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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전문은행 - 금융의 판을 바꾸는 거대 전쟁의 시작
신무경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1. 최근에 은행을 방문했다가 조금 당황했던 적이 있다. 이야기는 이러하다. 예전에 지인의 요청으로 가입했던 통장이 하나 있었는데, 비번 오류로 인터넷 뱅킹 사용이 잠겨버린 상태였다. 이를 풀려면 은행에 직접 가야 된다고 하길래, 통장 정리도 하고 펀드 문의도 할 겸 해서 근처 은행을 방문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법이 바뀌어서 이제는 잠겨진 통장을 푸는 것도 서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게다가 급여 이체를 하지 않으면 통장 개설이 어렵다는 말까지. 다행히도, 다른 입출금 통장이 있어서 그걸로 변경하기로 했다. 확실히, 법이 바뀌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이것저것 작성할 서류들도 많았다.
그런데, 문제는 또 있었다. 집에 와서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뱅킹을 연결하려고 하니, 남은 통장 하나도 장기간 미사용으로 다시 닫혀버린 것. 이를 풀려면 역시 다시 은행에서 와서 - 서류를 챙겨서 - 해결해야 한다는 답변까지. 솔직히 말해 조금 어이가 없었다. 2~3일 차이였는데 그때 은행에 방문했을 때 확인되지 않는 것도 조금 그랬고, 그럼 도대체 왜 통장을 변경한 건지도 의문스러웠다. 결론적으로 가입 절차도 어려워졌고(월급쟁이 직장인이 아니면 정상적인 은행거래조차 어려워질 것 같다), 시스템적으로도 제대로 통합되어 있지 않구나라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
2. 이번에 읽은 책은 금융 및 경제 관련 기자로 활동 중인 신무경씨가 지은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얼마 전 이슈가 되었던 인터넷 전문 은행(카카오 뱅크와 K 뱅크가 선정되었으며, 인터파크는 탈락했다.) 을 중심에 두고, 금융업계의 변화와 핀테크 등을 같이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내의 규제 환경과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해도 잘 되었다.
3. 먼저, 핀테크란 무엇일까? 저자는 금융기관이 일방적으로 제공해오던 금융 서비스가 아니면서도, 이용자들에게 한 차원 진화된 편의를 제공하고, 소비자의 금융 서비스 선택권을 넓혀주는 것이 핀테크라고 말한다. 그리고, 핀테크는 지급 결제 부문, 금융데이터 분석 부문, 금융 소프트웨어 부문, 개인 자산관리 부문, 플랫폼 부문으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네이버 페이와 카카오 페이가 대표적인 지급 결제 부문의 핀테크 사례인데, 미국의 페이팔 등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보면 되겠다. 하지만, 진정한 핀테크 시대, -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 테크핀 시대가 오려면 금융데이터 분석이나 개인 자산관리 등에서도 변화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책에서는 언급하고 있다. 이는 최근에 이슈가 된 인공지능과도 연결될 수 있을 것 같다.
핀테크에 기반을 둔 인터넷 전문은행이 활성화된다면 우리 생활의 무엇이 달라질까? 먼저, 예금 금리의 인상과 대출 금리의 인하다. 인건비 절감과 같은 고정비 요소의 감소를 통해서 말이다. 또, 빅데이터 정보를 통해서 기존과는 다른 고객 서비스의 제공도 가능하다. 이 부분은 정보의 해석과 아이디어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다고 봐야겠다. 세 번째는 금융 서비스 시간대가 넓어진다는 점. 지금 현재는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등을 통한 잠시 은행 업무를 보는 것이 전부다. 만약, 비대면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면 고객의 입장에서는 더 편리해질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보안 문제가 대표적이고, 아직 성숙지 않은 시장 환경도 그렇다. 또 아직까지는 오프라인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고객도 많으며, 기존 은행들의 기득권과의 갈등도 있으리라 보인다.
4. 책에서는 국내 은행들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지만, 대부분 기존 금융권의 하위 서비스 개념에 머물고 있는 듯하다. 금융 서비스의 주체가 전자업계나 IT업계로 넘어가게 된다면 그 변화는 엄청날 것 같다. 책의 후반부에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금산분리와 규제완화라는 큰 정치 경제적 이슈와도 맞물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건 핀테크에 기반을 둔 인터넷 전문은행으로의 변화는 결코 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 점. (개인적으로 카카오 뱅크와 케이 뱅크가 더 기대되는 이유 중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