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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인생이 행복하다
무무 지음, 강은영 옮김 / 미호 / 2018년 1월
평점 :
1. 몇 달 전에 영화 <러빙 빈센트>를 봤다. 인상파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의 죽음 1년 후, 그와 친분이 있었던 아버지의 부탁을 받은 '아르망'이 고흐의 행적을 따라가 보는 구조로 되어 있는 영화다. 우리는 이 영화를 보면서, 그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는지,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예술적 열정을 불태웠는지를 알 수 있다. 또 세계 최초 유화로만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자, 백여 명의 화가들의 수년간 작업을 통해 탄생한 영화이기도 한데, 아마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그 노력들이 장면 하나하나마다 고스란히 녹아들어 가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만약, 지금 이후부터, 누군가가 나에게 인생 영화 세 편을 말해보라고 한다면 <Love Letter>와 <LA LA LAND>, 그리고 이 영화 <Loving Vincent>를 꼭 이야기할 것만 같다.
2. 바바라 스톡이 지은 그래픽 노블 <반 고흐>에서는 고흐와 동생이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을 끝으로 고흐의 그림과 함께 서서히 마무리된다. 자신의 귀를 자르고, 발작을 일으키다가, 가셰의 집에서 - 잠시 나마 - 회복하던 때다. 여기에서 고흐는 동생에게 '앞으로는 어찌 되든 운명이려니 하고 받아들여야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앞날을 생각하면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되는데, 그렇다고 비관적으로 보지는 않는다.'라고 말하며, 다가올 운명을 받아들이고, 기꺼이 손을 내밀어 붙잡을 것이라고 말한다. 영화 <러빙 빈센트>가 떠오르고, 최근에 읽었던 '무무'의 <담백한 인생이 행복하다>라는 책이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3. 책 제목이 참 좋은 것 같다. 담백한 인생이라. 사실 제목에 혹해서 이벤트에 신청한 것인데, 내용도 좋았던 책이다. 참고로 이 책의 작가인 '무무'는 오직 글로서만 독자들과 교감하는 신비주의 에세이스트인데,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이기주 님의 언어의 온도를 떠오르게 한다) 사랑과 일상의 순간들을 글로 다독여주고 있다.
4. 행복이란 뭘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중국의 작가인 모옌은 '행복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이다. 몸이 건강하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 그게 바로 행복이다.'라고 말했다. 저자는 서문에서 행복은 맛있는 밥 한 끼나 따뜻한 차 한 잔에 있고, 가족이나 동료와 지지고 볶으며 살아가는 자질구레한 일상에 있다고 말한다. 사실 행복이란 원래 그렇게 작은 것에서 비롯된다고 말하며. 예전에 누가 나에게 행복이란 뭐라고 물었을 때, 행복이란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지는 삶이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작지만 큰 기쁨을 느끼고, 화려하진 않아도 소소한 즐거움을 얻고, 내면을 채워가는 것처럼.
5. 타인의 찬사와 모욕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때로는 휩쓸려 다니는 것에서 벗어나 평온한 시간을 보내도록 하자. 진짜 두려운 것은 고독이 아니라, 고독 속을 파고드는 외로움이므로, 언제나 마음의 문을 열고 받아들이도록 노력하자. 일상에 있어서도 너그러운 마음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이런 마음가짐으로 내면을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남과 다투지 않고, 오직 자신의 기량을 갈고닦는데 집중하면서도, 인생을 담백하게 살아가는 법을 익힌다면 삶은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6. 성격이 그 사람의 운명을 좌우하듯, 마음가짐이 행복을 좌우한다고 한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또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담백하게 그대로 보여주도록 하자. 저자는 어떤 길을 걷더라도 마음속에는 항상 작은 등불 하나를 밝히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비록 미약하더라도, 언젠가는 커져서, 더 많은 것을 비출 것이기에.
"만약 지금도 지나간 일로 마음 아파한다면, 현재가 불만스럽고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어 마음이 어지럽다면, 잠시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자. 그러면 산다는 것이 사실 참 좋은 일이라는 걸 다시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