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멘토 - 감성이 있는 행복한 성공 이야기
곽숙철 지음, 설레다 그림, 윤푸빗 스토리 / 틔움출판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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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멘토 - 넷세대 직장인에 어울리는 특별한 자기계발서 

   
 

  “역사가 가장 뛰어난 농구 선수 중 한 명인 래리 버드를 아나요? 래리 버드가 한 제과회사의 광고 촬영을 위해 농구 코드로 왔어요. 촬영할 내용은 래리가 슛을 던질 찰나에 관중속 누군가 과자를 씹으며 와삭 소리를 내는 바람에 골을 넣지 못한다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촬영이 시작되고 어처누기 없는 일이 벌어졌어요.

  광고 내용에 따르면 슛이 빗나가야 하는데 던지는 공이 모두 골인이 되는 거에요. 래리는 치열한 연습을 통해 완벽한 슛 동작을 마치 로봇처럼 몸에 익혔기 때문에 골이 실패하는 것이 오히려 어려웠던 거지요. 이처럼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공이 자꾸 그물 속으로 빨려 들어가자 래리도 당황스러워했대요. 

  결국 수백 번이나 공을 던진 끝에  

겨우 두세 번 정도 공을 넣지 않는 데 성공했다고 하네요.

 
   

 골인이 습관이 된 래리 버드의 이야기에는 작은 성공이 반복되다 보면 습관이 되고 나중에는 오히려 실패가 어려워진다는 깨달음이 담겼다. 그리고 우리는 래리 버드라는 스타 플레이어가 있기까지에는 최선을 즐기며 농구를 마음껏 즐기는 그의 마음자세가 숨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저자 솔개 곽숙철은 비즈니스맨들의 ‘멘토‘다. 그냥 스쳐지날지도 모를 ’소중한 이야기‘ 속에서 인생의 진리를 찾고 이를 재가공해서 블로그 속에서, 특강에서 그리고 정기적으로 회원들에게 메일을 보내며 직장인들의 답답한 속을 풀어주는 그는 나의 멘토이기도 하다. 금쪽같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80여 편의 이야기들이 책 한 권에 담겼다. 제목은 <Hello, 멘토>(틔움)다.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 설토와 열정적인 엘리트 사원 열토, 그리고 설토의 친구 당근과 직장상사인 먹구름이 만들어가는 고민들은 우리네 직장인의 무미건조한 듯한 일상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다. 저자 솔개는 이들의 고민을 풀어줄 대답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이야기를 찾아 두런두런 풀어준다.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아마도 읽기 편하다는 것이다. 고민과 해답, 그리고 예쁜 그림 한쪽은 ‘어른을 위한 동화’와 같다. 이야기를 읽는데 1분 남짓, 그림 보기도 그 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독서는 두 쪽을 모두 읽고 난 후부터일 것이다. 평범한 직장인 설토의 방황과 고민은 엊그제 회사에서 내가 겪은 이야기를 닮았고, 감정기복 심한 먹구름은 직속상사인 팀장과 쌍둥이 같다. 읽다보니 내 이야기, 내 고민이더란 거다. 페이지마다 한쪽씩 접어두는 건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알 게 뭐냐. <세상은 요지경>이란 노래처럼 잘난 놈은 잘난 대로 살고, 나처럼 못난 놈은 못난 대로 살면 되지.” 투덜댄다면 멘토인 솔개라도 해 줄 말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잘 하고 싶은데, 얼마나 잘 해야 하는 거냐 묻는다면 그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열렬한 추종자인 한 젊은이가 소크라테스를 찾아와, 지혜를 얻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간청했어요. 소크라테스는 그를 강으로 데려고 가서 물에 집어넣은 다음, 젊은이의 머리를 눌러 강물 속에 집어넣었어요. 젊은이는 머리를 물 밖으로 내밀려고 허우적거렸지만, 소크라테스는 있는 힘껏 그의 머리를 누르며 못나오게 했지요.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참지 못한 그 젊은이가 죽을 힘을 다해 몸부림치며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 수 있었어요.

  바로 그때 소크라테스가 물었어요.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을 때 자네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가?”

  그러자 젊은이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지요.

“공기였습니다!”

이 말에 소크라테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어요. 

“자네가 그 순간 공기를 원했던 것만큼 지혜를 갈구한다면 곧 얻게 될 걸세.” 

 
   

 

  잔소리 백 마디보다 이야기 한 편이 훨씬 낫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스크롤의 압박’이라 느껴지면 바로 스킵skip하는 것이 넷세대가 아니던가. 짧지만 깊고 큰 여운을 주는 이 책의 글들은 넷세대에 어울린다. 재충전의 기운이 넘쳐나는 봄철. 고민 많은 동료나 후배가 있거든 브랜드 커피  한 잔 대신 이 책 한 권 선물로 안겨준다면 ‘선배님, 짱!’소리 듣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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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이 답이다 - 생각을 성과로 이끄는 성공 원동력 20
이민규 지음 / 더난출판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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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의지박약자들이 읽어야 할 완소 자기계발서!

  나는 ‘독서법’에 관련된 강연을 하면 항상 ‘독서의 완성은 실천’이라고 말한다. 책을 읽고 느끼고 배운 바가 있다면 ‘실천’을 통해 그것들을 체득體得할 때 그 때 독서는 완성된다는 뜻이다. 일본 대기업 교세라 그룹의 전회장 이나모리 가즈오 역시 독서 후 실천에 대해서 "읽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지만, 단지 읽기만 할 뿐 실행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책읽기는 '시간낭비'일 뿐이다." 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독서한 바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왜냐하면 책은 여러 장르가 있고 내용 역시 다양해서 과연 이 책이 ‘실천이 가능한 책인가’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기계발서와 같은 실용서를 읽는 ‘실용독서’는 말 그대로 생활에 활용을 하겠다는 목표가 있는 독서이기에 오히려 ‘실천’이 없다면 그 책을 읽은 의미가 없는 것이 될 것이다. 국내 출판계의 ‘자기계발서’란 장르의 분류는 따지고 보면 사실 모호하다. 자기계발의 시작을 굳이 따지자면 사뮤엘 스마일즈가 1859년에 ‘개인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조(self help)’의 정신을 주장한 자조론Self-Help이 되겠지만, 어떤 분야의 책이 되었든 독자가 책을 읽고 난 후 ‘배웠다’고 느끼면 그 자체가 자기계발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문, 문학, 정치, 경제와 같은 장르의 실천인데 여기 유념해야 할 것은 바로 체득體得이다. 어떻게 실천하면서 체득해야 할까? 어떤 장르의 책이든 완독을 한 후 인상적인 구절이나 문장이 있다면 기억하고 나중에 활용하고자 따로 옮겨 적거나 타이핑을 해 두면 실천이 된다. 아니면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할 때 책을 통해 배우고 느꼈던 바를 전한다면 그 역시 실천이 된다. 가장 정답에 가까운 실천은 역시 ‘생각한 바를 실제로 행함’이라는 사전적 의미의 실천을 그대로 따를 때 이다.   

  예를 들어 책 <히말라야 도서관>을 들 수 있다. 이 책은 한 청년이 만들어내는 작은 기적을 이야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서 승승장구하며 세계를 누리던 청년 존 우드는 휴가차 들린 네팔의 어느 숙소에서 만난 현지 교육가를 통해 아이들의 열악한 교육 실태를 알고 직접 목격한 후 큰 충격을 받는다. 지금까지 자신을 만든 성공은 독서와 교육에 있다고 항상 자부했던 그는 미국의 직장으로 돌아왔지만 과중한 업무와 직장에서의 치열한 생존 경쟁은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네팔의 어린 아이들을 위해 무엇인가 할 일이 있음을 깨달은 존 우드에게 잘나가는 지금의 IT회사는 이미 ‘남의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는 네팔 아이들에게 '책을 가지고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잊지 못했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부모님과 함께 네팔에 보낼 책과 성금을 모금하게 된다. 룸투리드 Room to Read사업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를 성공으로 이끈 독서에 대한 실천이 시작된 것이다. 그는 책에서 도서관 건립 사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물질적인 부자인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진정한 문제는 그것으로 무엇을 할 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젊은 나이에 성공했다. 어떤 경우는 운이 좋아서였다. 하지만 내가 물질적으로 부유해졌다는 것이 훌륭한 사람이 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진정한 문제는 그걸로 무엇을 하는가이다." 

  최고의 직장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던 그가 자신을 아껴온 상사의 믿음을 버리고, 사랑하는 여인의 반대와 부모님의 염려를 뒤로 한 채 부모수의 사회사업을 시작  하게된 것은 네팔의 적당한 도서관조차 없는 500명의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과거부터 맹세해 온 '더욱 많이 베풀면서 살 것'을 더 이상 핑계를 대며 살지 않겠다는 결심 때문이었다. 

  제아무리 각박하고 혼란스러운 사회라 할지라도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진실한 메시지는 기꺼이 함께 하려는 나누는 마음으로 돌아서게 만드는 것 같다. Room to Read 사업은 10년이 채 되지 않아 개발도상국가에 150만 권의 책을 기증했고, 3,000개의 도서관을 건립했으며, 200개의 학교를 지었다고 한다. 그리고 천만 명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는 그날까지 오늘도 그 숫자는 아직 진행형이라고 한다. 

  지식에 경험이 더해졌을 때 비로소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된다. 그 전까지는 단순히 '알고 잇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정보사회가 되어, 지식편중시대가 도래하여 '알고만 있으면 언제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진 듯한데, 그것은 커다란 오해이다.

  '행동하는 것'과 '알고 있는 것'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존재한다. 그 차이를 메워주는 것은 바로 현장에서 쌓은 경험이다. 독서를 통해 배우고 익혔으면 실천해야 한다. 머리와 가슴으로 느낀 감동 역시 어떤 방법으로든 표현하고 발전시킬 때 비로소 독서행위는 완성된다. 

  “심판의 날에 우리는 무엇을 읽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을 받게 될 것이다.”고 말한 토마스 아 켐피스는 말했다. 독서는 한 곳에 앉아 두 눈을 굴려 종이 위의 활자를 읽어 내려가는 단순한 짓이 아니다. 활자가 그려낸 글을 눈으로 읽고, 마음과 머리에 새겨 오늘보다 나은 인생을 살기 위한 밑거름으로 마련하고자 함이다. 독서의 완성이 실천인 것처럼 보다 행복한 내 인생을 위해서도 항상 배우고 느낀 대로 행동해야 한다. 

  책 <실행이 답이다>는 이 실행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책이다.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와 <1%만 바꿔도 인생이 달라진다>는 책을 써서 심리학 관련 자기계발서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로 잘 알려진 이민규 교수가 썼다. 그는 “평범한 사람과 성공한 사람의 차이는 지식이 아니라 실천에 있고, 성공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차이는 전략이 아니라 실행에 있다”며 실천을 위해서는 실행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한 실행력은 성공한 사람들의 ‘타고난 본능’이 아니라 ‘스킬skill'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실행력은 곧 의지력이며, 의지력은 타고나는 자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결심을 작심삼일로 중도포기하고 난 후 스스로를 ‘의지박약자’로 책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틀린 생각이다. 실행력은 타고난 자질이 아니라 배우고 연습하며 누구나 개발할 수 있는 일종의 기술skill이다. 실행력이 부족한 것은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아직 효과적인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왜 피아노를 치지 못하고, 왜 운전을 하지 못할까? 배우고 연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실행력도 피아노 연주와 운전처럼 일종의 기술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실행력이 부족하면 실천 노하우를 공부하고 연습하면 된다.“ 9쪽

 나는 이민규의 책을 좋아한다. 그의 책을 읽고 있으면 ‘당장 실천하고 싶은 욕구’가 분기탱천憤氣撐天할 만큼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글을 읽기가 쉽다. 읽고 있노라면 그가 옆에서 혹은 내 앞에서 강의를 하는 듯하다. 심리학적 이론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하고, 재미있고 유익한 사례를 통해 단번에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그의 전작들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 역시 그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주제는 사실 자기계발서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성과의 시작은 실행할 때 나타나기 때문이다. 저자는 실행력은 ‘결심 - 실천 - 유지’라는 3단계를 거치면서 만들어지고, 실천가가 되려면 이 3단계에 적용되는 효과적인 지렛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슨 이론 같이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결심 - 실천 - 유지’는 ‘배우고 느낀 바를 꾸준히 행동으로 옮긴다’는 말을 단계로 만든 것일 뿐이다. 

  이번 역시 책 전반에 걸쳐 재미있는 사례와 풍부한 자료 그리고 손에 잡힐 듯한 눈에 보이는 설명으로 가득하다. 책을 읽다가 보면 ‘아, 그게 그렇구나... 이런 방법도 있구나... 그 사람도 그랬군.’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을 집어든 독자라면 ‘실행력을 키우고 싶은 독자’일 터, 읽고 나면 자신은 충분히 실행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었고, 단지 빛을 발하는데 2%가 부족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것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걸을 수 있고 자전거를 탈 수 있다면 당신은 의지박약자가 아니다. 지금 걸을 수 있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것은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수도 없이 반복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분 모두에게는 그런 실행력이 있다. 이 책이 당신 안에 잠들어 있는 능력을 행동으로 실행하게 해주는 지렛대를 제공해 줄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에필로그 중에서  

 우리가 한글을 잘 읽고 잘 쓰는 이유는 수백 수천 번 한글을 쓰면서 외웠고, 새로운 낱말을 국어사전을 통해 찾았으며, 받아쓰기를 했기 때문이다. 한 번의 반짝임은 ‘재능’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큰일을 만들거나 자신의 평생을 이끌어갈 ‘능력’은 그 재능들이 ‘습관’이 될 때 비로소 생긴다.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은 실행력이 있고, 충분한데 문제는 스스로가 그것이 ‘실행력’인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에 비슷한 문제를 만날 때 다시 활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실행력’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주저하지 않고 과거의 경험을 활용한다. 단 한 번 일등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계속해서 일등을 하는 사람의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성공을 이끌어낸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하는가, 하지 않는가의 차이인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독자에게 묻기도 한다. 이 책의 독서를 완성하려면 성실하게 답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처럼 저자의 물음에 답하는 동안 독자가 스스로 답을 찾아내게 되기 때문이다. 이민규의 책은 신작이 출간될수록 완성도가 더해진다. 그래서 그의 신간이 늘 기대되고 출간되면 반갑다. <실행이 답이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특히 내가 늘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실행력’을 주제로 책으로 내줘서 더 없이 반가웠다. 저자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책, 이 책을 활용하느냐 마느냐는 독자의 선택과 실행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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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빅터 - 17년 동안 바보로 살았던 멘사 회장의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레이먼드 조 지음, 박형동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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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빅터 - 내 인생, 그 속에 내가 있는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인간은 스스로 믿는 대로 된다.” 소설가 안톤 체홉은 말했다. 하지만 인간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은 지극히 불안하다. 김춘수의 대표적인 시, ‘꽃’을 읽을 때마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느낌과 함께 ‘불안한 인간의 존재감’을 생각한다. 인간은 항상 불안하기에 스스로를 믿기보다 다른 사람의 평가를 더 믿는 편이다. 그리고 그 믿음은 열등감을 낳는다.    

  열등감은 타인의 평가가 더해진 자신에 대한 평가에서 비롯한다. ‘나는 못생겼어’, ‘나는 무능해’, ‘나는 가난해’... 사람들이 나를 무시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마음, 열등감. 이러한 열등감은 매우 주관적이고, 독선적이다. 그리고 이 감정에 휘둘리게 되면 자신의 인생을 수치심과 패배감으로 채우고 결국 스스로를 무력하게 만든다. 나아가 자기비하로 번져 심지어 정신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책 <바보 빅터>는 무력감에 빠진 현대인들에게 그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열등감에서 벗어나 자존감을 지키는 방법의 중요한 열쇠는 Be Yourself 즉, 나 자신이 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 책의 저자는 밀리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를 쓴 작가 호아킴 데 포사다Joachim de Posada.  책<마시멜로 이야기>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월터 미셸 박사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마시멜로 실험’을 소재로 ‘유혹에 빠지는 사람들은 성공에 눈이 먼 사람들이다. 성공에 눈 뜬 사람들만이 유혹을 즐겁게 극복할 수 있다.’는 깊은 깨달음을 주며 국내에서만 300만 부 넘게 팔렸다. 

 




  태어나면서 부모와 집안을 선택할 수 없는 것처럼 타고난 외모나 능력, 가난, 학벌 등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사항들이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조건 때문에 고통을 받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도 예외는 아니다. 선생님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17년 동안 IQ 73으로 살아온 빅터, 그리고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을 알지 못한 채 ‘못난이’로 살아온 로라. 이들이 갖는 콤플렉스는 우리가 한 번 쯤은 겪어봤음직한 경험들이다. 

    나만 하더라도 예닐곱 살 때 ‘너는 다리 밑에서 주워왔으니 그렇게 말을 듣지 않으려면 너희 집으로 가’라는 아버지의 농담에 ‘내 진짜 부모는 누구일까?’하는 정체성 문제로 무척 괴로워했던 적이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엔 얼굴에 그득한 여드름 때문에 학교에서 돌아오면 문 밖에도 나가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진실을 몰랐거나, 혹은 잘못 알고 있었던 그 고민들 때문에 나는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의 기로에 섰던 햄릿의 심정이었다. 모두가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저자는 "너 자신이 되어라!”고 말한다. 자기믿음을 지녀라, 다시 말해 자존감을 가지라는 말이다. 자존감은 자신감과 다른 개념이다. 자신감은 키가 크고, 예쁘거나 잘 생긴 외모 등 자신이 가진 특정 능력에 대한 신뢰로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에게서 갖는 감정이다. 고학력이거나, 능력이 있는 집안, 잘 사는 집안 등 후천적인 조건 자신감을 갖게 한다. 하지만 자신감의 단점은 남들과의 비교우위를 점할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는 점이다. 자신보다 더 나은 비교우위를 만나게 되면 바로 ‘열등감’으로 뒤집혀진다. 그래서 자신감은 지극히 상대적이고 불안정한 감정이다. 

  반면 자존감은 외부의 조건과 전혀 상관없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감정이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수용하면서도 자신에 대한 신뢰를 꾸준히 유지한다. 그렇다면 자존감은 어떻게 갖는 것일까? 답은 빅터가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얻어낸 목소리에 있다.  


“나는 세상의 눈으로 살았던 내 인생을 돌려받겠다. 

나는 그 어떤 세상의 말보다 내 생각을 가장 존중하겠다.

나는 나를 사랑하겠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

나는 나의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겠다.“ 193쪽 

  'Winner takes it all'의 승자독식사회의 오늘날 우리는 앞만 보고, 위만 쳐다보며 매일을 살 뿐, 좀처럼 스스로를 돌아보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롤 모델과 멘토가 없으면 불안하다고 여긴다. 

  “빅터는 이제야 깨달았다. 자신의 잠재력을 펼치지 못하게 만든 장본인은 자신이었다는 것을, 자기 스스로 자신을 바보라 여겼음을. 남이 아닌 내 인생인데 정작 그 삶에 ‘나’는 없었다. 그저 세상이 붙여준 이름인 ‘바보’로만 살아갔던 것이다. ... 나 정말 바보였어. 스스로를 믿지 못한 나야말로 진짜 바보였어....” 193쪽
  믿기 힘든 빅터와 로라의 사연들이 실화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두 개의 스토리를 절묘하게 엮어낸 호아킴 데 포사다의 스토리텔링은 단편 소설 못지 않다. 책을 덮거든 스스로를 돌아보라. Be Yourself! 오늘의 자신을 바로 보고 그대로 인정하는 것, 그것이 ‘자존감’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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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의 비밀
카민 갤로 지음, 김태훈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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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은 딱 하나, 완벽에 가까울 때까지 미친듯이 반복하라!  

 

  애플의 창업자, 세계 최고의 부자, 폭군 경영자 등 스티브 잡스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꽤 많다. 하지만 그를 ‘리마커블한 사람’으로 만드는 수식어는 아마도 ‘프레젠테이션의 달인’일 것이다. 애플의 신제품을 소개하는 기조연설에서 그의 프레젠테이션은 차라리 쇼Show에 가깝다. 그가 새로운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난 다음 날이면 수백 개의 동영상이 유튜브에 오르고, 엄청난 조회수와 댓글이 뒤따른다. 모든 청중을 열광하게 만드는 뛰어난 프레젠터, 스티브 잡스. 그 비결은 과연 뭘까?

  <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의 비밀>(랜덤하우스코리아)청중을 압도하는 스티브 잡스만의 프레젠테이션 기술을 알린 책이다. 10년 넘게 스티브 잡스를 추적하며 연구해 ‘스티브 잡스’ 전문가로 잘 알려진 칼럼니스트 카마인 갈로Carmine Gallo는 이제껏 잡스가 선보인 최고의 프레젠테이션만을 골라 이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그 속에서 잡스만의 비법을 찾아 책에 담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프레젠테이션 기술서’로 보면 곤란하다. 오히려 자기계발서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잡스만의 프레젠테이션 기술뿐 아니라 그가 이제껏 추구해온 가장 기본적인 설득의 원칙들을 제시하고 있다 



  

  정신의학 행동과학 교수이자 <상식파괴자>의 저자인 그레고리 S. 번스 박사는 “아무리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졌더라도 효과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면 쓸모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프레젠테이션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적인 도구로 자리 잡은지 이미 오래, 기업 내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잘 하는 사람은 키맨Key-man이자 인사고과 1순위 사원으로 통한다. 그만큼 프레젠테이션의 질에 따라 프로젝트의 실시 여부, 제품 출시 여부 등 주요 현안들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반면 전달력이 부족하고 부실한 프레젠테이션은 종종 뛰어난 아이디어나 프로젝트 등이 세상에 나오지도 못한 채 사라지게 하는 장애물이 된다. 그 점에서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비즈니스맨들에게 좋은 교과서가 된다.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프레젠테이션 

  당신은 지금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가 스티브 잡스에 매료되고 애플의 신제품에 놀라고 열광하는 이유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애플의 신제품들은 소비자에게 “혹시 당신이 찾고 있던 제품이 ’이것‘이 아닌가요?“하고 묻는 것 같다.

  하지만 정작 애플은 소비자들을 실험군으로 한 ‘포커스리서치’를 하지 않는 회사로 유명하다. 그 이유에 대해 잡스는 습관처럼 이렇게 말했다. “어떤 제품을 원하냐고 묻지 마라. 어떤 제품을 원할지는 소비자들도 모른다. 제품을 직접 봐야 그것을 원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소비자를 읽는 것일까? 

  스티브 잡스는 인문, 즉 사람을 아는 엔지니어다. 애플의 모토인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 역시 기존의 가전회사처럼 혁신을 기술에만 둘 것이 아니라 사용자인 사람을 감동시키는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또한 애플이 일련의 창의적인 제품을 만든 비결 역시 기술과 인문학, 이 두 가지를 결합한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역시 같은 맥락에서 비롯된다. 프레젠테이션의 핵심은 소비자들에게 제품이 아닌 지금껏 없었던 꿈을 파는 것이다. 모든 포커스는 청중을 설득시키는 데 맞췄다. 그래서 잡스는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보디랭귀지는 물론 아이 콘텍트eye-contact, 억양과 목소리 크기, 심지어 침묵까지 동원했다. 이러한 잡스만의 프레젠테이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스티브 잡스식 프레젠테이션은 우선 슬라이드에 ‘글이 없다’는 것이다. 핵심은 이야기, 그는 보여주는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저자는 그의 이야기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득력 있는 주장 5단계를 따른다고 말했다.

1. 청중의 관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꺼낸다.

2. 해결해야 할 문제나 대답해야 할 의문을 제기한다.

3. 제기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4. 제시한 해결책에 따른 구체적인 혜택을 설명한다.

4. 행동을 요청한다. “이제 가서 사세요!”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처럼 스티브 잡스는 슬라이드를 텍스트 대신 이미지를 이용해 최대한 단순하게 구성했다. 그래서 프레젠테이션을 메인이 아닌 그의 스피치를 돕고 강력한 메시지를 제시하는 핵심 도구로 삼았다. 그가 스피치를 하는 내용에 맞춰 임팩트 강한 이미지들이 제시되며 청중의 주의를 사로잡는다. 

  그는 또한 인간의 뇌가 지겨운 일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티브 잡스는 쇼를 하듯 무대를 장악하고 시연, 동영상 상영, 초대 손님 등을 동원해 무려 1시간 30분을 넘는 긴 시간 동안 청중들의 시선을 고정시킨다. 이 모든 과정이 가능한 것은 스티브 잡스의 거의 완벽에 가까울 때까지 반복하는 연습 때문이다. ‘끝없는 반복’은 잡스식 프레젠테이션의 두 번째 특징이다. 

 



 

   잡스가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는 동안 그는 마치 무대 위에서 빈틈없는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가 된다. 그의 모든 동작과 시연, 이미지, 슬라이드의 전개 조명에 이르기까지 마치 물이 흐르는 듯 완벽에 가까운 자연스런 흐름은 사실 그가 몇 시간씩, 아니 며칠씩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연습한 결과물이다. 이렇게 많은 공력을 들이는 이유는 잡스는 기조연설을 경쟁력 강화를 위한 무기로 보기 때문이다.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는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즐기는 사람이 더욱 잘하는 법이다. 이런 연습을 억지로 해야 한다면 이렇게 훌륭한 프레젠테이션은 없을 것이다. 여기에 잡스식 프레젠테이션의 세 번째 특징이 숨어있다. 
 

즐기는 사람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일에 미친 사람’

  잡스는 프레젠터로서의 스스로를 즐기는 사람이다. 그는 프레젠테이션을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즉, 정보와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그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단순한 신제품이 아닌 소비자들이 당장이라도 손에 넣을 수 있는 ‘꿈’을 선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소개해야 할 신제품이 ‘그저 그렇다’고 느끼는 정도라면 과연 잡스가 프레젠테이션에 이렇게 공을 들일까? 아예 무대에 서지 않을 것이다. 그가 최고의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바탕에는 최고의 제품을 소개한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그가 완벽에 가까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것도 신제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스티브 잡스는 즐기는 사람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제 일에 미친 사람’인 것이다. 

이 책은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물론 인간 스티브 잡스의 면면을 잘 설명하고 있다. 자기계발을 위한 계획과 준비가 유난히 많은 새해, 이제 더 이상 잡스식 프레젠테이션을 흉내만 낼 것이 아니라 제대로 이해하고 내 방식으로 활용하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저자의 다른 책<스티브 잡스 무한 혁신의 비밀>과 함께 읽으면 유익함은 더할 것이다.

 



 

<이 책에 대한 저자 카마인 갈로의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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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9-29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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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 - 꼭 이루고 싶은 자신과의 약속
강창균.유영만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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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 - 1월이 가기 전에 꼭 읽어봐야 할 완소아이템!


  모든 사람이 공평해지는 순간이 딱 두 번이 있다. 바로 태어날 때와 죽을 때다.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 걸치고 돌아가면 많이 얻어가는 것 아닌가 묻는 노래도 있더라마는 죽음이 임박함을 아는 사람에게 남겨진 시간은 얼마나 소중하고 안타까울까 하고 생각 안 해본 사람 없을 것이다. 

  한 병실에서 죽음을 앞둔 두 환자가 누워있다. 한 명은 14개 병원을 소유한 백인 부자, 다른 한 명은 평생 동안 자동차수리공으로 살았던 흑인이다. 서로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온 그들이 생을 마감하는 순간은 함께 하게 된다. 바로 영화 <버킷 리스트>의 대강 줄거리다. 버킷 리스트는 죽기 전 가장 하고 싶은 소망을 적은 리스트를 말한다. 이승을 마감하면서 여한이 없이 살다가 가보자는 그들의 작은 소망은 유치하지만 순수하다. 아니, 사내답다.



 

   영화 속에 이런 대사가 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무엇인지 아나? 바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사람'일세.” 행복한 사람에 대한 명쾌한 정의가 아닐까?  많이 성숙한(?) 사내 둘에게 ‘이집트 피라미드 꼭대기에 올라 차마시기‘도 버킷리스트에 있었는가 보다. 그곳에서 나눈 두 사람의 대화는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버킷 리스트의 의미를 설명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고대 이집트인이 믿은 것이 있는데, 그들은 죽어서 하늘에 가면 하늘에 계신 분이 두 가지를 묻는다고 한다네. 그래서 그들의 대답을 듣고 천당과 지옥을 보낸다고 하지.

그래 뭐라고 하던가? 

첫 번째 질문은 살아가면서 '참다운 인생의 기쁨'을 느낀 적이 있느냐?'라고 한다네. 

음...그래? 두 번째는 무언가?  

자네 인생이 다른 이들에게 그런 '참다운 인생의 기쁨'을 안겨준 적이 있느냐?"라고 묻는다네. 자네는 어떤가? 대답해 보게."

 영화를 보고 나니 '만약 내가 죽음을 앞두고 있다면 버킷 리스트에 뭐라고 쓸 것인가?' 하고 갑자기 마음이 바빠졌다. 그리고 고민 끝에 거창한 인류애는 우선 접고 제일먼저 가족부터 사랑한다고 말하고 당장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마음이 든 건 아마도 영화 속에서 세계를 돌며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는 것 같은 그들의 연기와 목소리에 한참을 매료된 때문일 것이다. 
  

배우는 관객의 시그널이다. 어려서 본 그들이 청년이었으면, 청년이 되고 중년이 된 관객이 그들을 다시 볼 때는 그만큼 더 성숙해야 함은 자연의 이치이다. 나이에 미추가 어디 있던가? 그들의 주름에서 내 나이를 세는 것이 아니던가? 앞으로 몇 편의 영화에서 그들의 모습을 볼까 초조해진다. 그만큼 나도 늙어감을 아는 것처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영화이고,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 중인 사람이라면 두 번 보기를 권하고 싶은 영화였다. 



 
  영화를 본 후 여운이 남는다면 책 <버킷리스트>(한국경제신문)을 읽어보면 어떨까? 영화가 버킷리스트가 무언지 알려준다면 이 책은 당신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자신과의 약속‘을 쓰는데 딱히 배울 것이 무엇이 있겠냐고 묻는다면 ’직접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실제로 해 보면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작성해야 할 리스트의 범위가 너무나 모호하고 넓어서 막상 시도했다가도 흐지부지되기 십상이다. 공저자인 강창균과 유영만은 버킷리스트란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도전과 꿈의 목록들‘이라고 정의한다. 

  “버킷리스트는 행복으로 가는 꿈의 목록이자 꿈을 나누고 실천하면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나누는 프로젝트다. 버킷리스트는 꿈을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실천하겠다고 자신과 다짐한 약속 목록이다. 나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 실천하겠다고 다짐한 약속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도전할 때 비로소 현실로 구현된다. 꿈은 도전을 통해 달성되기 때문에 버킷리스트는 꿈의 목적지에 이르기 위해 추진해야 될 도전 목록이다.” 214쪽

  그렇다면 버킷리스트를 실제로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인가? 대표적인 인물은 전 미국대통령을 역임했던 빌 클린턴이다. 그의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것들’은 아래와 같다. 전직 대통령의 버킷리스트라고 하기엔 정말 소박한 내용들이다.

[빌 클린턴의 버킷리스트]

1. 만년설이 모두 녹기 전에 아프리카의 최고봉 킬리만자로 오르기

2. 손자를 무릎에 앉히고 같이 놀기

3. 전 세계 사람들에게 지금도 수백만이 넘는 아이들이 매일 더러운 물을 마시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4. 제3세계의 에이즈 환자 없애기

5. 깊은 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찾아가 깜짝 놀라 일어나도록 베트남어로 고함을 질러 보기(존 매케인은 베트남에서 5년 넘게 포로 생활을 한 경력이 있다)

6. 술에 만취한 상태로 폭스뉴스파티에 나가 그곳에 온 정치인들에게 내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기

7. 아직 다리에 힘이 있을 때 마라톤하기

8. 옛 친구 모니카 르윈스키와 페이스북에서 만나기. 실현 가능성 거의 없음

9. 아내를 인도 대사로 추대하기

10. 부시(41대 대통령을 지낸 아버지 부시)를 만나 "당신 아들은 똥이요"하고 말해주기.

  이 책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아무 생각도 없이 평범하게 살던 호텔 요리부에서 보조를 맡고 있는 정태양 군이 데이비드씨로부터 ‘버킷리스트’를 알게 되면서 변화를 맞는다. 결정적인 계기는 데이비드씨가 정태양군에게 스프링 노트 한 권을 주면서부터다. 데이비드는 노트는 동반자라며 노트를 채우면서 생각을 정리하라고 말한다. 요리수업을 위해 프랑스 유학을 꿈꾸던 태양 군은 단순히 ‘꿈’에 불과 했던 이 소원을 ‘버킷리스트’에 담게 되면서 그것을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나가야 할지를 계획하게 된다. 즉, 프랑스 요리학원에 등록하기 위해 돈을 모으고, 프랑스 말로 소통하기 위해 프랑스어 공부를 준비한다. 그리고 프랑스란 나라에 대한 지식도 채워나가야 함을 계획하게 된다. 

 

  2011년 새해가 된 지 벌써 한 달. 금주, 금연, 다이어트, 독서 등 많은 계획들을 세웠을 것이다. 과연 얼마나 지키고 있는가? 만약 지키지 못했다면 왜 그럴까? 열에 아홉은 계획한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작은 실천들은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천이 없는 목표는 허망한 꿈과 같다. 버킷 리스트 작성의 전제는 ‘내가 만약 ~ 밖에 살지 못한다면...’이다. 새해의 소망보다 더욱 절실하고 간절한 ‘나만의 작은 소원’인 것이다.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다, 과속 카메라 앞에서 가속 페달 밟기, 장기기증 서약 동의하기, 100대 명산 등반하기’ 등 책 속에서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버킷리스트를 만날 수 있다. 이 내용들을 만나면서 ‘나만의 버킷 리스트’를 구상하게 된다. 책의 말미에서 ‘버킷리스트, 어떻게 찾을 것인가?’하는 구체적인 질문에 저자들은 도움이 되는 네 가지 질문을 제시해 준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나만의 버킷리스트가 아닐까?

첫째, 어떤 일을 하고 있을 때 살아있음을 느끼는가? 무엇을 하면 진짜 행복할 것 같은가?

둘째, 어떤 공간에 있을 때 살아있다고 느껴지는가? 왠지 가보고 싶고 끌리는 장소는 어디인가?

셋째, 나는 어떤 것을 가졌을 때 기쁨을 느끼는가? 지금까지 받은 선물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무엇인가? 왜 거기에 마음을 빼앗겼는가?

넷째, 직접 만났거나 책이나 영화, TV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게 된 사람 중 끌렸던 사람은 누구인가? 왜 그 사람에게 마음을 빼앗겼는가? 219쪽

  저자들은 이 네 가지에 대해 온몸을 던져 빠져보고 싶은 일, 가보고 싶은 곳, 갖고 싶은 것 그리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적어보라고 권한다. 네 가지 질문을 두세 가지 섞어서 하나의 버킷리스트를 만들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엊그제 방송된 뉴스 중에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작년 한 해 동안 로또1등에 당첨된 설문조사 결과가 있었다. 뉴스의 마지막 내용은 ‘왜 매주 로또를 사는가?’하는 질문이었다. 그에 대한 대답은 많은 생각을 던져줬다. 바로 ‘일주일 내내 로또에 당첨되는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어서’였기 때문이다. 로또 1등에 당첨되기는 동전을 23번 던져서 23번 모두 같은 쪽이 나올 확률과 같다고 한다.

  차라리 뜬 물에 애가 생기고 소 뒷발로 쥐를 잡기를 바라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이 하루 종일 피땀 흘려 번 돈을 로또복권과 맞바꾸는 것은 이 형편없는 확률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동안 ‘나도 1등에 당첨될지도 모른다’이라는 즐거운 상상을 하기 위해서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들에게 로또를 한 주 쉬고 이 책을 손에 들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들이 이루고 싶은 꿈은 꼭 ‘돈이 많아야’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는 두 가지의 책이 있다. 하나는 가르쳐주는 책이고, 다른 하나는 생각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은 그 중 후자에 속한다. <버킷리스트>로 그동안 잊고 지냈던 내 꿈, 내 소원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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