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도덕
버트런드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 사회평론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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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분명, 1900년을 전후로 한 세계는 종교, 과학, 예술, 철학, 사상에 있어서 황금기였음에 분명하다.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아인슈타인, 케인스, T.S 엘리엇, 니콜라 테슬라,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같은 학자와 대문호가 활동한 시기였으며, 각종 과학 이론과 예술작품, 문학도서, 과학기술이 범람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2차대전을 전후로 하여 탄생한 군사 기술 및 장비(핵무기 포함)들은 현재까지도 쓰이고 있는 걸 보면 그 당시에 무언가가 있었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2. 이번에 읽은 책은 그러한 시대를 함께 하였던 "버트런드 러셀"이 지은 <결혼과 도덕>이라는 작품이다. 태초 이래, 계속 논란이 되어왔고, 또 말하기 껄끄러운 주제일 수도 있는 남녀 간의 사랑과 결혼, 도덕, 성 윤리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과거의 모계사회의 전통에서, 이교도의 관습 속에 남아있는 성매매의 기원, 그리고 기독교 시대로 접어들면서 금욕주의가 지배하게 된 모습과 현대의 성문화까지를 순서대로 언급하고 있다.

3. 기본적으로 저자는 금욕주의에 기반을 두어, 자유로운 성적 대화를 가로막은 채, 한쪽에만 정절의 의무를 지우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정조를 지키지 말자고 말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더 중요한 것은 평등한 관계에서의 남녀가 사랑을 나누고, 낭만적이면서 현실적인 사랑을 나누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저자는 이를 환상이 섞여있지 않은, 애정이 넘치는 친밀한 관계를 토대로 할 때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4. 저자는 남녀 한쪽에만 정절의 의무를 지우게 하거나, 결혼이라는 관계에 경제적인 동기가 크게 개입될 경우, 또 환상과 같은 요소가 많아질 경우 "결혼"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남편과 아내 모두 결혼 생활에 엄청난 행복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그 결혼은 흔히 말하는 행복한 결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은 새겨둘만하다.

5. 독특한 조언도 많다. 아이를 낳지 않은 채 동거 기간을 가지는 게 행복한 결혼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나, 상호 합의에 의한 이혼만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저자의 글을 천천히 읽어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갈 것이다.

6. 특히, 성행위에 대한 언급이 인상적인데, 그중에서 성이란 것을 성행위로 끌어내리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성행위를 야기하는 성 충동을 만족시키려면, 구애 행위가 있어야 하고, 사랑이 있어야 하고, 친밀한 교류가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은 육체적 갈망을 넘어서 정신적인 만족감을 느끼게 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7. 끝으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문구를 소개하며, 리뷰를 마칠까 한다. 아마, 저자가 책 속에서 말한 것들은 모두 이것을 위함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행복한 결혼의 정수는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고, 육체적으로나, 지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깊이 있는 친밀감을 유지하는 데 있다. 이런 요건들이 충족될 때 남녀 간의 진지한 사랑은 인간의 모든 체험 가운데서 가장 풍요로운 것이 된다. 이런 사랑은 모든 위대하고 귀중한 것들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의 도덕을 필요로 하며, 더 큰 것을 위해서 작은 것을 희생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런 희생은 자발적인 것이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그 희생은 다른 목적을 위해서 사랑의 토대 자체를 파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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