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약탈 - 보이는 것에 투자하라!
마티아스 바이크 & 마르크 프리드리히 지음, 송명희 옮김 / 가치창조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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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


재작년에 읽었던 책이 한 권 있다. <만화로 보는 경제학의 모든 것 : http://bravepic.blog.me/188074989>이라는 책인데, 현대 자본주의의 모순과 주류 경제학의 문제점을 센스있게 소개하고 있었다. 몇백년간의 경제학사를 소개하면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이끌어간 책이었는데, 인상적인 문구가 많았다. 그 중에서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라는 문장이 떠오르는데, 이익을 얻을 수만 있다면 어떤 일이든 행하면서도, 정작 전세계적 위기 상황에서는 국민과 기업들이 납부한 세금에 - 겨우 - 연명한 일부 거대한 기업들의 모습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일한 사람들에게 고마움은 커녕, 이 돈은 다 나의 동물적인 투자 감각에 기인한 것이고, 다 내것이다라고 말하는 일부 오너들이나, 대다수의 근로자는 받지도 못할 만큼의 월급과 보너스를 챙기면서도, 정작 위기 앞에서는 초라하기 그지없었던 - 아, 그들의 퇴직금과 회전문 인사만큼은 찬란했다. -  글로벌 금융회사의 CEO의 모습. 내덕, 니탓.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 딱 떨어진다.


 

■ 유럽 재정 위기, 거대한 약탈


이번에 읽은 책은 마티아스 바이크와 마르크 프리드리히가 지은 <거대한 약탈>이라는 책이다.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금융 위기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최근에 계속 보도되고 있는 그렉시트와 유로존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본위제도의 붕괴, 부채를 통한 신용 창조, 폰지 사기, 돌려막기, 부채담보부증권 등을 통해서 전이되고 증폭된 세계 금융위기는 일종의 시스템적인 문제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물론 여기에는 개인의 이기심과 일부 비도덕적인 사람들의 경제 행위에 기인한 바가 크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정부 부채치솟는 부동산 가격과 신용 구매로 인한 가계 부채 문제는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적인, 구조적인 문제임을 보여준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인 5장 지미 바 - 대출 파티는 미국금융위기와 유로재정위기가 어떻게 진행되었으며, 누가 피해를 입었고, 누가 이익을 얻었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정말 인상적인 설명이었다. 짝짝짝)


저자는 독일재건은행에서 근무하였고, 관련 컨설턴트 업체에서도 일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대중적으로는 잘 다루어지지 않은 소재와 의혹거리를 많이 소개하고 있다.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경제 위기와 그 극복 과정에서 자주 보게될 이름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독일의 경제인인 외르크 아스무센, 그리고 전세계적 투자 회사인 블랙록(언론에서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등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인상적인 문구도 참 많은데, 그중에서 몇가지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 은행의 목표는 언제나 고객을 가능하면 오랫동안 이자 지불 의무에 묶어두는 것이다.

● 인간은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사느라 자신에게 없는 돈을 계속 써버린다. (대니 케이, 영화배우)

○ 당신의 돈은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다른 사람의 손에 있을 뿐이다. (증권시장 격언)

● 아이들만 동화에 홀리는 것은 아니다. (고트홀트 에프라임 레싱, 작가)

○ 은행은 돈이 필요 없다는 사실을 증명할 때 돈을 빌려주는 곳이다. (레슬리 타운즈 봅 호프, 배우)

● 국가 부채란 은밀한 재산 몰수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발권은행의 전 총재)

○ 이제부터 돈을 빌려야 한다면 나는 버는 만큼 쓸 것이다. (마크 트웨인, 작가)

● 국가가 파산한다고 할 때 실제로 파산하는 것은 국가가 아니라 그 나라 국민이다. (카를 퓌어스텐베르크, 독일은행가)

○ 무제한으로 재정 확보가 가능할 때 스스로 충분한 제한을 가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 역사에서 교훈을 배우지 않는 세대는 모두 다시 이 이치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에리히 레버쿠스, 은행가)

● 금이나 은은 돈이다. 이 밖의 모든 것은 신용이다. (존 피어폰트 모건)

○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부정적인 지식을 받아들이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 지식을 결코 외면하지 않는다. (노만 빈센트 필, 목사, 작가)


완전 친절한 구성한 아니지만, 경제와 관련된 다양한 소스를 얻고 싶은 사람에겐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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