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코리아 - 파란 눈의 미식가, 진짜 한국을 맛보다 처음 맞춤 여행
그레이엄 홀리데이 지음, 이현숙 옮김 / 처음북스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1. 지난 주말. 그리고 지지난 주말. 친구들을 만났다. 꽤 오랜만이었다. 나이는 다르지만(같은 사람도 있다), 동기와 선후임으로 묶여 있던 사람들이라 더 반가웠다. 자리는 편안했다. 술도 잘 넘어갔다. 안주가 좋았던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오랜만에 만나 할 얘기가 많아서였다. 그래도 나름, 서로들, 조금은 힘들었던 시기에 만난 사람들이라 더 공감대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옛날 얘기, 몇 달 전 일들, 잡다한 사견들까지. 뭐, 아무래도 좋았다. 술도, 커피도. 산책과 간간이 이어지는 소소한 자랑들도. 나이는 먹어가고, 아직도 그때 인듯싶은 착각이 들기도 하지만, 뭐, 다들 잘 살고 있다고 말이다.

2. 그레이엄 홀리데이가 쓴 <맛있는 코리아>를 읽었다. 한 외국인이 쓴 우리나라 맛집 투어 + 견문록이다. 참고로, 저자는 1996년도에 한국에 왔으니, 꽤 오래된 셈이다. 지금은 저 멀리 세네갈에서 지내고 있지만, 한국에 대한 기억이, 그리고 한국의 먹거리에 대한 기억이 남달랐던 것 같다. 글 하나하나에 한국에 대한 애정이 듬뿍 어려있으니 말이다. 음식에 대한 찬사보다는, 걱정스러운 맘이 더 앞서는 게 보일 정도이니. 하긴 가족도 그렇고, 애인도 그렇고, 예쁘다, 잘한다가 아니라 그러면 위험할 텐데, 조심해라는 말이 먼저 나오는 걸 보면 저자의 맘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3. 첫 장부터가 친근했다. 자세히 보니 왠지 내가 아는 음식점이다. 혹시나 해서 검색해보니, 예전에 몇 번 갔던 곳이다. 기억이 난다. 구운 김 반찬과 얼큰한 묵은지. 거기가 맞는 듯하다. 저자 역시 이곳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사실, 근처에 살지 않았으면 잘 모르는 곳일 텐데 말이다. 우연히, 그리고 누군가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흔쾌히 응한 보답이었을 듯싶다. 문득, 요즘에는 이런 갑작스러운 선물조차, 의심과 조심. 그리고 하루에 대한 상심 때문에 주저하고 망설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어서 담양과 강원 지역에 대한 맛집 소개도 이어졌다. 두 곳은 앞으로도 자주 갈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라 고이 페이지 끝을 접어 두었다. 본문이 어렵다면, 각주에라도 지도를 넣어 주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세이지만, 그래도 외국인이 소개하는 한국의 맛집 책인데 말이다.

4. 책장을 천천히 넘기다 보면, 저자가 한국에 있었을 때의 추억들이 하나하나 독자들에게 전달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담담하게, 그리고 잔잔하게 말이다. 다니엘 튜더는 이 책을 두고, 한국 음식에게 보내는 홀리데이의 러브레터라고 말했다고 한다. 맞는 말 같다. 주변에 살아도 잘 몰랐던 우리의 음식과 맛을 저 멀리에서 건너온 외국인이 - 이렇게 -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으니 말이다. 시간이 된다면, 좋은 사람들과 함께 - 이 책을 가지고 - 찾아가 보는 것도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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