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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문화 126호 - 2025.봄
새얼문화재단 지음 / 새얼문화재단 / 2025년 3월
평점 :
_ 2025년 1분기 인문 사회 분야 계간지들은 모두 윤석열의 내란‧외환 책동 및 비상계엄 사태와 이에 맞선 한국 민중들의 정권 퇴진 및 사회대개혁 운동에 대해 중요하게 다뤘다. 그중에서도 『황해문화』는 “우리가 꿈꾸는 새로운 세상”이라는 제호로 광장의 시민 51명을 섭외하여 권두언을 제외한 지면 전체를 현장의 목소리에 할애하였다.
_ 최대한 주제, 분야, 지역 등에 있어서 풍부한 목소리를 담고자 노력한 성실한 기획이다. 기획력과 추진력이 잘 결합했으니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순서를 보면, ‘1 과거는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에서는 광주 항쟁 시민군, 여러 사회적 참사(세월호, 이태원, 故 김용균) 그리고 분단, 식민, 전쟁 등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문제들과 연관된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2 어디에 핀들 꽃이 아니랴’에서는 수도권이 아닌 여러 지역들의 활동가, 이주노동자, 청소년, 세계 연대(팔레스타인) 차원의 목소리를 담았다. ‘3 촛불 너머 남태령 그 이후’에서는 농민 김후주의 남태령 투쟁 글에서 시작해 종교, 노인, 노동(건설노조) 등의 제반 분야의 이야기를 담았다. “TK 콘크리트는 TK의 딸들에 의해 부서질 것이다” 대자보 작성자 소결의 한남동 한강진 투쟁 참가 글로 마무리된다. ‘4 새로운 세계를 마주할 용기’와 ‘5 새로운 세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는 윤석열 퇴진 이후의 사회대개혁 과제들에 관한 여러 목소리를 담았다(불평등, 양극화, 연대, 돌봄, 페미니즘, 소수자 인권, 기후 위기 등이 많이 언급된다).
_ 여러 글들 중 눈에 띄는 것들이 꽤 있었다(개인적으로는 대구‧경북 독립언론 『뉴스민』 이상원 편집국장의 「작더라도 단단한 진지로 남기 위해」, 이세훈 건설노조 교육국장의 「노가다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손을 놓지 않겠다」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기술적인 글솜씨를 기준으로 보아야 할 글들이 전혀 아니라는 생각이 들 만큼, 전반적으로 현장성이 넘치고 뜨겁다. 내용 전반에서 돋보이는 것 중 하나로는, 광장의 ‘진정한 사회대개혁을 향한 의지’라는 생각을 했다. 특정 정당이나 기성 정치인이라는 한정적인 현 ‘정치’의 틀로 규정할 수 없는 광장 특유의 건강함과 결연함이 선명하다.
_ 4, 5장에서 ‘외환’과 ‘노동’을 구체적으로는 다루지 않았는데, 내 생각에 이 문제들은 단지 “과거가 현재를 돕는” 차원에 머물 것은 아니다. ‘시대착오적인 아주 오래된 거짓말’과 ‘신봉건주의’는 매우 현재적인 사안으로, 광장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