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돈이 먼저! 자본주의의 가장 야만적인 지점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빌린 자에게만 가혹하고 빌려준 자의 책임은 전혀 묻지 않는 기울어진 인식과 구조에 문제제기 한다. 불법 탈법 추심이 대부업체의 일탈이 아니라 정부, 금융권의 적극적 체제 구성에 의해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빚이 아니라 일자리를 추심이 아니라 복지를 제공하는 게 국가의 의무겠다.
분단 고통이 현재 진행 중임을 명확히 보여주는 이들이 바로 재일동포들이 아닐까. 일본의 몰상식한 억압과 싸우며 민족성을 지켜내고, 남한의 여전한 반공 이데올로기에 맞서며 통일을 이야기하는 한 재일 동포의 분투기. 총련임을 공연히 밝히는, 합리적이고 매력적인, 저자 같은 이들을 우리 사회가 편견 없이 대할 수 있을 때 평화와 통일은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매트릭스의 네오가 진실의 빨간 약을 선택하고 새로운 높이에서 세상을 봤던 이야기에서 착안한 제목일 듯 싶다. 우리를 가두고 있는 견고한 맥락-편견이든 무지이든 생존이라는 핑계든-을 벗어나려는, 심지어 이런 노력이 억압받는 퇴행적인 hell시대에 보기드문 용기있는 기획이다. 다 좋지만, 김수박 한수자 김홍모 작가 작품은 특히 더 좋다.
수원에서 제주까지 29개 도시의 노동 현장을 살핀다. 저자의 치열함이 인상적이고, IMF위기 이후 날이갈수록 최근들어 더 심각히 후퇴하는 생존 위협의 현장에서 묵묵히 싸우는 전국의 정말 수많은 노동자들이 감동적이다. 노조가 제대로 선 곳이 모든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걸 실례를 통해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다. 결국, 희망은 저항과 연대에서 비롯한다.
우리는 북한 그리고 통일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오늘도 남북이 함께 만드는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남측` 사람들은 이에 대해 `북맹`이라 단언한다. 각양각색의 인터뷰지만, 개성공단은 퍼주기가 아닌 퍼오기라는 견해, 북측 사람들의 생각을 일정 부분 인정해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깨달음, 종편 등 남측 언론이 매우 무책임하다는 생각은 모두 비슷하다. 개성공단에서 긴 시간 일한 김진향 카이스트 교수가 책 1부에 쓴 글이 여러모로 인상적이다. 개성공단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또한, 책에 등장하는 여러 사람이 말하는 북한 바로 알기, 통일 제대로 이해하기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