뭇 다른 결론을 주장한다. 흥미롭다. 실리콘밸리 비판서들 대부분이 ‘착한 실리콘밸리’에 대한 기대, 정부의 규제 및 개입을 중심으로 논의를 풀어가는 것과 달리, 이 책의 저자들은 “노동자 조직 강화”, “시민사회의 연대”, “시스템의 불평등과 부정의”를 개선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제도적 개혁 등에 관한 이야기도 있지만, 결국에는 세계적 범위에서의 권력 구조의 민주화, 대중의 조직화와 진출로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쉽다고 말하는 건, 진실을 외면하는 일일 것이다. … 이미 전 세계 곳곳의 노동자들이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는 이제 그들의 뒤를 따라야 한다. 그것이 이제 우리 모두의 몫이다. … 기계를 멈추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 우리가 자유롭지 않다면, 그 기계는 결코 작동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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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마음의 소리 - 나는 달리기보다 버티고 서는 법을 배웠다
조석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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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며 꾸준하게 나를 지키고 버티면서 서 있다 보면, “운”은 반드시 찾아온다. 물론 어디로 튈지는 모른다. 성실한 직업인이자 창작자의 진솔한 이야기. 소소한 재미, 따듯한 위안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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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스펙터클, 민주주의 - 새로운 광장을 위한 사회학
김정환 지음 / 창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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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꼼꼼하고 성실한 젊은 연구자의 책이다. 한국현대사를 정면에서 다룬 이러한 책이 나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질문”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좋은 질문은 그다음의 길을 예비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일이다.
- 책이 지향하는 문제의식에 상당부분 공감했다. 지난 30여 년 특히 정권 차원에서 “지지부진하게 교착”한 한국 민주주의의 현실에 문제를 제기한다. “몸을 통한 스펙터클의 민주주의”는 투쟁의 최정점의 한 모습으로써 귀중하지만(이를 묘사하는 집합적 신체와 현장의 열기에 관한 내용은 특히 흥미롭다), 그것이 삶의 현장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민주주의 범위는 좁아진다. 그것은 지금 시기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으며, 책에서 ‘김용균 노동자’로 대표된 “무대 밖의 사람들”을 외면한다. 지금과는 다른 민주주의, 폭군을 쫓아낼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그러한 폭군이 존재하지 못하도록 하는 민주주의, 무대를 만들어가는, 혹은 무대를 만들지 않는 주변 시민들과의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다. 2024년의 내란-외환 폭동 진압 이후의 사회는, 분명히 더 달라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위의 문제의식도 분명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구조의 형성과 일상의 실천은 민주주의를 “민” 스스로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매우 긴요한 것이다.
- 이를 ‘죽음’과 ‘집합’이라는 틀 속에서, 폭력을 인식하고 어우러져 저항하는 집단적 실체의 형상화로서의 1980~1987년 민주주의 투쟁을 살피고, 그 힘과 함께 그것이 포괄하는(그리고 포괄하지 못하는) “상상계”를 그려나간다. 독특한 측면이 있는 접근이다. 이를 방대한 자료 수집과 꼼꼼한 논리로 구성하였다.
- 궁금한 점은 두 가지. 하나는 현대사의 ‘죽음’을 논하면서 그 출발점을 4.19로 상정한 것, 즉 해방 후 한국전쟁에 이르는 시기를 배제한 것이다. 이 시기에 형성된 ‘전쟁, 한미동맹, 국가보안법(북한 적대)’로 표상되는 대한민국의 안보국가적 성격은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일종의 ‘국체’ 같은 것인데, 그 심원에는 ‘죽음’이 존재한다. 이 측면과 책 속 상상계의 연결고리가 끊어져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이 의제들은 한국 민주주의 구성 성분 중에서 자율적 접근성이 가장 떨어지는, 심각한 민주주의의 공백/결손 지점이기도 하다).
- 다른 하나는 이 책에서 제시된 ‘상상계’와 경합하는 또 다른 실제하는 “민의 상상계”들을 전혀 다루지 않은 점이다. 감정의 휘몰아침 속에서 우발적이고 제의적으로 형성되는 민주주의적 실천도 있지만(책 속 상상계는 여기에 멈춘다), 그와 함께 어울리면서 철학과 전망, 사회운동 조직들이 결합했던 민주주의적 실천 역시 존재한다. 이는 이른바 ‘민’ 속 위계 혹은 갈라짐을 뜻하는데, 이 부분을 뭉뚱그린 이유가 궁금했다(후자를 인식하는 건 더 나은 민주주의 실현의 주체를 설정함에 있어서 중요한 역사적 자양분일 수 있다).
- 사회/역사 분야의 진지한 독서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보고 생각해볼 거리들이 많은 책임은 분명하다. 여러 사람의 서평, 감상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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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지정학 - 5000년 문명사를 통해 보는 세계질서의 대전환 그레이트 하모니 3
아미타브 아차리아 지음, 최준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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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언덕 위의 도시”와 13장 “나머지의 귀환”이 깔끔 명쾌하면서도 흥미롭다. 인도계 ‘특유‘의 ‘비동맹’ 전통에 의거해 미국 예외주의의 패권 신화를 비판하고(12장), 스스로의 논리와 역사의 힘으로 무장한 글로벌 사우스의 역량을 긍정한다(13장). 미국 패권 없는 세계는 더 정의롭고 평화롭게 발전할 것이라는 희망(저자 표현으로는 글로벌 멀티플렉스)에 지적으로 힘을 보탠다. 처음 예상보다 더 진취적인 내용이라 흡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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