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1. 행사 준비와 보고건 준비로 이번 주는 점심 운동을 하지 못 했다. 주말에는 호수공원이라도 뛰어보려 했지만, 금요일 밤부터 쏟아진 비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뉴스를 보니 서울과 부산에서는 호우로 인한 피해가 꽤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의 전화를 받아보니 이 지역에서도 비로 인한 차량 사고가 몇 건 있었다고 한다. 전화를 끊고, 조심해서 운전대를 잡는다. 조심해서 운전만 한다면 비 오는 날의 운전은 꽤나 운치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 달아둔 파노라마 선루프는 그 효과를 제대로 내고 있는 중이다. 몇몇 차는 여전히 비가 오든 말든 쌩쌩 달리고 있다. 그런 차들을 피해 동네 한 바퀴를 살 둘러본다. 와이퍼는 열심히 일을 하고 있고, 오도독 때리는 비는 차량을 제대로 어루만져 준다.

하루코는 세 자매 중에서 두 번째다. 공부도 잘했고, 좋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 돈보다는 착한 사람을 찾는 그녀는 가난한(?) 글쟁이 남자친구와 동거 중이다. 그렇다고 그녀가 플라토닉 사랑만을 하고 있는 건 아니다. 멋진 몸을 가진 남자에게 이끌려 몇 번 잠자리도 한 적이 있다. 심지어, 남자친구와 사귀고 있는 동안에도. 하지만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담담한 문체가 그마저도 그녀의 일상 속의 한 조각처럼 보이게 만들 뿐이다. 첫째보다는 성격 있고, 강해 보이지만, 막내보다는 조금 더 조심스러운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의 성생활에 대해서는 별로 하고픈 말이 없다.

2. 오랜만에 카페에 들렀다. 엔절리너스다. 먼저, 쿠키앤크림을 주문했다. 달고 맛있다. 시원하고. 이른 시간이라 이층에는 손님이 한사람 밖에 없다. 자리에 앉아 책을 펼친다.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다.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있어빌리티가 창궐하고 있는 요즘에 딱 어울리는 책이다. 즐겁게 사는 것은 스쿠버 다이빙도 하고, 해외여행 가서 사진도 많이 찍고, SNS에 올릴 만한 무언가를 갖춰야 하는 것이 아님을 이 책은 말하고 있었다. 그냥 내가 생각하는 대로, 내 룰대로 살면 된다고 말이다. 세 자매를 주인공을 잡은 건 잘 한 것 같다. 얼마 전에 연예란을 도배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는 것만 같다.

이쿠코는 세 자매 중에서 막내다. 성격도 씩씩한 편이고, 남자와의 관계에서도 쿨하다. 심지어 그녀 친구의 남자와도 관계를 맺었다. 그녀는 때론 자기 자신을 창부라고 생각한다. 원조교제라는 단어가 생기기 전에 이미 그녀는 동네 아저씨들과 관계를 맺었다. 아직까지 그들과 연락하기도 하고, 명절마다 사과 상자를 받는 것을 보면, 그 관계가 궁금해진다. 그녀는 매일 일기를 쓰고, 단팥빵과 우유로 아침을 해결하곤 한다. 그녀의 이미지와는 매칭이 되질 않는 것 같기도 하다.

3. 요리를 하기로 했다. 이번에 된장찌개다. 애호박을 샀고, 청양고추와 두부도 샀다. 다마내기와 대파는 집에 있어서 사지 않았다. 혹시 몰라 버섯도 샀다. 하지만, 넣지는 않았다. 나중에 구워 먹거나 라면 끓일 때 넣어봐야겠다. 어제 본 <삼시세끼>에서 두부를 넣을 때는 조금 간을 세게 해야 한다고 한 게 생각났다. 물을 붓고, 순서대로 재료들을 하나하나 넣었다. 밥은 햇반이고, 반찬은 양반김이었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다음에는 조개와 감자를 넣고 끓여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첫째인 아사코는 구니카즈와 결혼했다. 구니카즈는 평범한 남자였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녀에게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아사코는 참고 있다. 그녀는 그녀가 가정을 지키고 있다고 믿는다. 그녀를 찾아온 하루코 이키코 에게도 그렇게 말한다. 두려운 것 같아 보인다. 처음에는 구니카즈가 때릴까 봐 두려웠고, 나중에는 구니카즈를 해칠 것만 같아 두려워한다. 

4. 역자의 말처럼 세 자매는 모두 모순에 차 있다. 책의 마지막에는 막내인 이쿠코부터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물론, 온전히 나로서 살아가는 모습들이다. 기존의 사회 관습이나 도덕, 가정에 대한 의무감들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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