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만 보자면 ‘MZ세대 젊은 남자‘인 저자의 좌충우돌 농민 되기 이야기.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과는 정반대로 살아가려는, 그러면서도 꿋꿋이 자기 삶을 세워내는 뚝심이 재밌다. 소비보다는 생산을, 의존보다는 자립을, 부유한 노예보다는 가난한 주인을 선택한 사람의 술술 읽히는 에세이, 추천한다.
미국발 신냉전이 격화되는 요즘, 이른바 제국주의 또는 대국들의 세계 전략의 토대 중 하나인 지정학에 대해 간략하게 훑어볼 수 있다. 현실적이고 종합적이면서도 엄밀한 의미로서의 논리가 결여되었으며 강자의 피해의식 또는 책략에 가까운 지정‘학‘의 실체를 생각해볼 수 있고, 랜드파워 시파워 하트랜드 림랜드 등의 개념과 마한부터 브레진스키까지의 생각도 교양 수준에서 살필 수 있다. 저자 의견이 반영된 부분 중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것들도 꽤 있지만, 우리 민족의 지정학은 남북의 적대 해소, 상상력에조차 관여하는 38선의 철거에서 출발한다는 지적은 옳다.
줄기차게 언론 및 사회 개혁 운동을 벌여온 저자의 신간. ‘한국에서 미디어를 제대로 읽기‘ 위한 가치관과 철학, 언론과 공론장 형성의 역사를 다뤘다. 현실에 천착한 문제제기와 대안 제시가 강점이다. ‘기레기‘ 보수 언론과 ‘깨시민‘ 팬덤 정치를 둘 다 맹렬하고 집요하게 비판한 것 역시 장점이다.
뒷표지의 ˝역작˝이라는 말이 과찬이 아니라 느껴질 정도로 ˝구조적, 역사적 접근˝과 ˝광범위한 자료 검토˝가 배합된 굉장한 학술서. 좋은 학술서답게 본문에 더해 빼곡하고 성의 있게 만들어진 미주에서도 배울 게 많다. 특히 관련 분야 연구자나 저널리스트들은 관점 동의 여부를 떠나 공부해야 할 책이고, 소재 특성을 떠나 출판부문에서 상을 줘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전작 《폭격》의 연구를 더욱 심화하여 전쟁의 시작뿐만 아니라, 그것의 지속과 형식이라는 측면을 통해 한반도의 민중을 평화실현의 관점에서 조망하고자 한 연구자의 커다란 노고가 느껴지는 책. 폭격, 학살, 성폭력으로 요약할 수 있는 미국(과 한국)의 한반도 전쟁 수행 방식은 (목적이 무엇이건) 그 자체로 불의했다. 2차대전 이후 세계 최대의 여성운동 조직이었지만 한국전쟁 조사단 파견 및 보고서 발표 후 미국 주도의 냉전적 반공주의 공격으로 ‘잊혀진‘ 국제민주여성연맹을 통해 반제국주의, 반인종주의, 반전평화적 여성주의 국제연대의 가치를 다시 소환한다. 조사위원 중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가졌다고 할 모니카 펠턴에 집중함으로써 결코 부정할 수 없는 한국전쟁의 진실을 더운 선명하게 드러냈다. 조심스럽고 촘촘한 (그래서 강조점은 더욱 선명해지는) 서술 방식은 저자 김태우의 특장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