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의 벤처 학교 - 20세 이하, 20명의 천재들, 1억 원의 창업자금. 실리콘밸리의 미래를 만들다
알렉산드라 울프 지음, 신혜원 옮김 / 처음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1. 매주 목요일 저녁,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의 한 호텔에서 파티가 열린다. 쿠거(연하의 남성과 데이트를 즐기는 중년 여성)와 테키(컴퓨터 관련 기술자들)들이 모이는 날이다. 대부분의 쿠거는 돈이 많고 자유(?)를 갈망하는 트렌디한 30대 이후의 여성들이고, 대다수의 테키는 스타트업 사장이거나 스톡옵션으로 부를 거머쥔 너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과거 미국 동부의 파티와는 많이 다르다고 한다. 후드티와 청바지를 입고, 바비큐와 수영장 파티를 즐긴다. 섹슈얼 포인트도 다르다. (자세한 건 책 속에서...) 무엇보다도 다른 건 라이프 스타일. 부를 축적한 방식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부터가 과거 동부의 부자들 - 1950년대 전의 철도, 철강 부자들과 1990년대의 월가 금융 부자들 - 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2. <피터 틸의 벤처 학교>는 미국의 칼럼니스트인 "알렉산드라 울프"가 지은 실리콘밸리의 젊은 스타트 업계 사람들에 대한 관찰 보고서다. 그리고 페이팔을 설립하고, 다양한 벤처 투자 활동을 하고 있는 피터 틸이 만든 <틸 펠로십>에 참가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화려한 이력과 천문학적인 돈 대신, 그들이 일구어 놓은 스타트업 생태계와 라이프 스타일 속에서 미국 동부의 아이비리그와는 다른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솔직하게 들려주고 있다.

3. 골프 대신 예술품과 와인을 수집하고, 명문대학교 대신 대안학교에서 창업을 준비한다. (그리고 대다수는 실패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큰 꿈과 원대한 미래를 그리고 있으며, 자신만의 룰을 갖고 있다.  또 대부분의 시간을 코딩과 같은 업무와 관련 분야 사람들과의 미팅, 파티에 참여하는데 시간을 보낸다. 큰집은 필요 없다. 동네 근처의 요구르트 가게와 레스토랑, 카페가 주 무대다. (일부 스타트업 부자들은 큰 빌딩 대신 기존의 집을 리모델링해서 거주하는 걸 더 선호한다고 한다.) 우리가 잘 몰랐던 부분도 있다. 자유연애(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면 2장을 자세히 읽어보면 된다.)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고,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이슈가 된 육식녀와 초식남의 만남도 빈번하다고 한다. 또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를 나누는 일도 많고.

4. 소행성에서 광물 채굴, 바다 위에 거주공간을 만드는 시스테딩, 노화를 늦추고 영원한 삶을 얻는 방법 등이 그들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이고, 창업하고자 하는 분야다. 실제로 틸 펠로십에 참가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민하는 주제이기도 하고.  하지만 - 책의 후반부에 소개되지만 - 대부분의 참가자는 성공(?) 하는데 실패한다. 학생들 사이에선 AI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 이루어지지만, 그나마 창업에 성공한 친구는 중저가 호텔 체인을 인도에 설립한 리테쉬 아가르왈이다.

5. 한가지 인상적인 문구가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 르네 지라르는 우리의 욕망은 진짜 욕망이 아니라, 타인의 욕망에서 나온다고 말이다. 틸 펠로십이 이를 무너뜨림과 동시에 새로운 무언가를 구축하고 있는 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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