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초지로 - 고양이와 집사의 행복한 이별
고이즈미 사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콤마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1. 며칠 전, 인터넷에서 정글의 제왕은 사자. SNS의 제왕은 고양이라는 - 짤막한 - 컷툰을 봤다. 사자보다 더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고양이의 모습이 재미있게 그려진 작품이었는데, 고양이 사진에 환호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좋아요 수를 생각해보면 수긍이 가는 그림이었다. 내 주변에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특히 고양이의 도도한 행동과 눈빛(?)이 맘에 든다고 한다. 이들은 강아지와는 다른 고양이만의 - 특별한 - 매력이 있다고들 하는데, 나 역시 길거리에서 만난 고양이들이 가끔씩 내 바짓단에 몸을 비비적 거릴 때의 느낌이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난다.

2. 이번에 읽은 책은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그림책을 만드는 고이즈미 사요 가 지은 <안녕, 초지로 : 고양이와 집사의 행복한 이별>이다. 얇은 데다가, 중간중간 그림이 곁들어져 있어서 가볍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인데, 고양이 초지로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순간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3. 키우던 고양이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고양이를 입양하기로 마음먹은 저자는 얼룩무늬 수컷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만사 둔하고, 어른스러운 면이 있는 수컷에게 초지로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고, 같이 데려온 또 다른 암컷 고양이에겐 라쿠라는 이름을 붙여 준다. 그렇게 두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몇 년을 보내고, 저자 부부에게 아이가 생긴다. 그리고 또 몇 년의 시간이 흐른다. 저자는 이때를 회상하며 너무 행복했다고, 소소한 일상이 즐거웠다고 고백한다. 곁들어진 삽화 역시, 포근한 그 시절의 느낌이 어떠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4. 하지만, 어느 날 초지로에게 악성 종양이 발견되었고,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결국 할 수 있는 일은 마지막까지 조용히 보내주는 일. 워낙 조용하고 말 없는 성격인 탓에, 초지로는 아픈 기색 한번 제대로 보이질 않았는데, 저자는 그 점이 무척이나 맘에 걸렸던 것 같다. 그래서, 초지로와 함께했던 마지막 시간들을 블로그에 기록하고, 또 이렇게 책으로 써서 남겨둔 게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5. 아직, 반려묘와 함께한 기억이 없기에 잘은 모르지만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강아지와는 다르게 사람의 손길을 쉽사리 허락하지 않는 듯하다. 또, 집사라는 표현처럼 주인과의 관계 설정도 다른 반려동물과는 다른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를 좋아하는 건,  도도하면서도 정도 많은, 반대되는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닐까란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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