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그렇게 연애하는 까닭 - 사랑에 대한 낭만적 오해를 뒤엎는 애착의 심리학
아미르 레빈.레이첼 헬러 지음, 이후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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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남자 신드롬, 여자는 튕겨야 매력?, 밀당(밀고 당기기)은 연애의 필수 기술?, 이러한 것들은 공통적으로 기만 책략을 근원적으로 내재하고 있다. 진실함이나 배려와 이해와 같은 사랑의 본질과는 멀어도 한참이나 먼 교활한 테크닉이 마치 인간관계나 애정관계를 마치 풍요롭게 하는 것인 양 호도하는 것인데, 인간의 심리적 본성이나 애정의 본질적 요소에서조차 이러한 것들은 인간성을 비루하고 참담하게 하며 고통과 절망이란 손상을 만들어 낼 뿐이며 더구나 사람들과 사회를 불행하게하고 병들게 하는 일종이 병리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각종 매스미디어의 연애 지침이라고 소개되는 조잡한 얘기들이나 연예인들의 잡설 속에 분별없이 끼어든 얘기들은 이러한 기만술책을 연애 고수들의 무슨 비법처럼 뿌려댄다. 그러나 이 진정성이라고 는 한 점도 없는 기교로 연결된 결합이 오래갈리 만무한 것이고, 금시 바닥이 드러나 결별하고 완전한 이상적 사랑이 어딘가 있을 것이라는 망상으로 또 다른 이성을 찾아 헤맨다. 아마 이러한 무모하고 몽매함을 반복하면서 진정한 사랑이 왜 나에겐 오지 않는 것인가 하고 푸념해댈 것이다.

연애는 기교도 기술도 아니다. 진실한 감성의 교환이다. 그리하여 서로를 배려하고 친밀감을 확대하며 의지할 수 있는 삶의 안전기지(安全基地)를 만드는 과정이다. 여기에 술수라는 기만이 개입해서 어떤 결합을 이룬다한들 그것이 무엇이겠는가? 자기의 쾌락을 늘리기 위한 획득책, 결국 연애조차 그것이 성적 욕망이던 어떤 재화에 대한 욕구나 지위나 권력, 명예와 같은 과시적 성취가 되었건 물질적 이득을 얻기 위한 행위에 불과한 것이 되어버린다. 설혹 그 위선과 기만이 노출되지 않고 결합이 이루어졌다고 하여 친밀감이라는 애정의 본질적 요소가 변형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애착 심리의 유형

책은 이성간의 친밀감의 정도에 따른 ‘애착 심리’의 유형을 불안형, 회피형, 안정형, 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 유형 중 하나의 기질에 속하는데, 자신의 애착 기질을 명확하게 아는 것은 연애 파트너 혹은 배우자의 선택, 기혼자의 경우 배우자와의 관계성을 돈독하게 하는데 유용한 이해를 제공한다.

불안형은 끊임없이 상대로부터 친밀감을 확인하려는 유형이며, 반면에 회피형은 관계가 깊어지면 상대를 밀어내고 자신의 독립성을 우선시하는 기질이다. 그리고 안정형은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자세를 갖추고 평온과 안정감을 지향하는 부류이다. 이러한 세 유형의 애착심리의 매칭관계는 우리들이 목격할 수 있는 애정관계의 모습들이 왜 그러한지를 선명하게 설명해준다. 회피형은 일명‘나쁜 남자’또는 밀당의 고수인 여자들과 흡사하다. 소위 쿨한 멋과 세련된 차림새로 다가와 모호한 뉘앙스의 언어로 자극하는데, 이러한 모습에 관심을 갖는 유형은 바로 불안형이라는 것이다. 자신을 배려하거나 안정감이라는 일견 지루해 보이는 것보다는 손아귀에 넣기 어려워 보이는 것, 왠지 세련되고 멋져보이며 가까이 다가가면 달아나 버리는 회피형에 열정이 솟는 것인데, 비극이자 불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회피형 역시 순간 열정적으로 끓어오르며 친밀감에 적극적인 상대가 눈에 끌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상반되는 기질은 친밀감의 지속적 확인을 원하는 불안형과 친밀감이 느껴지면 멀리하려는 회피형은 서로 고통과 좌절을 심화시키고 끝내는 불화로 결별하거나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한 불안형이 대폭 양보함으로써 불행한 결합을 고통스럽게 이어나간다. 회피형은 친밀감이 깊어지면 상대의 단점을 발견하는데 집중하며 자신이 상대를 밀어내는 이유를 합리화한다. 그리곤 헤어지고 다시금 완벽한 이성을 찾아 헤맨다. 이것이 바람둥이는 대부분 회피형인 이유이다.

책이 지향하는 것

이러한 애착 심리의 유형별 기질이나 특성들에 대한 설명을 통해 상대자로 적절한 유형은 어떤 유형인지, 이미 파트너나 배우자가 적절한 유형이 아닐 경우 어떻게 이러한 기질이나 태도를 변화시키고 조절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들을 조언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 어떤 애착 유형의 소유자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와 유형별 성향에 대한 다채로운 사례와 심리학적 정리를 통해 친밀감을 회복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동반자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

또한 사랑이란 격정적인 불처럼 오는 것이라는 기대, 즉 애정을 뇌가 폭발하고 심장이 팔딱거려야 한다는 열정적 신념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연애의 과학적 심리학은 사랑의 진실, 친밀감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되는 귀중한 조언이 되어 줄 것이다. 더구나 회피형에 유독 집착하는 불안형의 고질적 좌절과 실패의 원인을 파악함으로써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심리적 조치들을 배울 수 있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이다.

한편 안정형과 같은 이상적인 상대를 선택하기 위해서 상대자의 애착 유형을 파악할 수 있는 지침들 또한 연애하는 모든 연인들에게 소중한 배움이 될 것이다. 물론 이 책의 역설적 사용도 가능하다. 상대자들의 애착 유형을 파악함으로써 더욱 능수능란한 솜씨로 상대를 유혹하고 유린하는 도구라는 부정적 활용도 가능할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연애과정이나 결혼 생활에서 고통을 겪고 있을지도 모를 우리들에게 상실되거나 포기한 친밀감이나 갈등의 배후가 되는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고통의 웅덩이에서 헤어나와 안정감과 친밀감을 회복하여 풍요로운 애정을 만끽 할 수 있는 분명한 삶의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 애정 관계는 결코 기교에 기초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진실성, 상대에 대한 배려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이를 도외시한 애정은 불행을 전제한 것과 다르지 않다. 건강한 연애, 화목한 결혼생 활로 고통과 좌절이 없는 애정 넘치는 연인, 부부, 가족, 사회가 되는데 이 애정 심리학이 기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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