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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스칸의 사계 - 칭기스칸 역사기행
박원길 지음 / 채륜서 / 2017년 3월
평점 :
1. 얼마 전에 "동이족 중미 대륙까지 진출했나?.."라는 기사를 봤다. 어렸을 때는 그냥 그런 설도 있다 정도로 이해했던 내용이었는데, 실제로 기사로 본 건 거의 처음인 것 같다. 며칠 뒤에도 비슷한 기사가 또 등장했었는데, 중국 고대 왕조의 변경기에 동이족의 이동이 있었고, 이들의 문화와 생활양식이 아메리카 대륙의 고대 문명에 영향을 준 걸로 보인다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문득 든 생각이지만, 이렇게 종종 보도되는 우리나라 고대사 및 동이족 관련 연구는 주로 외국인들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 같다. 가령 발해사와 고구려사에 관한 내용은 러시아 및 시베리아 지역의 자치 공화국 학자들에 의해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중국에서도 활발한 연구와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그것이 중국사라는 가정하에서 말이다. 뭐, 아무튼 다시 돌아가서, 앞으로도 동이족의 아메리카 대륙 진출 - 비록 소수설에 그치고 있지만 -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 올라가는 케텍스 안에서 박원길 교수님이 지은 <칭기스칸의 사계>를 읽었다. 칭기스칸의 발자취를 따라간 몽골 여행기인데, 북방에 대한 동경과 고려사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몇몇 장은 마치 서사시를 읽는 느낌이었는데, - 이런 말을 써도 될진 모르겠지만 - 그 감정이 정말로 진실된 무엇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 책을 읽는다면 그게 뭔지를 알게 되지 않을까 한다.
3. 몽골로 떠나려면 5월 하순경이 좋다고 한다. 여름에는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겨울은 너무 춥기 때문이다. 특히 초원의 모기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하니 꼭 유의하도록 하자. 또, 은잔을 가져가는 것도 좋다고 한다. 은잔으로 고수레를 하거나 술을 권할 경우 존중을 받는다고 하는데, 지역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가 있다면 그들 문화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4. 사진 속 몽골의 풍경은 광대하고도 평화롭다. 사람보다는 말과 양 떼가, 집과 건물보다는 푸른 녹지와 푸른 호수가 더 많은 곳이기도 하다. 다리는 조금 고달플 수 있겠지만, 정신적인 힐링을 원하는 사람. 역사적이고 서사적인 무언가로부터 영감을 받고 싶은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여행지 같았다.
5. 정신적인 가치와 영적인 세계를 존중했던 칭기스칸과 그의 후계자들이 세운 나라에서는 역설적으로 종교적인 문제는 없었다. 유럽의 역사 대부분을 차지한 종교 분쟁을 몽골을 비롯한 북방 민족의 역사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종교학자인 엘리아데는 인류 역사상 종교 문제가 없었던 대 몽골제국을 신이 인류에게 남긴 선물이라고까지 했다.
6. 책 속에는 말이 갖는 힘의 무거움, 초월적 불멸의 세계, 정지가 아닌 이동하는 삶에 대한 내용이 사진과 서사시를 통해 잘 소개되고 있다. 몽골 여행을 떠나는 분들이 이 책에서 말하는 바를 한번 생각하고 간다면, 몽골에 도착해서 느끼는 감동의 깊이와 무게가 분명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