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수록 뇌가 젊어진다 - 잠든 뇌를 깨우는 건강한 습관-걷기
오시마 기요시 지음, 성기홍 외 옮김 / 전나무숲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걷기운동이 뇌까지 좋게 한다'는 사실에 대한 과학적 접근.
 
 바쁘고 소란했던 하루를 마감하고 자정을 한 시간 앞둔 밤, 내게 있어 세상에서 가장 편한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운동화를 질끈 동여맨다. 약간 높이 올려진 볼륨으로 모던 락 modern rock과 Akon, Ne-yo의 노래들이 흘러나오고, 무설탕 껌을 꺼내어 입에 문다.
준비완료.
 
 나는 일주일에 4-5일은 밤마다 이른바 '파워워킹'을 한다.
일반걸음보다는 보폭은 좀더 크게, 걸음은 약간 빠르게, 그리고 팔의 움직임도 약간 크게 움직이는 운동을 말하는데 약 50분동안 6500~7000보의 걸음을 걷고, 5.5km를 못되게 걷는다.
'인터벌워킹'이라는 것도 하는데, 300-500m를 거의 경보수준으로 빨리 걸어 심박수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200-300m를 평소걸음으로 걸으면서 쉬어주기를 반복하는 워킹주법인데, 이것은 마라톤 선수들이 하는 '인터벌 러닝'에서 빌어서 온 것이다.
 
이렇게 50~60분 정도를 걷고 나면 등줄기로 땀이 흥건해져서 속옷의 고무밴드가 젖을정도가 된다. 20분경부터 머리에서 땀이 솟아오르는 느낌을 감지하는데, 여름에는 팔과 다리가 충분히 젖을 만큼의 땀이 노폐물과 함께 배출된다.
 
 '걷는 즐거움'을 즐긴 지가 6년 째, 몸무게는 운동후 2년 후 이전에 비해 8kg이 감량되어 정상이 되었고, 현재까지 그 체중이 유지되고 있다. 식사는 과식했다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먹기를 주의했을 뿐 금지한 식품도 없고, 술도 여전히 마셨다. 게다가 나는 흡연자다. 무리하지 않기 때문에 힘들지 않고 개운하며, 오히려 걷지 않으면 피로하고 무기력해짐을 느끼니 걷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내가 워킹을 시작한 것은 자발적인 의지에 한 것이 아니라 마라토너였던 친구의 권유에 의해서였다. 과체중의 나에게는 런닝은 오히려 무릎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워킹을 하라고 했다. 트레이닝복과 멋들어진 새운동화를 선물로 사주며 권하는 친구의 생일선물이었기에 그의 기대를 져버릴 수 없었다.
나의 걷기운동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걷기를 하고 난 이후 이루 다 설명할 수 없을 만큼의 변화가 내게 찾아왔다.
단순히 체중감량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을 더 의욕적으로 살게 되었고, 개인적인 고민을 심사숙고하며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으며, 사계절의 흐름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내가 세상의 일부로 살아가고 있음을 감사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운동을 한 후의 개인적인 기분탓으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것이 단순히 기분탓만은 아니라고 과학적으로 설명해준다.
 
이 책, <걸을수록 뇌가 젊어진다>는 일본의 뇌과학자이자 의학박사인 오시마 기요시씨가 저술한 책으로 1927년생인 그가 80세가 넘은 나이에도 정정하게 삶을 살아가며 저술활동을 하는 것에는 걷기 운동이 뇌를 깨우고, 젊어지게 한다고 말하는 걷기예찬론자의 책이다.
 
한 걸음을 걷더라도 자신의 다리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몸의 전체적인 균형을 생각하며 걷고 있는지, 노면은 안전한지, 경사도는 어떤지 등등의 정보가 순식간에 뇌에 도달하고, 정보를 받아들인 뇌는 실시간으로 다리에 지시를 내리면서 다음 동작으로 이어지게 되며, 걷기 위해서 눈으로 보고, 손을 흔들며 균형을 맞추고, 공기의 온도를 감지하고 코로 냄새를 맡는 등 오감이 총동원되어 활동하게 되는데, 이렇게 해서 얻은 정보가 뇌의 대뇌신피질에 전달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걷는 동안에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움직이는데, 이것이 바로 걸으면 뇌의 나이가 젊어지는 이유라고 말한다.
 
저자는 걷기가 뇌를 자극하고, 건망증을 극복하고, 의욕과 밥맛을 살리게 해서 비만, 요통, 고혈압 그리고 금연치료에도 탁월한 치료효과가 있음을 과학적으로 조목조목 설명해준다. 이 밖에도 걷기습관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고, 나아가 창의력을 높여준다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걷기를 통해 자연이 주는 사계절의 기쁨을 모두 만끽할 수 있다고 전하며, 그것을 누리는 12가지 방법을 제시해 준다. 읽다 보면 재미없고, 무미건조한 '노인의 운동'이라 치부할 것이 절대로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은 내게 막연했던 걷기운도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설명해 주었고, 게다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뇌를 건강하고 젊게 한다'는 놀라움도 안겨주었다. 걷기를 한 다음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업무효율의 차이를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준재는 마차를 타고, 천재는 걷는다."라고 루이.S.메르시에는 말했고, 세익스피어는 탕탕 망치질하는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산책을 한다고 했다.
 
궁중안에 코트를 만들고 한낮 태양볕에서 테니스를 쳤던 언더우드 목사를 지켜보는 고종황제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아니 왜 저렇게 험한 짓을 하는고? 아랫것들 시키지 않고?"
 
근거없는 웃어넘길 농담이라고 이야기해도 좋다. 하지만 열심히 걷거나 뛰는 사람들을 차안에서 측은해하며 쳐다본 적은 없는지 곰곰히 생각은 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기만 한다면 50%를 소화한 것이다. 하지만 100% 소화하려면 이 말이 필요하다. 
 
 "그냥 한 번 해봐 Just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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