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팝니다 - 미시마 유키오의 마지막 고백
미시마 유키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 조금 늦은 아침. 치과에 가려고 했는데, 오늘은 쉬는 날이란다. 미리 전화하지 못한 게 후회된다. 다시 들어와 집 정리를 한다. 이번 주엔 바빠서 청소도 제대로 하지 못 했다. 옷장도 정리하고, 책들도 정리한다. 청소기까지 한 번 돌리니 조금 봐줄 만하다. 살 것도 있고 해서 다시 밖에 나가보기로 한다. 아직 감기 기운은 조금 남아 있고, 일거리는 좀 더 남아 있다.

2. 며칠 전 내려오는 케텍스 안에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목숨을 팝니다>를 읽었다.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는 대표적인 우익 작가이다. 금각사와 우국이라는 소설만큼 그를 유명하게 한, 자위대에서의 할복자살은 문학계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역자의 말에 따르면 그는 젊었을 때 자위대에 지원했다가 유약했던 신체 덕분에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문득, 캡틴 아메리카의 스티브 로저스가 떠오른다. 그래, 우익이라면  저 정도 배짱은 있어야지란 생각도 들었다. 물론 이해하긴 어렵지만 말이다.

3. 또한 저자는 나르시시스트에다가 탐미주의자 기질도 있었다고 한다. 나르시시즘, 탐미주의, 극우파. 셋 다 별로 호감가지는 않는 단어들이다. 게다가 적정선을 넘어버리면 모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요소들이고. 문학 세계 속에 갇혀있어서 다행이지, 세상 밖으로 - 당당하게 - 나온다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순간일지도 모를 일이다.

4. 그래도 책은 굉장히 재미있다. 출간된 이유를 알겠구나 싶다. 저자의 말년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기존의 작품 세계와는 조금은 다른 분위기도 느껴진다. 세상을 초월한 듯한 시선과 독백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마지막에 가서는 허망하다 못해, 마음이 짠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이게 이 책의 포인트. 후반부에 가서는 갑자기 삼류 추리소설로 장르가 바뀌었나 싶을 정도인데, 만약 초반의 허세 가득한 분위기로만 이어졌다면 되게 지루했을 것이다.

5. 책을 다 읽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일제강점기 시절의 한국 소설과 조선 후기 양반들을 풍자한 문학 작품들이 떠오른다. 포장지안에 감춰두었던 꾀죄죄함이 드러나듯이. 요즘 뉴스에 등장하는 어떤 기사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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