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에 얽힌 몇 가지 에피소드
작품 면면이 저항적이고 비딱함이 뚝뚝 묻어나는‘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라는 2010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몇 가지 주목되는 일화가 이 작가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 왜 작품의 제재들이 그럴까하는 의문을 부분적으로 해소시켜줄 것 같다.
마리오의 인생 전반에 아마 결정적이고도 커다란 영향이 되었을 사건이라 할 수 있으리라. 고모 훌리아(Julia urqui di illanes)와의 결혼이다. 아버지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29살 유부녀와 19살 조카의 결혼은 페루 상류계층이었던 이들 사회에서는 도덕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버거운 사건임에 분명했다. 뛰어난 가문을 가진 미모의 여성인 고모와 미소년 마리오의 사랑은 그의 자전적 소설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에서와 같이 감각의 떨림, 밤의 신화가 아니었을까?
1955년 결혼하여 1964년 마리오의 배신으로 헤어지기까지 10년간 이어진 이들 부부생활을 엿보게 하는 몇 몇 사진을 보면 훌리아가 주도하는 그들의 관계를 추측케 하는데, 그녀가 1988년 출간한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와 함께한 나의 인생』이란 자서전에서 마리오의 작가적 역량이 꽃을 피우게 하는 절대적 존재였음을 주장하는 것처럼 그녀의 헌신적인 지원은 그의 사회진출에 중대한 기반이었던 것 같다.
이후 두 번째 아내인 파트리샤(patricia Llosa)의 출현이 이들을 갈라놓았으니 훌리아의 증오와 상처는 꽤나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어쨌건 이 결혼 생활은 『새엄마 찬양』이나 『리고베르토씨의 비밀노트』라는 작품에서 변조된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 할 수 있는데, 결코 배신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오히려 여신으로서 숭배되었던 대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또 하나 마리오와 남미문학의 거두로 잘 알려진‘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Garcia Maerquez)’와 치고받은 사건은 폭소를 자아낸다. 마르케스와 요사는 부부가 함께 어울릴 정도로 친근한 사이였는데, 요사가 한동안 스웨덴 여성과 바람이 나자 요사의 아내인 파트리샤를 위로하던 마르케스부부에 적의를 갖게 되었고, 급기야 요사가 마르케스에 주먹을 날려 그의 눈에 시퍼런 멍과 상처를 남긴 사건은 1976년 남미사회를 시끌벅적하게 하였을 정도로 대형 스캔들이었던 모양이다. 이 자유로운 영혼(?)의 여성에 대한 소유욕은 그야말로 그의 작품 속 작중 인물처럼 집요한 것 아니었을까? [사진: 멍든 마르케스]
이후 마르케스와 요사의 사이는 원수지간으로 변하였고, 2002년 마르케스가 자서전의 추천사를 요사에게 요청하면서 근 30년간의 오해를 풀었다고 하니, 이 에피소드는 거장들을 인간적 친근함으로 다가오게 한다. 성 모럴에서부터 종교, 정치, 경제, 문화를 아우르는 주류의 정신에 예리한 반란과 저항의 성향이 그의 사생활과 오버랩되어 미소를 머금게 한다. 매력적인 소년이 75세의 노작가의 얼굴에 남아있는 것 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