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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청춘 2
이보람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 스파게티와 양송이 스프, 그리고 접시
마지막 남은 계란이었다. 어제 라면을 삶으면서 넣었던게 말이다. 오늘은 그렇다고 해도, 다음주부터 아침에 먹을 계란이 필요할 것 같았다. 간단히 빨래를 마친 뒤에 시내로 나갔다. 사실 시내라고 해봤자 마트와 식당이 밀집해 있는 것이 전부다. 걸어서 이십분 정도. 공터에 새로 짓고 있는 전원 주택들과 호수 공원을 둘러보면서 걷다 보면 금방 지나가는 코스다. 마트에 도착해서 계란 한판과 양배추를 골랐다. 둘다 어떻게 조리하든지 간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재료들이다. 요리라고 해봤자 밥이랑 라면밖에 못하는 나한테는 딱 안성맞춤인 셈. 단 둘다 유통기한이 짧은 편이라 빨리 요리해서 먹어야 한다.
온김에 뭘 더 살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스파게티 코너 앞에 멈췄다. 한번 도전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파게티 면 뒤를 보니 간단한 조리법이 나와 있었다. 면과 토마토 소스를 바구니에 넣었다. 스프도 곁들이면 좋겠다 싶어서 양송이 스프도 골랐다. 분말 가루를 물에 넣고, 냄비에 끓이면 된다고 적혀 있었다. 후식으로 먹을 키위도 조금 샀다. 화려하진 않지만 나쁘지 않은 저녁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여섯시 반이 조금 지났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꺼냈다. 밤비노의 한장면처럼 보이게 면을 꺼내들어, 끓는 물에 넣어 보았다. 사르르 냄비 안으로 빨려들어간다. 시월애에서는 면이 다 익었는지 확인하려면 벽에 던져보면 된다고 했다. 설명서에는 팔분이면 한국인이 좋아하는 평범한 면발을 즐길수 있을거라고 했다. 설명서를 믿어보기로 했다. 아이폰의 타이머를 맞춰 놓고, 키위를 다듬었다. 다듬어봤자 껍질만 벗기는 수준이지만. 면을 꺼내어 옆에 둔 후라이팬으로 옮겼다. 까놀라유를 조금 넣고 약한 불에 살짝 볶았다. 조금 재미있었다. 맛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생각해보니 접시가 없었다. 어쩔수 없이 면을 덜어내서 작은 그릇에 담았다. 소스를 넣고 입에 넣어보니 나름 먹을만 했다. 이쁜 접시에 담아, 후추도 뿌리고 같이 먹을 빵조각도 두면 괜찮겠다 싶었다. 이제는 스프를 만들 차례. 곧바로 냄비에 물을 붓고 가루를 넣고 휘젓기 시작했다. 젓다가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가루가 조금 굳은 듯 했다. 다음에는 접시와 함께 냄비도 하나 더 장만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 어쨌거나, 청춘 ~
어젯 밤엔 이보람 작가의 <어쨌거나, 청춘 2>을 읽었다. 웹툰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나도 가끔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난다. 물론 내용은 아니고, 캐릭터만 봤지만.
다른 웹툰과는 달리 그림체가 꽤 독특한 편이다. 대두에 밋밋한 얼굴이라. 동그란 원에 점 두개, 작은 원 하나 그리고 살짝 그은 입으로 얼굴을 표현한게 재미있다. 단발머리 주인공과 그의 친구, 그리고 애인은 자세히 봐야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ㅎㅎ
주인공인 차현정 양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삼십대 초반의 여성이다. 극중에서는 활발하고 붙임성 좋은 사람으로 등장한다. 몇년간의 공시생활이라면 분명 암울해질만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 얼마전에 본 영화 <소셜포비아>의 수험생인 변요한과 이주승의 캐릭터와는 또 다른 맛이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두 모습다 좋다. 아니 좋다기 보다는 정감이 간다. 그냥 맘이 짠하다라고나 할까...) 이어서 등하는 직장인 친구들과 또 다른 주인공이신 그녀의 엄마와 까페 주인 아저씨. (참고로 이 두분은 로맨스 중이시다.)
SNL코리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유병재 씨의 말처럼, 이 웹툰도 요새 젊은이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이 많은 것 같다. 늦어진 결혼, 안정된 직장에 대한 갈망, 친척간의 갈등 등까지 말이다. 무엇보다 이 나이 또래에서 웃고 즐길수 있는 수다거리가 가득 담겨 있는 것 같아서 좋다.
아, 몇가지 공감되는 문구가 있어서 소개해본다. 웹툰과 같이 보면 더 이해가 쉬울 듯 하다.
ㅇ 지난 세월 내게 줬던 수모를 멋대로 당신의 공으로 돌리지 마시오.
ㅇ 하고 싶은 일을 한가지 하기 위해선 싫은 일 아홉가지를 해야 한다. 그렇게 경험치 10 이 쌓인다.