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최고의 열흘
아데나 할펀 지음, 황소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 뮤지컬 캣츠를 관람하다


골 때리는 상황이다. 광주로 나가는 버스를 타던 중, 내일 수업은 없다는 문자를 받았다. 이미 귀사 차편도 예약이 되어 있고, 저녁에 볼 뮤지컬 티켓도 예매한 상황. 학원에 전화를 걸어 보니, 어제 갑작스레 통보를 받은 것이라 한다. 사정을 얘기하니 다음에는 먼저 알려주겠다고 하신다. 하긴. 자주 일어날 일도 아니고, 남는 시간동안 복습을 하면 되니 딱히 억울할 필요도 없다. 그래도 골 때리는 상황인 건 어쩔 수 없다.


세종문화회관에 도착해서 표를 받고 공연을 보았다. 황무지로 더 잘 알려진 T.S.엘리엇의 우화 시집 <노련한 고양이에 관한 늙은 주머니쥐의 책>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캣츠>는 지금도 많은 나라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공연도 작년에 했던 공연의 앙코르라고 하니, 그 인기를 알만 하다. 멋진 노래와 센스 있는 무대 매너, 그리고 중간 중간 관객석으로 난입하는 고양이들까지. 보았다기 보다는 즐긴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공연이었다.


골 때리는 아침이다. 술이 안받는 날이 있는데, 그게 어제였던 듯 하다. 이런날은 반드시 양치질을 두번 해야 한다. 속안에서 느껴지는 텁텁함이란. 으... 씻고, 헛깨나무 음료를 마시고, 다시 물로 헹구고 나니 조금 개운하다. 뭐, 그래도 덕분에 잠은 실컷 ~ 푹 ~ 잔 거 같다.


■ 내 생애 최고의 열흘


갑작스런 교통 사고. 그리고, 하늘 나라에서의 첫 날. 스물 아홉살의 말괄량이 아가씨 알렉스는 그렇게 천국에서의 하루를 시작한다. 그곳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만나고, 멋진 남자도 만난다. 호텔도 있고, 멋진 집과 차도 있는 천국은 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그냥 지상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하다. 단, 모든 것을 마음먹은 대로, 꿈꾸어 왔던 대로 가질 수 있다는 점.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지금부터라도 행복하고 좋은 꿈이라도 간절하게 바래야 겠다.


너무나도 행복하지만, 그녀는 곧 천국의 또 다른 비밀을 알게 된다. 이 행복이 영원할 순 없으며, 앞으로도 이 곳에서 계속 지내려면 지상에서 충실한 삶, 행복한 순간을 보냈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 에세이 형태로 제출해야 하는데, 평가에서 탈락되면 낮은 등급의 천국으로 강등된다고 한다. 아뿔싸. 이럴줄 알았으면 글쓰기부터 연습해둘 껄.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고, 많은 남자와도 사귀었다. 아버지 몰래 카드로 흥청망청 낭비하기도 했고, 각종 사건 사고와 이벤트도 많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충실한 삶과 행복한 순간, 그리고 최고의 나날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그녀의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그녀가 말한 최고의 열흘을 하나 둘 읽다 보면, 이런 말썽꾸러기 같은 딸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부유한 아버지와 멋진 엄마의 유전자와 가정 환경을 물려받았고,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음에도 언제나 사고를 치고 마는 그녀. 어휴... 진짜... 와 같은 탄식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 겪는 고민들과 갈등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한다.


어렵고도 힘들었던 순간 속에서 빛나는 최고의 열흘들은 그녀의 삶 속에서 의미있는 순간들이었다. 인생은 정의되는 게 아니라 정의할 수 있는 것이라는 걸 그녀는 책 속에서 보여주고 있다. 독특하면서도 유머러스함이 가득 담겨 있는 이야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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